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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말씀

모든 강자는 반드시 망한다.

by anarchopists 2020. 1. 2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6/24 08:31]에 발행한 글입니다.



[함석헌 말씀-3]
오늘의 주제
모든 강자는 반드시 망한다.

함석헌 선생님이《씨알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강자라는 것은 제 살 생각만 하는 것입니다. 전체를 떠나 저란 것이 없는데, 제 생각만 하기 때문에 생명의 부드러운 기운이 거기 가지 않습니다. 이른 바 없는 자에게서는 있는 것까지 뺏는다는 것입니다.

강하다는 것은 사실은 하늘의 벌인데 사랑의 마음을 무시한 마음은 그런 줄을 모르고 그것을 점점 제 잘난 것으로 알고 교만해집니다. 그래서 모든 강자는 반드시 망했습니다. 그리고 역사의 주인은 부드러운 씨알이 됩니다.....”
(<눈을 들어 산을 보라> 저작집 제9권 《씨알에게 보내는 편지 2》)

함석헌 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겨 본다. 함 선생님은, 인간을 강자=권력과 약자=씨알로 구분해 보였다. 강자는 강철과 갑옷과 같이 딱딱한 기운을 가진 존재이고 약한 자는 흐르는 물처럼 부드러운 기운을 가진 존재이다. 딱딱한 기운은 곧 교만으로 나타나고 부드러운 기운은 사랑과 겸손으로 나타난다. 교만은 자기가 잘 나서 강한 줄 알지만. 겸손은 그렇지 않다. 강한 자는 자기 이익에 충실하나, 약한 자는 이웃과 더불어 이익을 나눈다. 강한 자는 제 이익을 약한 자에게서 취하는 사악함을 가지나, 약한 자는 사악한 이익을 결코 취하지 않는다.

강함은 소수의 권력을 가진 자의 것이고, 약함은 다수의 권력을 안 가진 씨알의 것이다. 강한 자는 권력을 통한 사악한 이익을 생각하지만 약한 자는 먹고 살기 바빠서 이익을 생각할 틈도 없다. 그러나 노동은 강하고 강탈은 약한 거다. 강탈은 생명이 짧으나 노동은 생명이 길다. 강자는 자신만 살고자 하나, 약자는 부드러움으로 남과 더불어 살고자 한다.

이 이야기를 다시 우리의 현실에다 대입해 보자. 이명박 정권은 권력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한다. 그래서 사악한 기운을 가진 강자에 속한다. 그래서 착한 약자인 씨알들은 부드러운 기운으로 이명박의 강함을 녹여 주려 한다. 다 함께 살기 위함이다. 그러나 강한 권력은 부드러운 기운이 깃든 촛대를 매일 자른다. 그래도 씨알은 오늘도 촛불을 켜는 부드러움을 보인다.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녹이고자 함이다. 강한 자의 교만을 녹이자는 뜻이다.

씨알들은 안다. 이명박 권력이 강하게 밀어붙이는 4대강 살리기가 얼마나 위험한 기운인지를. 이명박 권력이 노리는 수구권력의 장기집권계략이 얼마나 무서운 사악한 기운인지를. 이명박 권력이 연일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북한에 관한 군사보도와 핵실험ㆍ미사일발사 등을 보도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를. 이명박 권력이 이 나라 금수강산을 쥐 굴 파듯이 쑤셔놓는 공사들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그래서 씨알들은 부드러운 기운으로 강한 권력의 위험한 기운과 사악한 기운을 녹이려 한다. 오늘도 씨알들은 촛불을 든다. 부드러움의 표시다. 사악한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다.

함석헌은 말한다. 역사의 주인은, 부드러운 기운을 가진 씨알이다. 강자가 아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역사는 주인의 품으로 돌아온다. 잠시 역사가 사악함에 홀려 강자 편에 섰다가도 결국은 제 주인인 씨알에게 돌아온다. 이명박 권력은 알아야 한다. 지금 강하다고 하여 그것이 오랜 세월 강한 게 아님을. 강철도 부드러운 흙 속에 들어가면 녹이 쓸고 제 생명을 다한다. 갑옷도 부드러운 칼끝에 찔려 제주인의 목숨을 잃게 한다. 목숨을 잃지 않고 오랜 생명을 영유해 가는 존재는 부드러운 기운을 가진 씨알들뿐이다.

지금 이명박 권력은 강함을 자랑하며 교만을 떨지만. 교만에 빠진 강함은 사망을 낳는다. 이제 이만치서 강함의 교만을 떨치고 씨알의 부드러운 기운을 겸허히 받았으면 한다. 씨알이 밝히는 부드러운 촛불에 강자의 강철로 된 지휘도(指揮刀)를 녹이는 게 현명함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2009. 6.23 취래원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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