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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김대식의 영성\철학과 함석헌식의 해석학적 설교(강론)38

내 영혼이 치닫는 날 내 영혼이 치닫는 날 야훼는 인간의 영혼에 숨을 불어넣으십니다! 우리 인간은 이 우주에서 특별한 존재라고 일컬어져 왔습니다. 도구를 쓸 줄 알고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는 특수성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전제들이 하나둘씩 깨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인간이 아니게 되고, 인간도 최상위의 포식자로 군림할 수 없는 나약한 동물이나 사물적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고이래로 그리스도교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종교들은 인간이 영혼을 지닌 특별한 존재라고 해석합니다. 그래서 그 영혼은 불멸한다고 믿고 죽은 이후에도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해인 수녀는 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바다가 토해 내는/ 아픈 기침 소리에/ 새벽이 눈을 뜬.. 2021. 1. 18.
사유보다 더 음란한 것은 없다 / 知者不惑 思不出其位 사유보다 더 음란한 것은 없다 知者不惑 思不出其位 신의 법, 곧 신의 선의지만이 나를 구원합니다! 나의 법은 나 자신이 유한적 존재임을 깨닫게 합니다. 적어도 나의 원칙이나 규칙이나 준칙이 보편적인 법칙이 아니라면 그저 개인적일 뿐입니다. 과거 율법은 인간을 몽땅 한 묶음으로 규정하는 절대적인 법칙이 되려고 하였습니다. 개인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물론 그 신앙적 법칙이 신에게서 비롯되었다면 모두가 지켜야 할 마땅한 법일 것입니다. 그런데 제각각 다른 신앙의 입법자들이 서로 자신의 법칙이 절대적이라고 우겨댄다면 그것의 근원은 신의 법칙이 아니라 자신의 법칙일 뿐입니다. 사람들이 나의 법이다, 나의 규칙이다, 나의 원칙이다, 라고 말할 때는 그 원본적인 원칙이 어디로부터 왔는가를 잘 알아차려.. 2020. 7. 6.
문(門)이 없는 문으로 들어가는 신앙: 충고선도(忠告善道) 문(門)이 없는 문으로 들어가는 신앙: 충고선도(忠告善道) 예수가 삶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일반적인 삶이든 특정한 종교적 삶이든 드나드는 문(門)이 있으면 그 문을 목적으로 삼으면 편할 것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삶에 대해 지침을 내려주면 참 편할 것입니다. 나를 대신해서 정리도 해주고 판단을 내려준다면 그처럼 쉬운 삶이 어디 있을까요? 남송시대의 선승인 혜개선사(慧開禪師)는 무문관(『無門關』)에서 “마음의 이치를 깨달아 들어가는 길에는 문이 없는 것을 문으로 삼는다(無門爲法門)”라는 말을 합니다. 문은 출(出)과 입(入)의 역할을 한다는 상식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은 오히려 문이 없음으로 인해서 문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합니다. 문으로 들어가는 과정 이전에 문을 찾아야 합니다. 문은 있기도.. 2020. 6. 22.
새 책 , 김대식, <교회몰락의 시대에 신을 말한다>(종문화사, 2020) 목차 들어가는 말 종교는 정신적 가치의 거래입니다! 제1장 신을 현존을 말하는 고통/ 신의 현존을 말한다는 것 신의 현현으로서의 성스러운 물 하느님을 사유하는 몸 삶이 우리에게 묻는 질문 음식, 신이 주는 환희 복음, 공경 받는 종의 모습(재현) 희미해져가는 복음의 빛 그 사람이 특별한 이유 믿음, 하느님의 인정 우리를 붙드는 십자가 고통의 자비 신앙의 산고(産苦) 그리스도인의 이별의식 부활의 실재 제2장 신의 언어를 사유하는 고통/ 신의 언어를 사유한다는 것 신의 시원에 대한 사유 사랑만 받으면 되는 것일까? 사랑으로 하느님이 살도록 하십시오! 사랑, 하느님의 나타남 사랑은 어디 있는가? 구원의 밧줄을 풀고 공감(공동-정신/공통-정신)이 우주의 구원입니다! 성스러운 숨결, 성령 타자를 위해 헌신하는 생.. 2020. 6. 18.
