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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김상태 박사 칼럼

지금 정치권, 누구를 위한 혁신이고 통합인가

by anarchopists 2019. 11. 2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1/17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나만이’

며칠 있으면 설 명절이다. 명절을 앞두고 정치권도 큰 파동이 일고 있다. 여당도 야당도 기존 구도가 바뀌면서 야단법석이다. 표면적으로는 변화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 여야 모두가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변화에 큰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필자만의 몫이었으면 좋겠다.

인간의 역사에서 기득권을 쉽게 버린 경우가 몇 번이나 있을까?
보통의 사람들은 이런 기득권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흔히 우리가 기억하는 위대한 인물은 그런 기득권조차도 과감하게 버린 인물이다. 사실은 과감하게 버린 것이 아니라,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말이 쉽지 기득권을 버린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그 기득권을 가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말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3김 시대는 바로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고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오만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바로 그 3김의 ‘나만이’라는 생각은 우리 역사에서 민주화시대를 좀 더 지체시킨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일반 국민들도 3김이 한꺼번에 선거에 나오지 말고 통합된 후보를 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자신만이 국민을 대표한다고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했다. 그 결과 우리는 원치 않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바보같은 국민들도 아는 사실은 그네들은 왜 몰랐을까?

고려시대 귀족은 무신정권을 기점으로 문벌귀족과 권문세족으로 구분한다. 이들은 5품 이상의 품계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99개 가진 부자가 100개를 채우기 위해 1개를 어찌하느냐가 이들의 차이이다. 1개를 채운다는 이야기는 남의 몫까지 지나치게 채운다는 것이고, 그 결과는 밑으로 부터의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1개를 포기하고 99개에서 만족한다는 것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자신들이 지금까지 쌓아 온 권력을 잃어버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문벌귀족은 1개를 포기했고, 권문세족은 1개를 채운 집단이다. 고지가 코앞인데 한 걸음만 내딛으면 되는데 그 한 걸음을 포기한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여야가 모두 새로운 개혁정치를 시도하고 있다. 그 개혁정치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잘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정치가 개인을 위한 것이라면 결과는 국민의 비극일 것이고,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존중받는 정치가가 등장하는 것이다.

비록 우리의 민주정치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제는 우리도 존중받는 정치인들이 등장하는 그런
사회에 살고 싶다.
어찌보면 정치는 자신의 욕망이기도 하지만 그 욕망을 포기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만이 존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치는 한풀이도 아니고, 국민과 더불어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공동의 작업이다. 모두가 나설 수 없기에 국민의 이름으로 나선 정치가에게 희망을 거는 것이다. 그런 희망을 정치가는 자신의 권력으로 삼아 욕망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1937. 9~, 이탈리아 총리를 지냄)처럼 말이다.

누구나 생각을 동일하게 할 수는 없다. 적어도 인간은 그렇다. 이는 다름이 아니고 차이일 뿐이다. 바로 이런 차이가 다양성을 만들어 낸다. 그 다양성을 조화롭게 꾸미고 조절하는 것이 정치가 아닐까? 분명한 것은 조화롭고 조절하는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이겠는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조화롭게 조절하는데 시간이 걸리면 어떤가. 흑백이 아니라 더 많은 색깔을 입혀보려고 애써야 한다.

우리 인간의 삶은 언제나 예정된 틀에 맞추어 살아가본 적이 없다. 그 예정된 틀이라는 것을 경험해본 적도 없다. 우리의 지혜를 총 동원하여 그럴 것이라는 예상인 것이다. 예상은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칙에 충실하면 그다지 틀린 세상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 설 명절을 지내면서 우리 사회도 원칙에 누구나 충실하고 존경할 수 있는 정치인이 등장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욕심을 버리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2012.1.17. 김상태)

김상태 선생님은
김상태 선생님은 인문학(역사: 한국근대사)을 전공하였다. 현재 사단법인 <인천사연구소> 소장 겸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외 기호일보 객원논설위원과 함석헌학회 학술위원을 겸하고 있다. 현재 인하대에 출강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사진 위는 시사저널(11.11.17)에서 아래는 네이버 블로그 빵야빠야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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