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황보윤식의 "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읽고나서

by anarchopists 2021. 5. 20.

미얀마의 현 상황을 매일 뉴스로 지켜보며, 평화가 얼마나 간절한가 하는 생각을 하는 시점에, 보석과 같은 황보윤식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미얀마에 하루빨리 평화의 봄이 찾아오길 희망해 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과서에서 배워왔던 ‘개념의 상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잘못되었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동양'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새롭게 배웠다는 생각이다. 저자는 이렇게 밝힌다. “동양이라는 용어는 일제가 서양에 대한 대응개념으로 만들어낸 용어로서, 동양은 동아시아에서 서양식 근대화를 먼저 이룬 일제가 중심이 되는 지역사회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중화는 중국 중심의 아시아를 뜻했지만, 동양은 일제 중심의 아시아라는 뜻으로 동양=일제라는 개념으로 썼다는 뜻을 알았다. 그래서 일제는 이때부터 중국을 동양의 중심에 아니다는 뜻으로 지나支那로 표기하였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평화유전자가 강화 마니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여러 자료를 통하여 밝혀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평화공동체를 꿈꾸었던 안중근, 조봉암, 김대중, 함석헌 네 사람의 평화사상을 열거했다. 안중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제껏 배운 대로 우리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는 것 이외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안중근의 인간적인 면이 평화에 있었다는 것을 그려낸다. 안중근이 평화주의자였기에 동양평화를 깨는 이토를 죽일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을 죽임으로써 더 큰 화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이토를 격살하는 안중근의 모습은 너무나 인간적이었다. 안중근은 인간의 가치를 자유와 평등 그리고 행복에 두고, 전쟁, 폭력, 침략은 인간의 가치를 파괴하는 행위로 보았다.

​매일 같이 뉴스를 통해서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목소리, 그리고 수많은 사망자 소식 등을 접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에 빠진다. 전 대통령, 김대중이 민주화 투쟁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쟁취하였듯이 미얀마의 민주화와 평화를 위해 대한민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동아시아의 평화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김대중은 버어마의 민주화도 지원하였다. 그가 버어마의 민주화를 지원한 것은 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는 절대적인 가치인 동시에 경제발전과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었다. 라고 한 저자의 옮긴 말에서 평화의 가치, 동아시아 평화공동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껴본다.

​이 책에서는 함석헌의 평화사상도 밝혀나갔다. 이 책에서 보면, 함석헌은 “평화운동은 모두가 평화롭다고 느낄 때까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여러 운동 중에 평화운동이 따로 있고 여러 길 중에 평화의 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삶의 꿈틀거림이 곧 평화운동이요. 평화의 길이다”라고 강조한 말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곧 ”평화운동은 당위(當爲)요 의무(義務)라“고 말한다. 또 역설적으로 평화운동은 긴장과 전쟁의 위협 속에서 가능하다는 생각을 보이기도 한다. 평화의 나라에서는 평화운동이 필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전쟁의 위협이 늘 도사리고 있는, 특히 분단의 우리 땅에서 평화운동이 필요하고 또 일어나야 한다는 역설적인 생각이다.” 라는 말에서 평화통일이 얼마나 간절한 지를 읽을 수 있었다.

동아시아를 넘어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평화로워지는 세상을 함께 가꾸어 나갔으면 하는 희망에서 이 책의 일독을 권해본다. 미얀마를 비롯하여 평화롭지 못한 세상 속에서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하여서라도.

​2021. 3.29 강종환

전쟁은 폭력이고 폭력은 평화의 적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