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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1185

사해형제(四海兄弟): 형제애적 평화 신앙의 생존부등식, 형제애적 평화 신앙은 평화입니다! 경영학자 윤석철 교수님은 ‘기업의 생존부등식’이라는 개념을 학계에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시장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존재하려면 일종의 부등식이 성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부등식은 생산자(공급자)의 입장에서 판매한 상품의 가격은 언제나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투입한 원가보다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부등식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구입한 상품으로부터 느끼는 가치는 구입할 때 지불한 상품의 가격보다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둘을 결합한 이중의 부등식이 바로 이른바 생존의 부등식”이라는 주장입니다(신인철, 미술관 옆 MBA, 을유문화사, 2013, 79).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실존 양식으로의 생존부등식은 무엇일까요? 평화입니다... 2020. 6. 15.
하늘이 내뿜는 기운 논어, 안연편 2, 3장: 하늘이 내뿜는 기운 그리스도인은 하늘 기운으로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자기 의지나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합니다. 물론 개중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주어진 본능에 충실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성령, 즉 하늘이 인간에게 준 성스러운 기운으로 살아간다고 고백합니다. 몸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수양, 혹은 하늘로부터 받은 영과 정신의 움직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비종교인과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거룩한 기운을 갖는다고 해서 육체를 폄하하거나 영혼의 잔여물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룩한 기운을 갖게 되는 그 최초의 사건은 모든 것을 하늘 기운에 입각해서 해석하고 그 힘으로 .. 2020. 6. 6.
고난 속의 유혹 고난 속의 유혹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인간의 보편적 일상의 삶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시련이나 고난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살아가는 일상이 그렇습니다. 그로인해 지치고 힘들기도 하고 삶이 더 버거워지면 극단적인 자기 죽음으로 몰고 갑니다. 고난과 시련 안에 도사리고 있는 유혹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상은 인간으로 하여금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일상이 말 그대로 일상인 것은, 즐거움과 기쁨처럼 고난과 시련 또한 일상의 일부분임을 지칭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일상을 단순히 일상으로 보지 않고 고통, 고난, 시련과 같은 부정적인 상황들에 대해서는 피하려고 합니다. 비일상적 사건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신을 모든 사건의 주체로 인정하며 고백 공동체인 종교 집단이나 종교인조차도 좋아하지 않습니.. 2020. 5. 25.
초월자의 현실성(Wirklichkeit) 초월자의 현실성(Wirklichkeit) 신은 사람들의 선을 위해서 활동·작용하십니다!(wirken) 하느님은 인간에게 온갖 일을 규정하는 현실성입니다. 하느님이 인간에게 말씀하신 것들을 다 지킬 수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은 무한한 존재인 반면,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선한 삶 역시 그것을 구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자 사실입니다. 탁월한 독일신학자 판넨베르크(Wolfhart Pannenberg)의 주장을 빌려서 말한다면, 선한 삶의 완전한 구현은 선 그 자체가 애초에 신에게 주어진 신적 현실성임을 인정하고 다만 그것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적 삶이 중요합니다. 선을 행하는 데 열정적으로 경쟁하듯이(boni aemulatores) 하려는 신앙적 의지가 칭찬.. 2020. 5. 18.
그리스도인의 예감, 거룩한 보편사제 그리스도인의 예감, 거룩한 보편사제 돌은 이미 생명을 품고 있습니다! 예감(Vorahnung, Vorgefühl)은 아직 실체가 없지만, 미리 추측하고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인의 합리적인 구원에 대한 예감은 순수함, 곧 교활하거나 간교함이 없는(sine dolo) 갓난아이(geni infantes)와 같은 상태일 때 주어진다는 것은 신앙상식입니다. 인간 안에 있는 잔꾀와 간교함은 구원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salutem). 하지만 그리스도인을 비롯하여 많은 종교인은 속임수와 간교와 간계로서 살아갑니다. 그것이 아무리 인간의 생존경쟁을 위한 심리적 기제라고 하더라도 종교에서조차 그러한 현상이 목도 된다면 종교인으로서 살아갈 가치가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구원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 2020. 5. 10.
