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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병상 박사 환경칼럼27

차례상, 조상들이 고기를 먹을까.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1/31 07:16]에 발행한 글입니다. 차례상에 어떤 고기를 올려놓을까 작년 말 50만 마리의 소와 돼지를 살처분하게 만든 구제역은 설을 눈앞에 둔 1월 31일 현재 300만 마리를 땅 속에 매몰할 태세다. 한달 만에 250만 마리의 소와 돼지가 구제역에 감염된 축사와 가까운 데 있었다는 이유로 추가로 죽어야 했다. 그래도 대부분의 가정은 차례상에 쇠고기를 올릴 것이다. 모처럼 모인 친척과 삼겹살도 구울 것이다. 전국에 사육하는 소의 95퍼센트와 돼지의 85퍼센트는 아직 안전지대에 있어 수급에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우리의 한 시인은 소를 ‘숨 쉬는 햄버거’라 했는데 마이클 폴란이라는 미국의 작가는 옥수수라고 했다. 전적으로 옥수수 사료로 사육했기 때문인데, .. 2019. 12. 29.
구제역 백신은 정부의 마지막 수단인가.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2/01 06:43]에 발행한 글입니다. 구제역 백신은 정부의 마지막 수단인가 우리에게 낯선 구제역, 하루가 멀다 하고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퍼져나간다. 동쪽은 구제역, 서북쪽은 조류독감이라지만 겹치는 지역이 나타났고 서남쪽이라고 안전한 곳도 아니다. 구제역은 그 증상이 성경에도 기록될 정도로 오래되었다지만 축산업이 요즘처럼 활성화되기 전에는 문제를 심각하게 일으키지 않은 것 같다. 유럽이나 중남미의 대규모 축산국가들을 제외한다면 2000년 이전 우리나라는 구제역 때문에 전국의 축산업이 일시에 흔들린 적은 없었다. 전파력이 아주 빠르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요즘 문제가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성체는 시름시름 앓다가도 대부분 회복된다는데 왜 발생 농.. 2019. 12. 29.
구제역의 원죄, 인간의 탐욕이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2/02 06:33]에 발행한 글입니다. 이번 구제역의 원죄 4대강 사업으로 예산이 모자라 그랬을까. 담당 부서에 백신 처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는 “나부터 검역을 받겠다.”고 선언한 수장의 발언을 언론에 홍보했다. 솔선수범을 약속했다는 건데, 안동의 축산업자를 염두에 두고 꺼낸 발언일지 모르지만, 원죄는 지금 두문불출하고 있을 그 축산업자에 없다. 대통령이 자진해서 검역을 받아야 옳은 것인지 여부는 예서 논하지 말자. 축산업자, 지역 수의사, 사료업자, 축산분뇨 수송 운전자, 현장 공무원과 지방 정부 관계자, 그리고 허술한 축산 방역 체제를 방기한 정부보다 이번 사태로 가장 고통스런 존재는 다름 아니라 살처분 대상이 된 돼지와 소다. 가축도 고통과 공포.. 2019. 12. 29.
아~ 대한민국, 구제역 파동의 죄인은 누구인가.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2/03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이게 축산농민이 책임질 일인가 사상 최악의 살처분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전파가 걷잡을 수 없이 전국으로 확산되자 정부는 구제역 위기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높이고 행정안전부 내에 ‘중앙 재난안전 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담당 장관은 “총괄 상황 관리와 부처 간 협조체계 구축, 지자체 방역활동 지원 등 범정부적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가축 전염병 때문에 중앙 재난안전 대책본부까지 가동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한 언론들은 정부의 뒷북 대응을 지적하고 나섰다. 허둥대다 초동대응과 차단방역에 실패했고, 링 백신 접종도 때를 놓치면서 감시 대상 지역을 추가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2019. 12. 29.
이제 '조상의 음식'으로 돌아가자, 살코기 그만 먹고.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2/04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다시 자연스러움으로 구제역으로 시름에 잠긴 농부에게 지불되는 보상금을 노린 사기전화가 극성을 부린다는 보도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살처분한 돼지를 매립한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농가의 우물에 피가 섞인 지하수가 나왔다고 한다. 당황한 관계자는 지하수 오염이 아니길 희망하지만, 만일 그렇다면 방역당국은 새로운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전자가 단순해진 가축을 한꺼번에 많은 수로 공장처럼 사육하는 축산업의 관행이 빚은 구제역의 1차 공포, 그리고 그에 이은 섣부른 대처가 결국 상상하기 싫은 2차 공포를 일으킨 셈이다. 구제역이 발생하자 마을에 갇히게 된 한 농부는 안전반경 내 멀쩡한 가축까지 집단 학살하.. 2019. 12. 29.
