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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토요 시사

호랑이 사법부가 되라.

by anarchopists 2020. 1. 2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2/20 05:56]에 발행한 글입니다.


호랑이 사법부가 되라.

2010년 경진(庚辰)년의 새아침이 시작되었다. 음력으로 운수가 돌아가는 이치로 보면 이번 2월 14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경진년이라 하겠다. 60년만에 맞이하는 백호랑이 해라고 해서 다들 기대가 크다. 그런데, 이 나라에 호랑이가 있는가? 호랑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늑대나 여우소리들만 요란하다. 최근의 세종시문제, PD수첩사건에 대한 판결 등에 대한 소리들은 무슨 소리인가? 다들 승냥이, 여우들 소리다. 호랑이가 이럴 때 소리를 지르면 어쩔까? 승냥이,여우, 늑대 등은 다들 오금저리고 대피하리라.

이 나라는 본래 호랑이같은 사람들이 살아왔던 곳이다. 백두산자락, 태백산자락에도 지리산의 계곡언덕가에도 호랑이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살았었다. 호랑이 같은 아버지, 호랑이 선생님들이 있어서, 그 수 많은 수난 속에도 지금까지 그 혼을 이어온 것이다. 그 당시 승냥이나,여우같은 이들도 그래도 호랑이같은 사람들을 두려워하면서도 존경하였다. 그런데, 이제 호랑이들이 자취를 감추었고 이제는 얼마남지 않은 호랑이들도 그 싸움에 병들고 늙어서 이빨빠진 상태다. 그간 호랑이들은 그 민주화를 위한 장정에 피를 흘렸다. 사냥 후의 과실은 누가 먹고 있는가? 늑대나 여우,승냥이 같은 녀석들이다. 이제는 늑대, 승냥이들이 떼를 지어 병들고 늙은 호랑이를 공격하고 있다.

최근에 눈이 엄청 왔다. 다시 호랑이들이 살 환경은 되었다면 비약인가? 역시 호랑이는 여름에는 울창한 산림속에 있고, 한 겨울에는 눈쌓인 산에서 살아가야 제격이다. 호랑이같은 사람을 비유해 보면, 호랑이 같은 사람들이 사람들속에 있어야 똑바로 된다. 젊은 호랑이 한 마리라도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면 떼지어 살아가는 저 승냥이,늑대도 피하고 도망간다. 본래가 그렇게 되어 있다. 호랑이들이 소리를 질러서 경진년은 그래서 격동의 해였던가? 멀리는 1170년 고려 때 정중부를 비롯한 무신들의 정변, 가까이는 1950년 6.25 한국전쟁은 경진년 호랑이해가 격동의 해가 될 것을 보여준다. 2010 경진년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젠, 다시 민주를 넘어 민중앞에 서야 한다. 이나라는 호랑이가 사실 민중의 수호신이었다. 이나라 명산에 가보면 산신각에 산신령과 호랑이가 함께 있다. 호랑이 자체가 아닌 호랑이 정신을 이 나라사람들이 추구해오고 사모해 온 것이다. 이 나라는 그간 압제를 넘어 그간 민주(民主)로 가는 길을 해왔다. 의사결정을 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이 민주 아닌가? 이것 해 볼려고 그 과정에 수많은 아리랑고개를 넘어서 왔다. 역사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뿌렸고, 그 피를 먹고 이 나라는 왔다. 이제 2010년에서는 어디로 가야 하나?

민중이다. 다시 민중이다. 사람들은 민중하면 무슨 좌파적인 것이라 단견을 보인다. 민중은 적어도 그런 것이 아니다. 민중은 사람이다. 본래사람, 맨사람인데 무슨 左가 있고, 右가 있겠는가? 있다면 중(中)이지 민중은 어디만 찾아 편들고 그런 것 아니다. 사람답게 살자고 소리칠 뿐이다. 다들 사람이고 사람 소리내면서 살자는데 왜 그런가?


민주를 넘어 민중 앞에 서야하는 것은 사람끼리 같이살기 위해서다. 민주 가지고는 같이살기 힘들다. 민주를 넘어서 민중이 되어야 그 의사결정이 사람, 민중앞에 서는 의사결정이 되어서 참 민주가 되기 때문이다. 그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내야 한다. 혼자 내면 되는가? 혼자 내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조직으로 칭칭 감겨진 현 사회에서는 왕따 시키는 분위기다. 그래서, 같이 내야 한다.

다들 현재 살아가는 살림살이가 힘든 연유가 무엇인가? 다들 내 부엌의 살림살이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같이살기는 별거 아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이곳이 사람사는 곳이라고 소리질러야 한다. 1970년 전태일이 "나도 사람이오" 하고 분신하였던 것을 잊었는가? 각자의 일터에서 '나도 사람이오' 하는 소리를 내자. 요즘에 이것이 쉽지는 않다. 왜냐면 그러면 일단 소리 지른 사람이 손해 보니까? 그래서 다 함께 같이 소리를 내야 한다. 누구부터 할까? 많이 배운 녀석들부터 해야지 누가 할 것인가? 어디 가서 제 소리도 내지 않고 지식인 행세하지 말아라.

요즘 다들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취직할려고 난리다. 이유가 별거 없다. 소리 지르지 않아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월급 제 때 주지, 때가 되면 인상되지, 연금 나오지, 정년보장 되지, 그래서 다들 공무원을 부러워한다. 공무원은 그런데 봉사자다. 누구를 위한 봉사자인가? 헌법상에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라고 하지만 사실 이 땅에 사는 사람, 민중을 위한 봉사자이다. 공무원은 국회의원, 장관, 동사무소의 주임,기능직 공무원도 다들 공무원이지만 검사나 판사도 공무원이다. 가장 엘리트가 모였다는 지금도 계속 모이고 있는 최근의 사법부가 왜 이렇게 신뢰를 얻지 못하는가?

한마디로 대법관,법원장들의 고위법관들의 로펌(Law Firm))행이다. 제발 이제 고위법관들 정신차려야 하리라.  법관이 나도 사람인데 하면서 로펌가 면 일단 그간의 판결에 대하여 양심이 살아 숨쉬었던 판결이라고 누가 인정할 것인가?  이 나라 민중들의 최고의 지처가 어딘가? 법관이다. 사법부가 그간 민주화를 위한 여정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이젠 사법부도 민주를 넘어 헌법9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헌법 10조의 평등권에 대하여 더 숙고하여야 한다. 그것이 민주를 넘어 사람앞에 바로 서는 사법부가 되고, 이 나라 민중의 무등테움을 받을 수 있는 사법부가 되리라 본다. 사법부는 그래야 된다. 돈과 권력 앞에 당당하자. 호랑이 검사, 호랑이 판사를 이 땅의 민중들이 원한다. 그러다 보면 정치인도 호랑이 같은 사람들이 나오게 되라라. 경진년에는 함께 호랑이농사를 지어보자.

박종강 변호사님은
사법고시 33회 출신이다. 법률사무소 “민중”에 소속되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론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한세병인권변호단,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기자, 한국소비자보호원 소송지원단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제도권의 로스쿨에 반대하여 빙송통신 로스쿨(민중로스쿨)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 함석헌학회 감사직을 맡고 있으며 새물결포럼, 함석헌평화포럼에도 관여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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