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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주명철 신부 칼럼14

“반드시 나을 수 있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3/26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반드시 나을 수 있다!” 21개월 된 아이가 감기에 걸려 기침을 심하게 하고 콧물을 흘린 지 벌써 3주가 지났다. 어린 것이 밤마다 콜록거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워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하는 것이 자식을 둔 부모 마음이리라. 병원을 수차례 데려가 처방받은 약을 먹이고, 감기에 좋은 것도 먹이며 열심히 간호했지만 아들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병이 길어지자 ‘이러다가 큰 병이 되는 건 아닌지, 뭐가 잘못된 건 아닌지’ 하며 괜한 걱정도 들고,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하던 희망도 점차 사라진다. 끙끙거리는 아들의 손을 잡고 ‘넌 이겨낼 수 있어!’, ‘힘내!’ 하며 조용히 기도드린다. 이는 마치 .. 2019. 10. 31.
“네 잘못이 아니야!” (It is not your fault!)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4/09 23:58]에 발행한 글입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 (It is not your fault!) 영화 '굿윌헌팅'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네 잘못이 아니야!” 이는 어린 시절 학대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힘든 삶을 사는 윌을 향해 숀 교수가 한 말이다.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거세게 저항하던 윌은 자신의 눈을 똑바로 보고 열 번이나 반복해 이야기하는 숀에게 눈물을 흘리며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당시 필자에게도 놀라운 치유의 경험이 일어날 정도로 감명 깊게 보았던 장면이었다.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고 갖가지 새로움이 시작되었지만, 어떤 이들은 아직도 추운 겨울인 양 모든 것이 꽁꽁 얼어버린 것 같은 현실에 아파하고 있다. 큰 희망을 안고 시작해야 .. 2019. 10. 31.
“천천히 함께 갑시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4/14 02:03]에 발행한 글입니다. “천천히 함께 갑시다!”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하고, 멀리 가려면 함께 하라.” 지난 번 우리 교인들과 함께 거리를 행진할 기회가 있었는데 기타 반주에 맞춰 걸어가려니 반주자의 걸음속도를 따라 천천히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계획한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 교인들에게 이렇게 얘기하였다. “비록 천천히 왔지만 결국은 목적지에 다다랐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비록 더디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렇게 손을 잡고 함께 갈 수 있다면 필경 우리의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주위의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으로 살고자 하는 욕심이 가득한 곳.. 2019. 10. 31.
우리 사회 화해의 길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4/17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우리 사회 화해의 길 불교 용어 중에 ‘화쟁(和諍)’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화해(和解)와 회통(會通)의 논리체계를 이루는 말로 원효대사로부터 출발하여 한국불교의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온 사상이다. 모순과 대립을 하나로 다루기에 화쟁이라 하였다. 쉽게 말하면 다툼을 화해시키는 일이며, 서로 소통하고 상생(함께 사는)하는 길이다. 분열과 대립 그리고 상호비방으로 점철된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용어가 아닐까 싶다. 지리산 실사상에 계신 도법스님이 이처럼 분열된 우리사회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지난 2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100일 여정의 순례길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해 들었다. 그분은 좌우로 갈라선 우리 사회의 대립이 위험수위에.. 2019. 10. 31.
촛불로 드리는 기도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5/28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촛불로 드리는 기도 나라 곳곳에서 작은 불빛들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세월호 침몰로 안타깝게 희생된 자들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 위하여 너도나도 촛불을 들고 있다. 전국적으로 150군데가 넘는 장소에서, 서너 명부터 시작하여 수만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발적 참여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여수에서도 시청과 송원백화점 그리고 이순신 광장에서 오후 7시가 되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그렇게 같은 마음으로 매일 촛불이 밝히고 있다. 필자도 그동안 세월호 참사의 아픔으로 심한 무력감에 빠져 글도 못쓰고, 말도 아끼며 힘겨워했지만 함께 울고자 하는 마음으로 매일 촛불을 손에 들고 거리로 나간.. 2019. 10. 30.
수치의 기도와 자성의 기도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6/17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수치의 기도와 자성의 기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다 되었지만 그 상처와 아픔은 여전히 우리 주위를 떠날 줄 모르고,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이 고통의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아직도 바다 속에 거두지 못한 시신들이 그대로 남아있는데도 선거다, 월드컵이다 하면서 흥분된 분위기에 잊어서는 안 될 일을 잊게 만들려는 듯하여 참으로 마음이 불편하다. 물론 지금도 목숨을 걸고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잠수부들과 시신이라도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 하루 속히 모든 실종자들을 찾을 수 있길 간절히 기도드릴 뿐이다. 하지만 최근 연이어 들리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비상식적인 망언에 필자도 목.. 2019. 10. 29.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7/03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아내가 일을 한 지도 벌써 4개월이 되었다. 24개월 된 아이와만 시간을 보내느라 고생인 아내는 전에 하던 일을 이어 하고 가사에도 보탬이 되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 아이를 보느라 고생했는데 돈까지 벌어오라니 참 몰인정한 남편이지만 집에만 있는 아내에게 다른 사람을 만나게 하고, 경험도 쌓게 하기 위한 배려라고 내심 생각했다. 아내를 일터로 보내니 집에 있는 내가 자연스레 전업주부가 되었다. 지금은 전보다 아이를 더 잘 보게 되었지만 돌아보면 참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누구보다 애를 잘 볼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겪어보니 아내 없이 혼자 애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고,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2019. 10. 28.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교황에게 바라는 마음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7/16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교황에게 바라는 마음 다가오는 8월이 되면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로마 가톨릭의 제266대 교황이며,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 올해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오른 최초의 아메리카 출신, 1,282년 만의 비유럽권 출신의 교황 등 그에게 붙여진 찬사나 수식어만큼 취임 초기부터 다른 교황들에 비해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그는 전임자들이 묵었던 전용 숙소를 거부하고 다른 사제들, 수도자들과 공동생활을 하며 방탄 리무진 대신 30년 된 승용차와 버스를 타고 다닌다.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위치이지만 항상 검소하고.. 2019. 10. 28.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7/19 01:45]에 발행한 글입니다.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 얼마 전 뉴스를 보면서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의붓딸을 학대하여 숨지게 한 계모, 방치된 4남매의 소식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8살 된 아이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기도 하고 매일 폭행을 일삼다 못해 결국 사망으로 몰고 간 계모는 아이가 죽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까지 했다고 한다.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사건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치를 떨게 만드는 무시무시한 사건이다. 한편 부모가 돌보기를 포기한 4남매는 지저분한 쓰레기 더미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TV를 보며 생활하고 있어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마침내 계모와 아버지는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방치되.. 2019.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