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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12

대통령,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를 읽으세요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2/07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부끄러움을 가르치는 학교 얼마 전 작업을 하고 있는데 “박완서 작가 작고” 라는 문구가 인터넷 메인 뉴스로 떴다. 나도 모르게 훅, 숨을 몰아쉬어야만 했다. 10년 전 아버지의 부음 소식을 들었을 때처럼 아득했다. 100세 까지 사는 세상이라는데, 아직도 선생님의 따스한 글 방패삼아 험한 세상을 사는 이들이 많은데 왜 그리 급히 가신 것인지. 애달 펐다. 오래 전, 방송 취재차 만나 나누었던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선생님, 저도 소설 공부 다시 할까 해요. 전파를 타는 순간 새처럼 날아가는 글 대신 내 이름으로 남는 글을 쓰고 싶어요. ” 선생님은 연민 가득한 눈빛으로 날 오랫동안 바라 보셨다. 그런 후 선생님은 특유.. 2019. 12. 29.
장로 대통령님, 회개의 제단 앞에 무릎을 끓으시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2/08 06:49]에 발행한 글입니다. 의류수거함에서 양복을 건져 입던 목사님이 그립다 대통령이 다니는 소망교회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세습 문제로 시끄럽더니 목사들끼리 싸워서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까지 이르고, 이번에는 부목사가 성도의 돈을 꾸고 갚지 않는 등 온갖 사기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목사는 청와대 신우회에 나가 설교한 것을 자랑처럼 떠벌리고 다닌다고 하니 가히 놀랍다. 이런 소망교회의 사건들을 보며 대통령은 어떤 생각을 할까. 정권 초기부터 교회 사람들을 끌어 들여 권력의 맛을 보여 준 것부터가 잘못 꿴 실이었다는 걸 알고나 있을까. 난 내가 기독교인 것이 너무나 부끄러울 때가 많다. 특히 목회자들의 비리가 펑펑 터질 때.. 2019. 12. 29.
대한민국 사회적 양극화의 두 얼굴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2/09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졸업식의 두 얼굴 엊그제 일반 학교의 졸업식에 다녀오게 되었다. 학생은 물론 선생님들 역시 무덤덤한 얼굴로 단지 행사를 위한 행사를 치룰 뿐이었다. 식이 끝나자 밖으로 나온 학생들은 마치 감옥을 벗어난 듯 홀가분한 얼굴로 밀가루를 뒤집어쓰는 것도 부족해 교복 위에 계란을 던지고 바지를 찢는 등 난리였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저렇게 해야만 진정한 자유를 얻는 것일까. 씁쓸한 마음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내가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하늘꿈 학교'의 졸업식은 달랐다. 졸업생이라야 고작 이십 여명에 불과하지만 학생들은 한결같이 진지한 표정이었다.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남에 넘어 와 공부를 하게 되었고.. 2019. 12. 29.
이명박 정부, 50대 은퇴자의 허망한 눈빛을 보시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2/10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은퇴자들의 허망한 눈빛, 그들만의 문제일까 내 고향은 경기도 양평의 끝자락에 있는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지만, 아직도 물을 끓이지 않고도 마실 수 있을 만큼 청정 지역으로 유명하다. 나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삶이 버겁다고 느낄 때면 고향을 찾는다. 예전에는 시외버스를 타고 갔는데 요즘은, 중앙선 복선전철을 이용한다. 덕분에 시골에 내려 가 가랑잎처럼 말라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친정어머니와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럴 때마다 복선전철이 고맙기 그지없다. 그런데 중앙선 전철을 탈 때마다 안쓰러운 풍경을 목격하게 되는 건 유감이다. 전철 안에 탄 손.. 2019. 12. 28.
