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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23

사유보다 더 음란한 것은 없다 / 知者不惑 思不出其位 사유보다 더 음란한 것은 없다 知者不惑 思不出其位 신의 법, 곧 신의 선의지만이 나를 구원합니다! 나의 법은 나 자신이 유한적 존재임을 깨닫게 합니다. 적어도 나의 원칙이나 규칙이나 준칙이 보편적인 법칙이 아니라면 그저 개인적일 뿐입니다. 과거 율법은 인간을 몽땅 한 묶음으로 규정하는 절대적인 법칙이 되려고 하였습니다. 개인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물론 그 신앙적 법칙이 신에게서 비롯되었다면 모두가 지켜야 할 마땅한 법일 것입니다. 그런데 제각각 다른 신앙의 입법자들이 서로 자신의 법칙이 절대적이라고 우겨댄다면 그것의 근원은 신의 법칙이 아니라 자신의 법칙일 뿐입니다. 사람들이 나의 법이다, 나의 규칙이다, 나의 원칙이다, 라고 말할 때는 그 원본적인 원칙이 어디로부터 왔는가를 잘 알아차려.. 2020. 7. 6.
사해형제(四海兄弟): 형제애적 평화 신앙의 생존부등식, 형제애적 평화 신앙은 평화입니다! 경영학자 윤석철 교수님은 ‘기업의 생존부등식’이라는 개념을 학계에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시장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존재하려면 일종의 부등식이 성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부등식은 생산자(공급자)의 입장에서 판매한 상품의 가격은 언제나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투입한 원가보다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부등식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구입한 상품으로부터 느끼는 가치는 구입할 때 지불한 상품의 가격보다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둘을 결합한 이중의 부등식이 바로 이른바 생존의 부등식”이라는 주장입니다(신인철, 미술관 옆 MBA, 을유문화사, 2013, 79).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실존 양식으로의 생존부등식은 무엇일까요? 평화입니다... 2020. 6. 15.
하늘이 내뿜는 기운 논어, 안연편 2, 3장: 하늘이 내뿜는 기운 그리스도인은 하늘 기운으로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자기 의지나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합니다. 물론 개중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주어진 본능에 충실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성령, 즉 하늘이 인간에게 준 성스러운 기운으로 살아간다고 고백합니다. 몸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수양, 혹은 하늘로부터 받은 영과 정신의 움직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비종교인과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거룩한 기운을 갖는다고 해서 육체를 폄하하거나 영혼의 잔여물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룩한 기운을 갖게 되는 그 최초의 사건은 모든 것을 하늘 기운에 입각해서 해석하고 그 힘으로 .. 2020. 6. 6.
고난 속의 유혹 고난 속의 유혹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인간의 보편적 일상의 삶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시련이나 고난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살아가는 일상이 그렇습니다. 그로인해 지치고 힘들기도 하고 삶이 더 버거워지면 극단적인 자기 죽음으로 몰고 갑니다. 고난과 시련 안에 도사리고 있는 유혹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상은 인간으로 하여금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일상이 말 그대로 일상인 것은, 즐거움과 기쁨처럼 고난과 시련 또한 일상의 일부분임을 지칭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일상을 단순히 일상으로 보지 않고 고통, 고난, 시련과 같은 부정적인 상황들에 대해서는 피하려고 합니다. 비일상적 사건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신을 모든 사건의 주체로 인정하며 고백 공동체인 종교 집단이나 종교인조차도 좋아하지 않습니.. 2020. 5. 25.
그리스도인의 예감, 거룩한 보편사제 그리스도인의 예감, 거룩한 보편사제 돌은 이미 생명을 품고 있습니다! 예감(Vorahnung, Vorgefühl)은 아직 실체가 없지만, 미리 추측하고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인의 합리적인 구원에 대한 예감은 순수함, 곧 교활하거나 간교함이 없는(sine dolo) 갓난아이(geni infantes)와 같은 상태일 때 주어진다는 것은 신앙상식입니다. 인간 안에 있는 잔꾀와 간교함은 구원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salutem). 하지만 그리스도인을 비롯하여 많은 종교인은 속임수와 간교와 간계로서 살아갑니다. 그것이 아무리 인간의 생존경쟁을 위한 심리적 기제라고 하더라도 종교에서조차 그러한 현상이 목도 된다면 종교인으로서 살아갈 가치가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구원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 2020. 5. 10.
