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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말씀

함석헌의 비폭력혁명

by anarchopists 2020. 1. 2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6/25 08:33]에 발행한 글입니다.



[함석헌 선생님 말씀-4]

오늘의 주제
함석헌의 비폭력혁명을 생각한다.

함석헌 선생님은 세계평화와 비폭력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이제 세계가 하나가 되면 경쟁하려 해도 경쟁의 대상이 없고, 그때에도 경쟁을 장려하면 내분이 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역사의 역행입니다. 이래서 세계의 장래를 진실히 생각하는 사람 중에도 세계가 하나 되는 것을 창성 아니 하고 또 그렇게 될 수 없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세계가 정말 하나 되는데 실패하면, 그러면 인류의 장례가 어떻겠느냐 하면 그것은 누구나 같이 다 비관입니다. 이날까지 경쟁주의를 고조해 온 결과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만일 나라들이 이때까지 있던 철학을 가지고 나가면 전쟁은 어쩔 수없이 또 있을 터인데, 다시 전쟁이 일면 인류의 운명이 어떨 것인지는 이제 상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전쟁은 반드시 없어져야 합니다. 비폭력철학은 이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모든 폭력주의자들이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내세운 것은 생존경쟁은 자연법칙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생각이 근래는 달라졌습니다. 이미 있는 폭력주의를 변호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철학이지 생존경쟁이 결코 생물계를 지배하고 있는 법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면도 있지만 사실 생물의 생존발전의 원리가 되는 것은 경쟁보다는 도리어 서로 돕는 힘이라는 것입니다
.”(<비폭력혁명>, 저작집 제2권 《인간혁명》)

함석헌 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겨 본다. 과거에 인간은 경쟁하는 동물이었다. 그래서 개인은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싸웠고 형제끼리 싸워야 했다. 집단은 다른 집단을 이기기 위해 싸우고, 사회는 다른 사회를 이기기 위해 싸워야 했다. 마치 깡패집단이 다른 깡패집단으로부터 이권을 빼앗아 오기 위해 몽둥이와 무기를 들고 가 다른 깡패집단을 작살내듯이 말이다. 또 한 나라는 다른 나라를 이기기 위해 싸운다. 그것이 전쟁이다. 6.25가 바로 이것이 아니었던가.

개인과 개인이 경쟁하고 집단과 집단이 경쟁하고 사회와 사회가 경재하면, 잘난 자와 못난 자가 생긴다. 강자와 약자가 생긴다. 압박과 피압박이 생긴다. 지배와 굴종이 생긴다. 나라와 나라가 경쟁하면 강대국과 약소국이 생긴다. 종주국과 종속국이 생긴다. 여기서 제국주의가 생겼다. 제국주의는 전쟁명분을 만들기 위하여 약육강식론을 만들어 냈다. 폭력주의에서 나온 이론이 제국주의시대 약육강식론이다. 그리고 제국주의는 약소국을 비인간적으로 짓밟아 왔다. 이게 식민지이론이다.

이제 미래는 경쟁이 없는 시대다. 그래서 인간은 평화의 영장로 거듭나야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기 위해서는 경쟁이 아닌 평화여야 한다. 비폭력이여야 한다. 국가주의가 존재하는 한 국가끼리 경쟁은 필연이다. 경쟁은 곧 폭력을 낳는다. 제2의 6.25를 만든다. 지금의 핵무기를 둘러싼 남북경쟁이 그러한 기운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남북 경쟁은 폭력을 낳게 되고 폭력은 다시 전쟁을 낳고, 전쟁은 만물의 영장을 자멸로 이끈다. 그래서 국가주의는 없애야 한다. 국가주의가 없는 시대가 곧 도래 하게 되고 세계가 하나 되는 세상이 되리라는 것이 함 선생님의 생각이다.

이제 함 선생님의 이야기를 오늘의 우리사회에 되살려 보자. 지금 이명박 권력은 전근대적ㆍ제국주의적인 약육강식론에 입각한 정권 같다. 평화로운 촛불집회를 약자(사회의 주체, 약자)로 보고 마구 강자(시회의 객체, 경찰)를 투입하여 촛불 든 자들은 마구잡이로 패대고 내동댕이친다. 이것은 오늘의 민주주의사회에서는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분명 제국주의시대나 볼 수 있는 강자와 약자 사이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얼마 전(6. 21, 오전) 용산의 철거민 참살현장에서 천주교 사제단의 단식농성장에 붙여진 현수막을 경찰이 폭력으로 뜯어냈다.


이에 한 사제(이강서 신부)가 항의하였다. 그러자 관악방범순찰대 김 모 경위가 이 성직자의 팔을 뒤로 꺽은 채,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개 끌더니 허리춤을 잡아끌며 연행하였다. 이 모습이 인터넷 뉴스에 나왔다.(용산범대위 제공) 또 있다. 요 며칠 사이로 죽임을 당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연일 끊이지 않자. 시민단체(사회적 약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 노무현 대통령 추모 분향소를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사회적 강자)이 마구잡이 부수고 패대기쳤다.(6.24) 이 모습이 인터넷 뉴스에 올랐다. 이러한 강자에 속하는 경찰과 보수단체 들에 의하여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시민단체들이 핍박을 받는 일은 제국주의시대나 있을 법한 일이다. 오늘날 개인의 자유가 최대로 보장된 민주주의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장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폭력은 없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모든 권력은 국민(시민)으로부터 나온다. 어떠한 권력도 힘으로 그들의 주장과 생각을 말살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오늘의 이명박 권력은 모든 정책을 강자와 약자의 대결, 가진 자와 없는 자와 대결, 잘난 자와 못난 자와의 경쟁, 진보단체와 보수단체의 대결로 몰고 가고 있다. 이러한 대립과 경쟁논리는 결국 폭력을 부른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경쟁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함 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있자니, 우리 사회가 너무 대립과 경쟁논리로만 몰입해 가는 개판사회 같아서 눈물이 앞을 가린다.(2009. 6.25, 취래원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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