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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은 말한다. -제발 퇴보적 사고를 하지마라

by anarchopists 2019. 10. 2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5/01/12 10:34]에 발행한 글입니다.


함석헌은 말한다.-
제발 퇴보적 사고를 하지마라.-

최근에 대한민국의 교육담당 수장(首長)이 이상한 발언(“역사를 3가지, 5가지로 가르칠 수 없다. 학생들을 채점하는 교실에서 역사는 한가지로 권위 있게 가르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을 하였다.(2015. 1.08,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의 말은 퇴보적인 발언이다. 비정상적인 발언이다. 교육담당 수장의 발언이 이러할 진데 그가 속해 있는 여당 권력과 정당 사람들의 사고는 어떠할지 가히 짐작이 간다. 이는 분명 역사(한국사)교과서의 국정화(國定化)화 발언이다. 이런 발언은 희망을 주는 발언이 아니라, 불행을 주는 발언이다. 대한민국 교육담당 수장의 퇴보적 발언은 분명, 수구세력들이 권력의 영속적 장악을 위한 음모요, 낡은 생각으로 생각된다.

함석헌은 이렇게 말했다. “달라졌습니다. 세상이 그전 세상이 아닙니다. 생물학, 사회학, 인류학의 연구에 따라 세상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고 복잡한 것임이 자꾸 알려집니다. 이 때문에 사람이 전의 사람이 아니고, 하는 생각과 일이 전의 것이 아닙니다....그런데 이제 지질시대의 커다란 파충류 같은 큰 나라라는 것들을 보고 세상이 늘 그것들이 세상이려니 해서 그 다리 밑에서만 꿈지럭거리고 있는 것은 어리석고 가엾은 일입니다. 새 생각을 해야 할 것입니다.”(《함석헌저작집》 13, 한길사, 2009, 113쪽)

헌법재판소조차 다음과 같이 판결한 적이 있다. 1992년에 “교과서의 국정제도는 국가가 교과서를 독점하는 체제이니만큼 검·인정제도보다도 훨씬 교과서 발행방법이 폐쇄적이라 할 수 있고, 그것이 개방되고 있는 자유발행제도와 비교할 때”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국정제도보다는 검·인정제도를, 검·인정제도보다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것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이념을 고양하고 아울러 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예컨대 국사의 경우 어떤 학설이 옳다고 확정할 수 없고 다양한 견해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역사·역사교육 연구자 선언》, 2015.1에서 따옴)



그럼에도 현재의 정권을 잡은 수구적 여당세력들은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음모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권력을 독점화하려는 음모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권력의 영속적 장악음모는 박정희 독재 때도 그랬지만, 이명박 때부터 시작되어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병박이 권력을 잡은 이후 권력독점화 음모는 종합편성채널(종편) 허가와 함께 언론 장악이었다. 그리고 선거개표의 교묘한 이용이었다. 그 결과, 종편을 통한 언론장악 음모는 성공했고 권력의 독점적 승계도 이루어졌다. 권력승계에 성공한 박근혜 정권도 이명박에 이어 나라사람들의 사고를 독점하려는 음모를 꾀하고 있다. 히틀러식 획일적 사고의 주입을 해보려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증거가 지난해부터 여당세력들이 꾸준히 추진해 온 역사교과서 국정화 음모다.

이들 여권세력의 속셈은 국민(국민이라는 말은 주체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닌, 노예적 존재를 의미하는 말임. 그래서 우리 헌법에 국민이라는 말 대신 주체적인 나라사람이라는 의미를 갖는 다른 용어로 바꾸어 넣어야 한다)을 진짜 권력의 종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 일환이 이병박의 언론장악이었고 이번 정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음모다. 이미 “아니면 말고‘식 언론장악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강탈한 여당세력들은 이제 나라사람들의 정신(精神)마저 ‘강탈’하려고 한다. 국민 사고의 획일화 음모다. 지금의 역사교과서는 발전적으로 진화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역사교과서가 많다. 말을 바꾸어 말하면, 그럼에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퇴보적으로 역사교과서를 개악(改惡)하여 나라사람들의 지적 수준을 과거로 돌려놓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그 배경은 나라권력을 영구적으로 독점하자는 수작이 숨어있다는 의심도 든다.