무신불립(無信不立) 무신불립(無信不立) 종교적 삶이란 손익과 무관합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는 종교적 삶을 추구하게 되면 인간의 모든 문제들이 말끔하게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옳다고만 볼 수 없습니다. 종교적 삶, 좀 더 구체적으로 교회를 통하거나 절대자를 통한 믿음을 갖게 되면 인간의 유한적인 문제 혹은 삶의 불가항력적인 문제도 기적처럼 극복되는 경우를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모름지기 종교는 ‘관계’입니다. 종교는 신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 가는 것 이외에 달리 어떤 정답도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절대자와의 진정한 관계 맺기가 종교의 정답일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도 그를 통해서 절대자를 찾아가면서 진실된 삶을 살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2020. 6. 16.
사해형제(四海兄弟): 형제애적 평화 신앙의 생존부등식, 형제애적 평화 신앙은 평화입니다! 경영학자 윤석철 교수님은 ‘기업의 생존부등식’이라는 개념을 학계에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시장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존재하려면 일종의 부등식이 성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부등식은 생산자(공급자)의 입장에서 판매한 상품의 가격은 언제나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투입한 원가보다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부등식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구입한 상품으로부터 느끼는 가치는 구입할 때 지불한 상품의 가격보다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둘을 결합한 이중의 부등식이 바로 이른바 생존의 부등식”이라는 주장입니다(신인철, 미술관 옆 MBA, 을유문화사, 2013, 79).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실존 양식으로의 생존부등식은 무엇일까요? 평화입니다... 2020. 6. 15.
하늘이 내뿜는 기운 논어, 안연편 2, 3장: 하늘이 내뿜는 기운 그리스도인은 하늘 기운으로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자기 의지나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합니다. 물론 개중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주어진 본능에 충실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성령, 즉 하늘이 인간에게 준 성스러운 기운으로 살아간다고 고백합니다. 몸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수양, 혹은 하늘로부터 받은 영과 정신의 움직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비종교인과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거룩한 기운을 갖는다고 해서 육체를 폄하하거나 영혼의 잔여물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룩한 기운을 갖게 되는 그 최초의 사건은 모든 것을 하늘 기운에 입각해서 해석하고 그 힘으로 .. 2020. 6. 6.
고난 속의 유혹 고난 속의 유혹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인간의 보편적 일상의 삶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시련이나 고난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살아가는 일상이 그렇습니다. 그로인해 지치고 힘들기도 하고 삶이 더 버거워지면 극단적인 자기 죽음으로 몰고 갑니다. 고난과 시련 안에 도사리고 있는 유혹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상은 인간으로 하여금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일상이 말 그대로 일상인 것은, 즐거움과 기쁨처럼 고난과 시련 또한 일상의 일부분임을 지칭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일상을 단순히 일상으로 보지 않고 고통, 고난, 시련과 같은 부정적인 상황들에 대해서는 피하려고 합니다. 비일상적 사건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신을 모든 사건의 주체로 인정하며 고백 공동체인 종교 집단이나 종교인조차도 좋아하지 않습니.. 2020. 5. 25.
초월자의 현실성(Wirklichkeit) 초월자의 현실성(Wirklichkeit) 신은 사람들의 선을 위해서 활동·작용하십니다!(wirken) 하느님은 인간에게 온갖 일을 규정하는 현실성입니다. 하느님이 인간에게 말씀하신 것들을 다 지킬 수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은 무한한 존재인 반면,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선한 삶 역시 그것을 구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자 사실입니다. 탁월한 독일신학자 판넨베르크(Wolfhart Pannenberg)의 주장을 빌려서 말한다면, 선한 삶의 완전한 구현은 선 그 자체가 애초에 신에게 주어진 신적 현실성임을 인정하고 다만 그것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적 삶이 중요합니다. 선을 행하는 데 열정적으로 경쟁하듯이(boni aemulatores) 하려는 신앙적 의지가 칭찬.. 2020.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