개발독재가 인간까지 잡는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5/09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오늘부터 환경운동가 박병상 박사님의 환경파괴에 경종을 울리는 고발글을 싣습니다.- 운영자] 보호대상종은 개발의 걸림돌이 아니다 꽃놀이 버스들이 영동고속도로를 메울 때 지리산 댐이 예정된 경상남도 함양군 용유담을 다녀왔다. 10미터가 넘는 대형 보로 강의 흐름을 가로막는 4대강 사업 덕분에 물그릇이 커져 가뭄과 식수난을 해결하겠다고 호언하던 정부였다. 그런데 왜 지리산에 댐을 만들려는 걸까. 분명 운하로 전용할 4대강 사업은 배가 다닐 폭과 깊이를 위해 6미터 이상 모래를 연실 퍼내고 있으니 대형 보 안에 고인 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는 걸 정부는 예상했고, 하는 수 없이 400만에 가까운 부산시민들을 위한 상수원을 따로 확.. 2019. 12. 23.
봄이 와도 봄을 찾지 못하는 동물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5/10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봄이 와도 봄을 찾지 못하는 동물들 3월 꽃샘추위가 심술을 멈출 때 인적이 드문 근린공원에서 오전 햇살을 즐기려는데,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관목 숲에서 딱새 수컷 한 마리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다. 고개를 돌리니 딱새뿐이 아니다. 노랑턱멧새, 곤줄박이도 햇살을 만끽하고 있다. 잔설마저 녹아내린 양지바른 산록에서 한해살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나 보다. 머지않아 관목 맨 꼭대기에서 다른 수컷의 접근을 온몸으로 막으며 교교하게 울어대겠지. 바야흐로 봄이 왔다. 내일을 기약하는 삼라만상의 생명들이 기지개를 펴리라. 올 겨울은 참으로 유난했다. 지구온난화의 역설이 삼한사온을 몰아내더니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맹추위가 근 한 달.. 2019. 12. 23.
경제적 이익으로 동물의 가치를 재단하지 마라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5/11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해로운 동물 퇴치법(?) 동물을 말할 때 흔히 이로우니 해로우니 하며 이분법적으로 구별하려는 경향이 있다. 다분히 돈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의 편견에 따르는 구별이지 생태적 고려는 아니다. 생태계에 어우러지는 동물은 모두 이로운 법이므로. 사람의 이익에 해를 주지 않더라도 보기에 더럽거나 흉하면 배척하려는 경향도 있다. 외국의 우화나 전래동화에서 의인화한 이야기로 동물을 평가하기도 하며 심지어 텔레비전 해설자의 섣부른 멘트에 따라 편견을 추가하기도 한다. 어려서 생긴 편견은 어른까지 이어진다. 대개의 어른들은 경제나 도구적 가능성을 따져 동물을 평가하고 관리한다. 당장 쓸모없다 싶으면 없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논에 개구.. 2019. 12. 23.
휴식의 가치를 알자- 동물도 휴식이 필요하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5/12 07:09]에 발행한 글입니다. 동물들의 빼앗긴 휴식 1980년대 초반 3월의 오대산 월정사 입구, 국립공원 하면 생각나는 승용차 빼곡한 주차장, 호객행위 시끄러운 식당, 똑같은 물건이 진열된 기념품점, 여느 러브호텔과 분위기가 흡사한 여관…. 천편일률의 집단시설지역으로 어지러운 지금과 달리, 비교적 한가롭던 시절의 이야기다. 실험 재료로 사용할 북방산개구리를 산 채로 채집하기 위해 찾은 오대산 월정사 인근의 논과 밭은 하얀 눈이 그대로였다. 며칠 전, 산란 중인 북방산개구리를 포천군에서 채집했기에 찾았건만, 오대산은 아직 한겨울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천 가를 발을 쿵쿵 구르며 걸어보지만 두꺼운 얼음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 정도 충격으로 바위 .. 2019.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