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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3.1정신, 3.1정신하는데, 무엇이 3.1정신인고?

by anarchopists 2019. 11. 2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3/01 06:53]에 발행한 글입니다.


3.1정신, 3.1정신하는데,
무엇이 3.1정신인고?

[함석헌 생각]
(1972년 글) 모든 시대는 비약적으로 왔지, 논리계산으로 오지 않았다. 우리는 좋은 경험이 있다. 늙은이에게는 3.1만세의 경험이 있고, 장년에는 8.15해방의 경험이 있고 청년에게는 4.19혁명의 경험이 있다.... (우리에게는) 할 일이 세 가지 있다. 첫째 서로 사람으로 대접해주라. 둘째, 언론자유 완전히 지켜라. 셋째, 공동체살림의 훈련을 쌓아라. (정치인들이) 국민의 정신수준이 낮다는 말에 속아서는 아니 된다.(《함석헌저작집》 12, 2009, 한길사, 68~69쪽)

[오늘의 실천]
위 글은 1972년 박정희가 불의(유신체제)를 저지르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함석헌이 일갈한 말이다. 3.1만세, 8.15해방, 4.19혁명이 갖는 공통된 본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의롭지 못한 권력에 대한 저항”이다. 따라서 오늘 3.1절을 맞아 우리가 되새겨볼 문제도 정의롭지 못한 권력에 대한 저항정신이다. 불의에 저항할 줄 아는 인민과 정치인이 필요한 시대이다.

아직도 우리는 미개한 민족인가 보다. 정치를 인간 삶의 최고 가치로 여기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2012년 4월 11일은 이 나라에 몹시 중요한 날이다. 함석헌식으로 볼 때, 국가가 아닌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날이다. 독선과 교만과 오만과 거짓으로 점철된 ‘반공독재’, ‘자본독재’, ‘친미독재’, ‘친일독재’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날이다.

그래서 그런지 벌써부터 그 중요함이 어떠하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여당과 야당이 모두 야단이다. 야당은 야당대로 이번 기회가 권력을 다시 장악할 호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여당은 여당대로 걱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교만과 오만, 그리고 거짓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권력을 연장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명을 바꾸는 등 꼴값을 떨고 있다. 또 하는 짓거리가 가관(可觀)이다. 그들 권력의 우두머리가 될 인재가 얼마나 없기에, ‘친일독재자’ 박정희 망령을 끌어들이고 있는가. 참으로 이 나라사람들을 바보 멍청이로 보는 짓거리다.

아직도 이 나라에는 ‘친일독재’의 연줄이 끊어지지 않았는가. 친일족보를 지닌 자가 계속 권력을 장악하고 있으니,
함석헌이 부정은 했지만, 아직도 이 나라에는 국민정신 수준이 낮은가? 일제식민지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친일독재자가 일제의 명치유신을 모방하여 ‘유신권력’을 휘두르다, 그의 부하의 총에 맞아 죽었다. 그 뒤를 이어 친일독재자를 아버지라고 부르던 자가 나와 다시 친일독재, 친미독재를 하였다. 그러다가 잠시 이 땅에 ‘평화의 나라’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나왔다. 그리고 나라사람들의 행복을 꿈꿔왔다.

그러나 잠시 이 나라사람들이 달콤한 “747(경제성장 7 %, 국민소득 4 만불, 세계 7위 경제 대국) 거짓구호”에 속아 자본독재자에게 권력을 넘겼다. 불행의 연속이 왔다. 그는 뼛속깊이 친일·친미주의자이다. 그런데 이 오만한 대통령이 나라사람들에게 외면을 받고 조롱을 받자, 이번에는 친일독재자의 적통혈통을 앞세워 권력쟁탈전에 돌입하였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이 나라사람들을 뭘로 알고 있나. 다시 맞는 3.1절이 부끄럽다.

함석헌의 말대로 우리 역사는 고난의 역사지만, 그 고난을 잘 극복해 낸 민족이기도 하다. 3.1절 날에 다시 생각해 본다. 이제는 ‘친일의 잔상’을 끊자. ‘친일적 자본권력’은 박정희와 전두환, 이명박으로 족하다. 다시 친일의 혈통을 가진 자들이 이 나라의 권력을 쥐는 것을 허용하지 말자.

3.1정신은 곧, 불의에 대한 저항정신이다. 3,1운동이 근대시기 있었던 혁명운동이었다면, 오늘의 혁명운동은 선거혁명이다. 지금은 왕을 정점으로 하던 정치가 인민 위에 군림하던 시대가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권력을 가지고 왕이 자기중심의 정치인물을 골라 쓰는 시대가 아니다. 우리가 정치인을 골라 쓰는 시대이다. 곧,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치가 존재하는 시대이다. 농업이 삶의 중심이었던 과거시대에 3.1혁명이 억압자에 대한 저항이었다면, 산업이 삶의 중심이 된 이 시대 선거혁명은 되먹지 못한 권력자에 대한 저항이다.

이번에도, 3.1정신을 계승하여 선거혁명을 일으키자.
선거혁명은 함 선생님 말씀을 모범으로 삼자. 첫째, 차기 국회의원은 사람대접할 줄 아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그래서 선거가 끝나고 나면 고개를 빳빳이 드는 그런 정치인은 뽑아서는 안 된다. 둘째, 언론자유를 완전히 지킬 줄 아는 정치인이여야 한다. 언론자유라 함은 이른바 조·중·동의 언론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정치인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 언론권력과 맞서 싸우는 정치인이어야 한다. 그래서 일제권력 하, 동아일보, 조선일보를 만들어야 한다. 박정희유신권력 하에서 독재에 저항하여 동아일보에 ‘시민격려광고’를 냈던 우리들의 의분을 다시 살려내야 한다. 셋째, 공동체살림 훈련을 할 줄 아는 정치인이여야 한다. ‘공동체살림훈련’ 이란, 특권의식을 없애는 일이다. 국회 내에 의원실을 없애고, 보좌관·수행비서 제도를 없애고, 자동차유류비보조를 없애는 일을 법으로 만들 줄 아는 국회의원이 곧 공동체살림을 준비하는 훈련이다.

기념식으로 끝내는 것이 3.1정신을 계승하는 게 아니다. 진정한 선거혁명을 일으킬 때 3.1정신은 계승된다.(2012. 3.1 취래원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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