질병 이후 격변의 시기, 인간의 망각과 애매모호한 사유: 자연이 답입니다! 질병 이후 격변의 시기, 인간의 망각과 애매모호한 사유: 자연이 답입니다! 이 마뜩치 않은 상황에 무릎을 꿇었다는 데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전체주의적 메시지에 내려앉은 인간 이성, 또 다른 하나는 미생물이라고 일컬어지는 어떤 존재. 모호한 인간의 이 스탠스를 분석하고자 하는 필자 자신도 혼란스럽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미생물로 인해서 이동은 물론 사람과의 관계도 소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매우 역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혹자는 바이러스로 인해서 고통을 당하고 죽어가는 사람이 발생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라고 항변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일찌감치 득도를 하여 인간사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설파했던 부처의 혜안을 뒤로 하더라도, 우리가 언제부터 고.. 2020. 5. 5.
신앙의 대략난감 신앙의 대략난감 신앙은 받아들임입니다! “외부적인 숙명은 없다. 그 대신 내부적인 숙명이 있다. 사람이 자기가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속수무책임을 아는 순간이 오는 법이다. 그때에 갖가지 실수가 마치 현기증처럼 사람을 끌어당기기 마련이다.” 생텍쥐페리(Saint-Exupery)의 『야간비행』이라는 문학작품에 나오는 말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이해하고 싶어도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일들을 보면 억울하고 복장이 터지는 것을 감내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런데 사태를 용납하기가 쉽지 않더라도 그것을 신앙으로 잘 받는 것도 복입니다. 신앙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거기에 있습니다. 세상의 이치를 온갖 학문적인 이론으로 풀어보려고 하지만 풀어볼수록 미궁에 빠질 때는 그.. 2020. 5. 4.
신앙이 피곤할 때(languor; fatigatio) 신앙이 피곤할 때(languor; fatigatio) 신앙은 해방입니다! “인격을 수양하지 못하는 것(덕을 닦지 못함), 배운 것을 익히지 못하는 것, 옳은 일(의로움)을 듣고 실천하지 못하는 것,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것, 이것이 나의 걱정거리다”(子曰 德之不修 學之不講 聞義不能徙 不善不能改 是吾憂也. , 3장). 공자의 말입니다. 이처럼 신앙도 말이 아니라 수양이고 행동입니다. 덕행을 닦고 옳지 않음(不善)을 피하는 것이 신앙인의 행위(opus), 신심 행위(opera pia)입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믿고 따르고(Patrem invocatis) 하는 모든 행위에는 부르는 자의 몫이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호칭이 아닙니다. 자신을 어떤 호칭으로 부르도록 했다는 것 또한 스스로 그러한 위치에.. 2020. 4. 27.
서평: Paolo Giordano, 김희정 옮김,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 은행나무, 2020. 서평: Paolo Giordano, 김희정 옮김,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 은행나무, 2020. “저기, 이거 혹시 불법 아닌가요?” “아이, 아저씨 말하면 안 되는데……” “아니, 그래도 좀 ……” “무슨 불법이요?” “저, 그러니까 뭐 국보법 같은 거……” “그런 거 생각하면 사랑 못 하십니다.” “그건 그렇지만 …… 전 자꾸 국가와 뭘 하는 거 같아서……” “그러니까 눈을 뜨지 마시라는 거예요. 눈 감으면 국가도 싹 사라진다니까요.” “예……” 이기호, 「국기 게양대 로망스-당신이 잠든 밤에2」,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문학동네, 2006 중에서 코로나19는 세계화의 문제이며, 숫자는 관계를 읽어야 할 지표이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이미 세계화가 진행된 시대는 국경도, 지역도, .. 2020.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