신앙의 대략난감 신앙의 대략난감 신앙은 받아들임입니다! “외부적인 숙명은 없다. 그 대신 내부적인 숙명이 있다. 사람이 자기가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속수무책임을 아는 순간이 오는 법이다. 그때에 갖가지 실수가 마치 현기증처럼 사람을 끌어당기기 마련이다.” 생텍쥐페리(Saint-Exupery)의 『야간비행』이라는 문학작품에 나오는 말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이해하고 싶어도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일들을 보면 억울하고 복장이 터지는 것을 감내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런데 사태를 용납하기가 쉽지 않더라도 그것을 신앙으로 잘 받는 것도 복입니다. 신앙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거기에 있습니다. 세상의 이치를 온갖 학문적인 이론으로 풀어보려고 하지만 풀어볼수록 미궁에 빠질 때는 그.. 2020. 5. 4.
[김영호 제1강] 함석헌과 불교사상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4/13 09:00]에 발행한 글입니다. 함석헌과 불교사상 1. 머리말 ‘함석헌과 불교’, 생소한 주제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것도 그럴 것이 종교인으로서 함석헌은 일차적으로 기독교 신앙에 충실한 종교인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산학교 시절과 그 이전부터 그가 함께 성장한 한국기독교는 타종교에 대하여 배타주의적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었다. 그가 조직교회에 대하여 비판적이었고 오랜 동안 비정통적인 무교회주의신앙에 몰입했지만 그것도 역시 기독교의 울타리였다. 그런데 ‘불교’라니 무슨 말인가. 그것은 두 가지 의미에서이다. 하나는, 한국인은 4세기 이래 1600 여년이상 불교에 노출되고 불교문화 속에서 성정해왔으므로 개인 함석헌도, 의식하건 안하건 간에, 자기 유전자나 무.. 2020. 1. 29.
[김영호 제6강] 함석헌과 불교사상-무아와 나 버림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4/18 08:30]에 발행한 글입니다. 함석헌과 불교사상 무아(無我)와 ‘나’ 버림 불교를 창시한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당시 힌두교 전통에서 벗어난 혁명적인 사상을 내포한 것이었다. 그 대표적인 표징이 무아(無我)론이다. 힌두교 경전 우파니샤드에서 그 존재를 주장하는 절대 원리 브라흐만(Brahman)이나 자아(Atman)는 근거나 실체가 없는 개념으로 부정되었다. 그 근거 하나로 ‘나’라고 말하는 것은 분해해보면 다섯 가지 요소(五蘊:色受想行識)로 구성되어 있는 집적체일 뿐이며 오온 역시 무실체한 신체적(色 즉 형태) 및 심리적 요소들(感受, 상상, 意志, 의식 작용)이다. 집착의 대상인 ‘나’의 무실체성 즉 무아를 깨달을 때 무집착, 무소유의 경지, 해탈에 이.. 2020. 1. 28.
한국 종교를 개혁하자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12/20 08:17]에 발행한 글입니다. 종교를 탈구축하자! 다 아는 바와 같이 요즈음 한국불교 종단 중 하나인 조계종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부산의 범어사 방화사건 또한 개신교의 일부 광신도가 저질렀다하니 종교와 종교 사이, 종교와 국가 사이의 ‘사이[間, 閒] 감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수장이 어떠한 종교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국가의 이념이나 윤리 혹은 정책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과거 서구 정치사를 보더라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장의 종교가 백성의 믿는 바가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게다가 종교는 모름지기 사이 감정입니다. 종교는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신앙적 감정뿐만 아니라 윤리적 감성을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사이’[間.. 2020.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