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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김상태 박사 칼럼

2012년은 국민이 승리하기를.

by anarchopists 2019. 11. 27.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2/20 06:25]에 발행한 글입니다.


2012년을 기대하며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모습을 잠시 살펴보자. 세계적으로 정당정치를 하는 그 어떤 나라도 정파간의 투쟁이 없는가? 권력이라고 하는 것이 갖는 속성을 생각해 보라. 적어도 역사 속에서 살펴보면 인간이 사유재산이라고 하는 것이 확립된 이후 자신의 것을 남에게 조건 없이 대가 없이 넘겨준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중국사에서는 선양(禪讓)이라는 미명으로 권력을 넘겨주고 있지만 그 실상은 어쩔 수 없이 빼앗기는 것이지 넘겨주는 것은 아니다. 어쨌거나 정당정치 안에서 여야는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한다. 그 투쟁의 모습은 우리가 배웠던 공교육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별별 방법들이 등장한다. 때론 유치하고, 때론 비겁하고, 때론 역겹기까지 하다. 멀쩡한 정신일때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도 자행한다.

요사이 우리 사회를 보면 도대체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무슨 희망이 우리에게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네 부모세대들은 당신들이 열심히 노력하면 적어도 자신들이 누울 수 있는 자신의 집 한 칸이라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그런 희망조차도 없다. 세계 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국가부도 위기들이 알려지는데도 남의 일처럼 대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상당수 모라토리엄 상태에 있음에도 우리는 아무런 걱정이 없다. 갑자기 오늘 아침(12월 19일 8시 30분)에는 김정일의 사망소식이 전해 졌다. 모두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라 긴장하는 모습이다.

정치는 더더욱 난장판이다. 뜻있고 열심했던 정치인들은 아예 다음 선거에는 출마를 하지 않겠단다.
계란으로 바위를 깨다가 지친 모습들이다. 여야의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쫓아 또다시 이합집산을 할 모양이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국민의 뜻이란다. 도대체 우리가 아는 국민과 정치인들이 아는 국민은 다른 사람인가 같은 사람인가? 언제나 그들의 입에는 국민이 붙어있다. 국민이 무슨 껌딱지 인가. 필요하면 꺼내 씹고, 불필요하면 벽에 붙여 놓고 그러다가 다시 또 씹는 그런 어릴적 껌딲지 말이다. 하기야 그들은 자신들이 차지할 권력밖에는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을 것이다. 국민은 표를 내야하는 자신들의 먹잇감이지, 더불어 살아가는 존중받아야 할 대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네들의 권력은 바로 자신들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국민은 그들에게 권력을 준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칼자루를 쥐어준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국민들은 그런 변화에 허덕거리며 적응하려고 하고 있는데, 도대체 정치인들은 그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다. 소통이 없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 그들은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싹을 잘라버린다. 그럼에도 국민은 그런 사실들을 잘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선거 때마다 인물이 없다고 불평하게 되는 모양이다. 현대사회는 전문가라고 자처하기가 쉽지 않다. 국민들은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눈이, 귀가, 입이 다 백단은 된다. 그런 국민들의 사고는 유연한데 어찌 정치가의 사고는 자신의 이익밖에 보지 못할까?

서양 중세사에서 보면 봉건제도가 무너지고 절대주의 국가가 등장하면서 봉건제도하의 영주가 몰락하는 하는 과정이 떠오른다. 영주들은 오랜 시간 봉건제도 아래서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행사하였다. 상업의 발달 등으로 세상이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네들은 그 변화의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사이 대상인 · 자본가 세력이 등장하고 새로운 세상의 지배층으로 등장하였다. 경제체제의 변동으로 부동산을 소유한 영주들의 생활은 이전의 생활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시쳇말로 그들이 소유한 부동산은 ‘빛 좋은 개살구’ 모양이었다. 먹고 살기 위해 배고픈 영주는 자신들이 영지를 헐값에 넘길 수밖에 없었다. 이런 방식으로 몰락한 영주들은 절대주의 국가체제 안에서 왕의 지배를 받는 월급쟁이 전락을 하기도 하였다. 엄청난 변화가 그네들의 아성을 무너뜨렸고, 영주는 쪽박을 찬 모양새다. 그래도 그네들은 그 탓을 대중에게 돌리지는 않았다.

우리시대 정치인들은 참으로 대단하다.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더 대단하다. 그런 정치인들을 아직도 잘 참아주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오늘의 정치인은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때 인듯하다. 믿고 참아준 국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열심인 정치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네들이 선량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하는 2012년을 기대한다.(2011.12.19.김상태)

김상태 선생님은
김상태 선생님은 인문학(역사: 한국근대사)을 전공하였다. 현재 사단법인 <인천사연구소> 소장 겸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외 기호일보 객원논설위원과 함석헌학회 학술위원을 겸하고 있다. 현재 인하대에 출강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사진(CNB,2008년)은 본 기사와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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