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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예관수 선생 칼럼

MB, 진짜 블랫아웃이 옵니다.

by anarchopists 2019. 12. 1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9/26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진정한 블랙아웃은 무엇일까?

며칠 전(9/16)에 전국적으로 부분 정전이 실시되었다. 예고 없는 정전으로 거리의 가로등이 꺼져 교통 혼란이 초래되고 도심 고층건물의 승강기에 갇힌 이들은 고립과 공포를 실감했으며 공장의 생산설비가 멈추어 값비싼 물건들이 무용지물이 되었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소중한 자료들이 순간에 사라졌고 촌각을 다투는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은 수술대에 누운 채 망연자실했을 것이다.

이른바, 블랙아웃(전국적인 정전으로 동시에 암흑 상태에 빠지는 상태)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정전의 피해 규모가 작을 것이라 예상되는 지역을 선정해 30분 간격으로 실시한 것이라 했지만 이미 전기는 인체의 신경망과 같아서 순간이라도 공급이 멈춘다면 도시의 모든 기능이 정지돼 무용지물이 되고 우리의 삶이 지속 불가능 하게 됨을 실감했다. 한편으로 이번 일로 화석 에너지를 기초로 세워진 현대 문명이 얼마나 위기에 취약하고 무기력한 것인가를 체험했고 현대 문명의 암울한 미래를 시사하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지 싶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전기를 만드는 화석연료인 석유는 이미 지난 2005년을 기준으로 생산량의 정점을 찍고 이제 고갈을 향해 내리막길을 가고 있으며 대체 에너지인 원자력은 지난 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목격한 바대로지진이나 해일과 같은 천재지변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더구나 원전 원료로 쓰인 방사능 폐기물은 10만년이라는 장구한 시간을 두고 밀봉 저장해야 하는 초 위험물질아다. 그럼에도 고작 수천 년 문명역사를 가진 21세기 인류가 미래의 상상할 수 없는 세월 동안 지속될 위험물질을 발생시켜 후손들에게 전가하는 짓은 너무도 무책임하고 잔인하다. 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커다란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모한 MB정권은 석유 에너지를 과다하게 쓰는 산업구조(건설, 자동차, 조선, 화학 등)의 확대를 경제발전의 전형인 양 지속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더구나 산업시설에 필수적인 중요한 동력원인 전기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한전과 발전소, 그리고 전력거래소와 같은 기관에 전문가를 배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를 자행하는 모순을 일삼고 있다. 그 탓으로 초래된 이번과 같은 위기의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시키고 있으니 제 정신이라 할 수 없다. 더불어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원전 건립을 지속, 확대하고 심지어 무분별하게 해외로 수출하는 짓을 무슨 대단한 치적으로 자랑하고 다니니 이는 나라의 지도자로서 자격미달이고 시대착오적이다.

무릇 한나라의 지도자라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국민과 나라의 존속을 보장하는 정책을 펴야 함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그럼에도 무개념, 무원칙의 뱃장으로 무장하고 있다. 자신이 벌인 무책임한 인사 결과로 발생된 결과를 타인에게 책임을 돌림은 기본이고, 후손들에게 막대한 비용은 물론 생존의 위험을 초래할 일들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그의 행태는 전국이 동시에 정전되는 블랙아웃보다 더 심각하며 국민들 가슴에 절망감만을 안겨주는 회복불가능한 정신적 블랙아웃이 될 수가 있다.

돌아보면 산업혁명 이후 기계의 힘을 이용한 대량생산을 근저로 하여 발전된 근대문명은 에너지 과다 사용과 대량소비는 필연적이었다. 이 때문에 에너지와 원료의 약탈적 확보, 소비시장의 침략적인 개척 등으로 두 차례의 대전이 일어났다. 이 결과 수많은 약소국 인민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소수 특정국가의 물질적 풍요로 인류의 외형적 삶은 일견 화려한 겉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그렇지만 그 속내를 한 겹만 벗겨내면 모래성같이 허약하고 돌발적인 위기에는 속수무책이
다. 결국 자원과 자본을 독점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소수 몇몇 나라에 편중된 외형적 경제성장은 그 나라만의 경제적 불평등과 불균형을 넘어 마침내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한 때는 잘 나가던 국가들의 부도 사태를 목전에 두고 있다.

대안을 생각해 보자.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제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성장과 풍요는 한계에 다다랐음을 새삼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화석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자연 친화적인 삶의 방식을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생력을 가진 중소 규모의 경공업과 수공업을 육성하여 필요 불가결한 물품의 자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피폐해져 가는 농촌을 되살려 식량자급을 이루어 가는 길이 그 방법들 중 하나일 수 있다. 기성의 경제체제가 붕괴하더라도 인간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으니 몸을 움직이는 노동과 어느 정도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할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우주의 역사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진정한 블랙아웃을 맞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011. 9.25, 만당)

예관수 선생님은
예관수님은, 행정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부산에서 개인사업(토,건자재 판매업)을 한다. 현재 그의 삶은 주중에는 도시일을, 주말에는 거창으로 내려가 매실 등 농사를 짓고 있다.(주말 귀농 4년차, 5都2農 생활) 이후, 농사에 이력이 붙는 대로 완전 귀농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필자이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그림은 김용민의 그림마당-경향(위)과 풋야의 하트구름센터(아래)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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