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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김상태 박사 칼럼

우리도 바코드 인간이 되나?

by anarchopists 2019. 11. 2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2/06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스마트 폰이 대세?

꽤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가 생각난다. 제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내용의 대강은 이렇다.

사람들이 편리함을 쫒다가 어느 순간에서부터는 태어나는 아이에게 모두 바코드를 손목에 찍어 주었다. 이제 사람들은 지갑도 필요 없고 카드도 필요 없이 일상생활을 아주 편리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가만히 지나면서 생각을 해보니 바로 바코드를 장악하고 있는 집단에게 모든 인류가 종속되어 버리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주인공은 죽은 사람의 바코드를 잘라서 자신의 팔목에 붙이고 죽은 사람 행세를 하면서 바코드를 장악한 집단과 싸우는 영화였다. 결과는 물론 해피엔딩이었다.

당시에 이 영화를 보면서 참으로 끔찍하다는 생각을 했고, 뒤를 이어 ‘복제양 둘리’ 등이 등장했던 것 같다. 더 나아가 인간배아줄기 세포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인간은 끝임 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도전 때문에 현재와 같은 삶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도전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면만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어디까지가 긍정적이고 어디까지가 부정적일까?

몇 년 전 주민등록증을 새롭게 바꾸면서 논란이 되었던 부분이 바코드 문제였다. 일부 주장은 새롭게 바뀌는 주민등록증에 바코드를 넣어서 국민들의 편리를 도모하자고 했다. 그러나 그 편리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인하여 그 시도가 무산되었다. 인터넷 세상이 발달하면서 우리의 생활리듬도 많이 달라졌다. 많은 이득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가(代價)도 만만치 않게 치루고 있는 모습이다. 인터넷에 엄청난 정보가 떠돌아다니고, 그 가운데는 개인정보도 자신도 모르게 떠돌아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대출’을 안내하는 친절한(?) 전화들이 나를 짜증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 스마트 폰의 사용자 숫자가 굉장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 폰의 사용자는 올해 말에는 휴대전화 사용자의 4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방송통신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스마트 폰의 사용자가 2,0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용자 수는 2년 만에 이루어졌고, 세계에서도 사용자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수준이란다.

어제(12월 5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에 탑재된 앱이 사용자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용자 정보가 꼭 필요한 앱이 있을 수 있지만,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주장에 따르면 사용자 정보를 볼 필요가 없는 앱이 사용자 정보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거울’ 앱이나 ‘데이터통신설정’, ‘프로그램 모니터’ 앱 등이 주인공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거울 앱이 지나치게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거울이나 프로그램 모니터 앱이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사용자의 연락처나 일정, 위치정보, 문자메시지, 사진 등 범위가 넓다. 하지만 거울 앱이 실제로 원격지의 서버에 사용자 정보를 전송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거울 앱은 화면을 까맣게 만들어 스마트폰 액정을 거울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란다.

프로그램 모니터 앱은 현재 실행 중인 앱을 관리해주는 것이고, 스마트폰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필요한 기능이 아니다. 데이터통신설정 앱도 3G 통신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지를 결정하는 앱일 뿐 사용자 정보와는 관계없단다. 이 앱들은 삼성전자가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미리 설치하는 앱이고, 사용자가 지울 수 없단다.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인한 댓가를 또 치루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사용자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삼성전자는 보도 자료를 통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 개인정보를 수집, 활용하지 않습니다.”라고 알렸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앱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코드가 들어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문제가 된 앱들은 수집하는 기능(코드)이 들어 있지 않아, 원천적으로 고객 개인정보 수집이 불가능하다”며 “스마트폰 환경설정에서 일부 응용 프로그램들이 고객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체크된 것은 단순 표기 오류이며 실제로 동작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해명을 단순한 오류라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오래전 보았던 바코드 영화가 생각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2011. 12.6, 김상태)

김상태 선생님은
김상태 선생님은 인문학(역사: 한국근대사)을 전공하였다. 현재 사단법인 <인천사연구소> 소장 겸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외 기호일보 객원논설위원과 함석헌학회 학술위원을 겸하고 있다. 현재 인하대에 출강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사진과 그림은 네이버 이미지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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