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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의 시비평론2

“맘” 자락 어딘가에 영혼이 멈춰서면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11/07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맘” 자락 어딘가에 영혼이 멈춰서면 마음은 자연을 닮은 순수 형상일까? 함석헌의 시어가 가리키는 마음은 자연 본성이다. 반복적인 운율을 따라 자연의 시어들을 구사하는 작가의 무의식은 강박적으로 자연을 지향한다. 마지막 연의 “차라리”라는 어투가 갖는 함의는 이 본성을 아예 탄생의 본능적 욕구인 순수성으로 가져간다. 때 묻지 않음에서 보여주는 인간 본래성은 처녀와도 같다. 그런데 왜 그는 “마음”을 “맘”이라 했을까? 그것은 단순 축약어가 아닌 말의 아낌, 마음을 다 드러내지 않으려는 작가의 감성적 과잉의 절제나 다름이 없다. 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 자연을 닮은 순수함이 달아나기라도 할 듯이 꼭꼭 감추어둔 맘은 살.. 2019. 10. 27.
차라리 그대의 마음을 탓하라!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5/01/27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차라리 그대의 마음을 탓하라! 산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산은 자신의 존재를 열어 밝힌다. 산은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면서 권태를 모른다. .. 2019.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