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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황보윤식, 동아시아 평화공동체: 서평

by anarchopists 2021. 5. 19.

며칠 전 부산에 사시는 월간 '바다낚시' 발행인이신 안00사장이 지난 2월에 나온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동연출판) 라는 책의 서평을 페복에 올렸다.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라는 제목의 책에서 저자는 아나키즘을 새로이 정의하고 있다. 함석헌의 평화사상을 근간으로 한 그의 아나키즘은 맹자를 바탕으로 한 민본주의와 유럽의 아나키즘이 보완되는 민본아나키즘이다. 그의 민본주의는 맹자에서 나와 정약용으로 요약되는 민본주의, 즉 통치자는 백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 뿐 백성이 통치자를 위해 존재하지 않음을 말하는 민본주의다. 또한 저자에게 아나키즘이란 단순히 정부를 반대하거나 정부가 없어야 한다는 무정부주의가 아니라 지배권위가 있지 않은 상태의 자유주의/자율주의, 즉 인간중심의 자연상태다. 그는 맹자의 민본주의와 유럽의 아나키즘을 결합한 민본아나키즘을 인류 미래의 대안으로 보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민본주의과 평화사상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미래와 동아시아 평화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조봉암의 평화통일론, 김대중의 국가주의적 평화통일론, 함석헌의 탈국가론적 평화통일론을 살피고 있다. 그는 평화가 단순히 전쟁이란 말에 대한 반대 개념이 아니라 인간의 근본 문제이며 인간 누구나 똑같이 행복을 나누어 갖는다 했고, 그 출발은 다원성과 다양성의 인정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보았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의 행복을 추구하고/추구해주는 상호부조 정신이 그 방법이다.

()과 화(, 의 원자)라는 한자에서 시작하여 평화론을 풀어나가고, 마지막에는 국가보안법과 고문이라는 국가 폭력에 관한 글을 덧붙인 이 책에서 오랫동안 사람을 위한 생각을 해온 저자의 경험과 사상적 자취가 보인다. 평생 벼슬에 나가지 않고 농사와 학문에만 전념했던 성호(星湖) 이익(李瀷) 선생처럼 인하대학에서 은퇴 후 영주 취래원(醉來苑)에서 사과 농사를 지으며 꾸준한 공부와 글쓰기에 열심인 저자를 보며 늘 부끄러움을 느낀다.

선진(先秦)시대 저명한 음악가인 사광(師曠)어려서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해가 돋아 오를 때의 햇빛과 같고, 장성하여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해가 중천에 오를 때의 햇빛과 같으며, 노년에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촛불을 밝혀 밝게 하는 것과 같다”(1)고 했다. 캄캄한 어둠 속을 그냥 가는 것보다는 촛불을 들고 가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끝없이 공부하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책은 언제나 나오자마자 보내주시는데, 독후감은 늘 늦다.(2021. 5.15, 월간바다낚시, 안국진)

1. 說苑 建本, 少而好學 如日出之陽 長而好學 如日中之光 老而好學 如炳燭之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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