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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김수우 시인 칼럼3

입의 문화, 말의 심연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9/14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입의 문화, 말의 심연 바다 위에 떨어진 햇살은 물결을 황금바늘처럼 세운다. 빛살의 파편들은 끊임없이 해안으로 우주의 신비를 실어나른다. 그 물비늘은 삶을 설레게 한다. 허나 우리는 그 아래 얼마나 깊은 심연이 있는지 아는 걸까. 그 반짝임은 심연에서 걸어나온 파문과 진동이다. 심연은 얼마나 먼 데서 얼마나 먼 시간을 흘러온 것일까. 바다 앞에 서면 몸속으로 밀려오는 어떤 아득함과 비의에 숨이 멎곤 한다. 한 마리 고등어만큼도 그 심연을 우리는 이해하지 못한다. 일상도 그렇다. 우리가 누리는 삶의 표면, 그 순간순간은 실지 영혼의 거대한 심연에서 비롯된다. 세태가 워낙 거칠어서 우리는 진정한 삶의 근원을 감지하지 못한다. .. 2019. 12. 13.
남을 끌어안을 때 나는 하나로 완성됩니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0/21 07:38]에 발행한 글입니다. 질문하다 답하다 꽃을 그리워하다 그대, 어디 계신가요. 삶이라는 긴 여행은 당신을 그리워하는 일, 그 자체인지도 모릅니다. 문화도 교육도 종교도 소비재가 되어버린 물질사회에서 나는 너무나 그대가 그립습니다. 경제성장을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자살율이 세계 1위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나는 두렵고 쓸쓸합니다. 인간의 지성이 출현한 이후 인간에게는 많은 경전들이 생겼습니다. 이 무한에 대한 물음들은 결국 당신을 그리워하는 방식이겠지요. 생명현상을 자각하면서, 또한 영혼의 실재를 감지하면서 사유를 진행시켜온 인간은 결국 무수한 형식을 만들고, 형식을 해석하는 무수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지혜들이 결국은 근원을 기억해내는.. 2019. 12. 6.
인문의 실천은, 용기 있는 저항이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2/14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우린 실패를 성공할 수 있을까 어떤 열악한 구조에서도 생명이 지닌 가능성을 찾아내는 제3의 눈동자, 그것이 바로 인문이며 동시에 공감의 능력이다. 공감이 미래의 은빛 열쇠인 건 분명하다. 무한경쟁이 낯선 추상화로 만들고 말지만 공감은 제비꽃이나 은행나무처럼 자연적 질서에 감응한다. 이러한 공감의 실천은 영적 차원의 에너지에서 나온다. 우리가 영혼을 가진 존재라는 확신이 있을 때 영감과 계시를 세계를 향상시키는 원천으로 확보할 수 있음이다. 인문학은 인간에게 기억을 되돌려주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 근원에 관한 통찰은 자본의 무한질주를 뛰어넘는 예지력으로 작용한다. 만연한 상대적 빈곤과 비굴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한 청빈과 겸.. 2019.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