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5/04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우리 경찰의 황당한 민간인 사찰의 예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경찰에서 상부의 눈치를 보았는지, 알아서 판단한 건지, 아니면 지시를 받았는지, 눈을 번득이며 사회운동하는 이를 사찰합니다. 그 방법이 치졸하고 비윤리적입니다. 당한 이의 황당함을 들으며 실태를 파악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박병상) 다음이 채식이라는 사람이 겪은 이야기입니다.
금방 제 생에 최고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 번호로 온 전화는 곧 형사에게 연결되었습니다. 부산 북부경찰서 정보과 형사 이 아무개씨가 부산 고향집으로 찾아가 저의 안부?를 물은 것입니다. 제가 없으니 어머니와의 대화 후 저에게 전화를 한 것이구요.
그곳에 찾아간 이유, 저에게 묻는 것은 바로 "울진 기공식에 또 갈거냐?"는 것이었습니다. 말문이 막혔습니다. 얼마 전 영덕 핵발전소 주민설명회 때 경찰서로 연행되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저는 울진 기공식에 대한 대답은 미룬 채,
... "아니 지금 거기가 어디라고 간 거에요?! 지금 저 대놓고 사찰하시는 거에요?! 부모님 이용해 저를 압박하시는 건가요?!"
등 흥분해 소리쳤습니다. 그는 부모님께 충분히 설명을 했다면서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거기 간 것도, 거기 가는 걸 막기 위한 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그곳에 간 것만으로도 부모님은 엄청나게 놀랐을 겁니다. 집에 형사가 찾아오는 일이 평생에 몇 번이나 될까요. 안 그래도 집회 같은 곳에 가는 걸 싫어하시고 무서워하시는 부모님이거든요.
"그곳에서 빨리 나가세요!" 거듭 말했습니다. 울진이나 영덕이나 그곳에서 반대를 외치는 건 제 자유라고. 그도 그건 전혀 문제가 아니라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전화를 끊고 나서 낯선 번호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방금 전 통화했던 그 형사더군요. 황당하게도 그는 저와 같은 부대출신이라고 하더군요. 어머니가 말을 한 것 같았습니다. 반가워서 다시 전화했다고.
"제가 그 부대 들어갔을 땐 정신교육을 워낙 철저하게 시켜서 다른 쪽으로는 생각을 못했는데, 그 부대 출신이 환경운동을 하는걸 보니 신기하네요."
젠장. 같은 부대 출신이라니! 급 마음이 풀어지는 게 저도 학연·지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더군요. 마음을 가라앉힌 상태에서 형사에게 말했습니다. "그래도 이러는 건 아니죠. 자식 마음 아실 텐데요?"
형사는 "앞으로 절대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사과하겠습니다. 다음에 부산 오면 이 번호로 연락주세요. 부대 선후배 술이나 한잔합시다." 라며 전화를 마무리 짓더군요.
어머니와 통화해보니, 영덕에서 무대에 올라가 '너무 심하게'했었다는 얘길 했다더군요. 그냥 함께 걱정하는 차원에서 '젊을 때 한 번 찍히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도. 어머니도 집회에 참석하는 게 '그게' 걱정이 된다면서 웬만하면 가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평소에도 그런 말씀을 늘 하시는 터라 그제사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형사가 집에서 한 말은 '부모님이 늘 걱정하는 만큼'만 얘기한 것이죠. 아마 부모님은 심하게 동조했을 겁니다. 하여튼 이번 형사의 가정방문?은 심하게 잘못된 것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겠습니다.(2012. 5.4, 패이스 북, 박병상님의 글에서)
* 위 사진은 오마이뉴스(2012.4.28)에서 따온 것임
불법 민간사찰이 아직도 있나
우리 경찰의 황당한 민간인 사찰의 예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경찰에서 상부의 눈치를 보았는지, 알아서 판단한 건지, 아니면 지시를 받았는지, 눈을 번득이며 사회운동하는 이를 사찰합니다. 그 방법이 치졸하고 비윤리적입니다. 당한 이의 황당함을 들으며 실태를 파악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박병상) 다음이 채식이라는 사람이 겪은 이야기입니다.
금방 제 생에 최고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 번호로 온 전화는 곧 형사에게 연결되었습니다. 부산 북부경찰서 정보과 형사 이 아무개씨가 부산 고향집으로 찾아가 저의 안부?를 물은 것입니다. 제가 없으니 어머니와의 대화 후 저에게 전화를 한 것이구요.
그곳에 찾아간 이유, 저에게 묻는 것은 바로 "울진 기공식에 또 갈거냐?"는 것이었습니다. 말문이 막혔습니다. 얼마 전 영덕 핵발전소 주민설명회 때 경찰서로 연행되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저는 울진 기공식에 대한 대답은 미룬 채,
... "아니 지금 거기가 어디라고 간 거에요?! 지금 저 대놓고 사찰하시는 거에요?! 부모님 이용해 저를 압박하시는 건가요?!"
등 흥분해 소리쳤습니다. 그는 부모님께 충분히 설명을 했다면서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거기 간 것도, 거기 가는 걸 막기 위한 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그곳에 간 것만으로도 부모님은 엄청나게 놀랐을 겁니다. 집에 형사가 찾아오는 일이 평생에 몇 번이나 될까요. 안 그래도 집회 같은 곳에 가는 걸 싫어하시고 무서워하시는 부모님이거든요.
"그곳에서 빨리 나가세요!" 거듭 말했습니다. 울진이나 영덕이나 그곳에서 반대를 외치는 건 제 자유라고. 그도 그건 전혀 문제가 아니라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전화를 끊고 나서 낯선 번호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방금 전 통화했던 그 형사더군요. 황당하게도 그는 저와 같은 부대출신이라고 하더군요. 어머니가 말을 한 것 같았습니다. 반가워서 다시 전화했다고.
"제가 그 부대 들어갔을 땐 정신교육을 워낙 철저하게 시켜서 다른 쪽으로는 생각을 못했는데, 그 부대 출신이 환경운동을 하는걸 보니 신기하네요."
젠장. 같은 부대 출신이라니! 급 마음이 풀어지는 게 저도 학연·지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더군요. 마음을 가라앉힌 상태에서 형사에게 말했습니다. "그래도 이러는 건 아니죠. 자식 마음 아실 텐데요?"
형사는 "앞으로 절대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사과하겠습니다. 다음에 부산 오면 이 번호로 연락주세요. 부대 선후배 술이나 한잔합시다." 라며 전화를 마무리 짓더군요.
어머니와 통화해보니, 영덕에서 무대에 올라가 '너무 심하게'했었다는 얘길 했다더군요. 그냥 함께 걱정하는 차원에서 '젊을 때 한 번 찍히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도. 어머니도 집회에 참석하는 게 '그게' 걱정이 된다면서 웬만하면 가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평소에도 그런 말씀을 늘 하시는 터라 그제사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형사가 집에서 한 말은 '부모님이 늘 걱정하는 만큼'만 얘기한 것이죠. 아마 부모님은 심하게 동조했을 겁니다. 하여튼 이번 형사의 가정방문?은 심하게 잘못된 것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겠습니다.(2012. 5.4, 패이스 북, 박병상님의 글에서)
* 위 사진은 오마이뉴스(2012.4.28)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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