교사들, 문제아는 당신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아시오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2/11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문제아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흔히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망아지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청소년을 묘사할 때 이보다 더 적확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내 아들도 한 때는 거센 방황의 물살을 탄 적이 있다. 모범생이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야생마가 되어 날뛰었다. 아이는 가출을 하고 오토바이를 훔쳐 타며 비슷한 또래들과 어울려 다니며 온갖 사건과 사고에 연류 되었다. 난, 학교에 가서 비는 것으로도 모자라 경찰 앞에서 용서를 빌어야 하는 자리에 서 보기도 했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을 보니 대부분 결손 가정 아이들이었다. 각기 사연을 들어보면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 2019. 12. 28.
이 나라 여성이라는 존재, 그저 희생양인가.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2/07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김 여사의 송년회 어느 덧 연말이다. 사람들마다 달력에 표시된 일정표를 보고 한숨을 쉰다. 오늘도 내일도 뱀꼬리처럼 이어지는 송년회에 얼굴을 내밀어야할지 어쩔지 고민 중이다. 직장인들에게 송년회는 일의 연장선일 경우가 많다.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자리가 아닌 술을 못 마셔도, 내일 죽을 만큼 몸이 괴로워도 술독에 빠졌다 나와야 하는 자리. 그래서 직장인들은 어서 한 해가 지나가길 비는 마음 간절하다. 연말 모임이 많은 건, 평범한 주부인 김 여사도 마찬가지다. 오늘 따라 김 여사의 얼굴이 장마 끝에 비추는 햇살처럼 화사하다. 평소에는 5분이면 끝나던 화장도 오늘은 족히 50분은 거울 앞에 서 있다. 아이라인을 그리는 손길이.. 2019. 11. 28.
몰지각한 방송사, 남자의 바람기가 특권인가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2/21 06:06]에 발행한 글입니다. 신성일 씨, 아직도 애인이 있다구요? 그 남자는 언제 봐도 멋지다. 검은 머리에 하얀 복사꽃이 핀 모습조차도 눈부실 정도로 화려하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툭, 툭 불거져 나오는 말을 들으면 기가 막혀 입을 다물 수 없다. 한 마디로 혐오스럽고 욕망에 사로잡힌 추잡한 노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는 한 때 수많은 여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배우였다. 그 사랑이 그를 저토록 오만하게 만든 것일까. 배우가 자신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자서전으로 남기는 걸 두고 뭐라 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책을 팔려는 욕심 때문인지 요즘 여기저기 나와 인터뷰하는 걸 보면 씁쓸하기 그지 없다. “평생 아내 외에 가슴 속에 품고 산 여자가 .. 2019. 11. 27.
어린 학생을 감옥에 보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1/04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에는 일을 냅시다] 무서운 아이들 대구 자살 중학생의 가해자, 그 아이들을 감옥에 오래 가둬 놓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내 아들이 질풍노도의 길을 걸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공부는 물론 운동도 잘하고 리더십도 많아 학급 임원은 도맡아 하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되어 갔다. 공부보다는 밖에서 노는 시간이 더 많았고, 엄마인 내 말보다는 어울려 다니는 아이들의 말을 더 신뢰했다. 아침마다 학교 가기 싫다고 이불 속을 파고 드는 아들을 데리고 학교에 가 담임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게 나의 일이었다. 알고 보니 내 아들은 소위 말하는 노는 아이들에게 포섭(?)이 .. 2019. 11. 26.
박원순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임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1/18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박원순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임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결과가 발표되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그만큼 ‘변화’를 바라는 마음, 이 땅에 진정 민주주의 정치가 뿌리내리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는 말일 것이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태어난 뒷 배경에는 그를 위해 헌신적으로 나선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두 발 벗고 나선 진짜 투사들이었다. 얼마 전에 나는 한 권의 책을 읽었다. 바람개비가 마치 노란 개나리꽃이 핀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세상을 바꾼 바람개비” 이 책은 박원순 시장을 돕기 위해 ‘희망 캠프’에 나섰던 자원봉사자들이 쓴 후일담이다. 자원봉사단장을 맡았.. 2019.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