어느 힘없는 시민이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 000가 미워도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내가 이 나라 국민이기에 그리합니다./힘없는 백성은 나라가 번성하길 기원하는데/ 권력을 가진 도적놈들은 겉으론 나라를 위하는 척하면서 도적질을 하죠/ 가진 것이 없는 백성은 나라에 의지하지만, 도적놈들은 외세에 의지해서 도적질을 합니다.” 이에 의하면, ‘힘없는 정의’를 가진 시민들은 나라 권력을 쥔 사람들을 도적놈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도적질은 정당한 방법, 진솔한 수단, 정직한 마음이 아닌 것을 말한다. 나라권력을 비민주적인 방법과 수단, 그리고 정직하지 못한 방법 수단, 비열한 심보를 갖고 차지하려는 자들을 말한다.

권력을 잡은 자들을 이렇게 죄다 도적놈으로 표현한 한 ‘힘없는 시민’의 글은 이명박 이래 권력을 쥔 자들의 행태에서 보인다. 저들은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 이것은 “권력을 쥐기 위한 필요악”이다. “정치를 하다보면 나타나는 필요악”이라고. 이 ‘필요악’이라는 말은 이제 낡은 사고이다. 세상은 발전적으로 진보하고 진화하고 있는데 아직도 퇴보적인 사고를 하고자 하는 정치권력을 쥔 무리들이 있다면 이 나라의 앞날은 암담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행태로 보았을 때, 이 나라 여당세력들은 분명 보수도 아닌 수구다. 수구세력은 ‘혁신’(革新)이라는 말을 쓸 자격이 없는데도 그 혁신이라는 말을 부끄러움 없이 쓰고 있다. 사회개혁을 가장하려는 허튼 수작이다. 나라사람을 기만하는 수작이다. 게다가 빨강색을 쓰지 못하게 했던 아버지의 딸이 버젓이 빨강색으로 겉을 포장한 것도 색깔로 나라사람들의 마음을 흘리게 하는 수작이다. 이 모두가 기만이다. 이런 사람들이 이제는 나라사람들의 생각을 하나로 강제하려 한다. 이것은 아니다. 이제 그만 거짓을 벗고 바르게 살면 안 되겠나. 권력이 그렇게 좋은가. 어느 힘없는 정의를 부르짖는 한 시민의 말처럼 ‘권력도적질’이 그렇게 좋은가. 제발 퇴보적인 사고는 말기를 바란다.

전에도 말했지만, 인간은 역사적 동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의 과거는 미래를 향한 꾸준한 움직임 속에서 계기적 발전을 통해 현재로 이행해 왔고 현재는 다시 계기적(繼起的)인 발생→발전→소멸(發生→發展→消滅)의 과정을 통해 미래를 창조해 간다. 따라서 현재의 역사교과서는 우리 시대(현재)의 관점에서 보되, ‘미래세계의 인간형(人間型)’에 대한 교훈(국가주의나 정부지상주의가 아닌, 자유와 평등, 평균과 평화로운 개인과 사회를 지향하는)을 염두에 두고 써져야 한다. 이탈리아의 역사가 크로체(Enedetto Croce, 1866~1952)가 말했듯이 “역사란 현재적 삶의 유래를 밝혀주는 중요한 단서이다”, “모든 역사는 현재(미래를 향한)의 역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역사의 수정논의가 진보적 미래발전을 향함이 아니고 현재의 권력유지를 위한 역사교과서 개정 속셈이라면 안 될 말이다. 나라의 발전에 해가 되는 퇴보적 사고는 이제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2015. 1.11 새벽, 취래원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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