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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주명철 신부 칼럼

“반드시 나을 수 있다!”

by anarchopists 2019. 10. 31.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3/26 06:00]에 발행한 글입니다.


“반드시 나을 수 있다!”



21개월 된 아이가 감기에 걸려 기침을 심하게 하고 콧물을 흘린 지 벌써 3주가 지났다. 어린 것이 밤마다 콜록거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워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하는 것이 자식을 둔 부모 마음이리라.


병원을 수차례 데려가 처방받은 약을 먹이고, 감기에 좋은 것도 먹이며 열심히 간호했지만 아들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병이 길어지자 ‘이러다가 큰 병이 되는 건 아닌지, 뭐가 잘못된 건 아닌지’ 하며 괜한 걱정도 들고,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하던 희망도 점차 사라진다. 끙끙거리는 아들의 손을 잡고 ‘넌 이겨낼 수 있어!’, ‘힘내!’ 하며 조용히 기도드린다. 이는 마치 용기를 잃은 자신에게 하는 격려 같았다.


아이가 감기에 심하게 걸린 것은 작은 예이지만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이렇게 나을 거 같지 않는 병으로 인해 희망도 버린 채 고통스럽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 주위를 둘러볼 여유조차 없다면 자신의 모습만 돌아보아도 좋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거 같은 깜깜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듯 느끼는 이들, 점점 병들어가고 있는 우리사회를 보며 절망에 빠진 이들, 실제로 병이 오래되어 절망적인 상태에 놓여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또한 병이 심각한데도 너무 오래 계속되니 이제는 만성이 되어 아픈 줄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포기한 심정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감기는 오래갈 수 있지만 반드시 낫는다. 터널이 아무리 길다고 해도 언제까지나 계속 깜깜할 수는 없다.
결국은 터널을 뚫고 나와 밝은 빛을 마주 볼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심각한 병이 들어 나을 것 같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우리사회의 모습 또한 밝은 빛이 비춰지는 한 지점이 있다. 필자는 이 작은 빛으로 인해 우리사회가 변할 수 있다는 큰 희망을 가져본다. 또한 나부터 그 작은 빛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살고자 노력한다. 우리사회에 그런 밝은 빛이 하나 둘 비추이길, 그래서 그 희망의 빛으로 온 세상이 가득차기를 소망한다.


만성적인 병도 절망보다는 작은 희망을 갖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간절함이 크기에 그 말을 희망으로 붙잡고 싶다. 우리사회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아픈 자들이 깨끗이 치유되어 기쁨의 소식들이 곳곳에서 들려오길 가슴으로 기도해 본다.





*위 이미지는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주명철 어거스틴 신부
주명철 어거스틴 신부는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여수 성필립보성당 주임사제로 있다.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학위(Th.M.)를 받았다. 본당사목뿐만 아니라 시국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 성공회의 선교 불모지인 여수지역에서 활발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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