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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한미FTA의 타결과 오바마 '감사'의 의미

by anarchopists 2020. 1. 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12/07 10:04]에 발행한 글입니다.


한미FTA의 타결과
오바마 ‘감사’의 의미

동북아 질서가 ‘천천히’에서 ‘급하게’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것은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국력의 신장 때문이다. 이에 미ㆍ일 자유주의동맹세력과 중ㆍ러의 사회주의동맹세력이 동북아의 패권을 둘러싸고 물밑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한국을 중국 견제의 교두보로 삼으려 할 것이고, 중국은 미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할 수단으로 한반도(북한)를 이용하려 할 것이다. 이렇게 한반도는 21세기 동북아 질서 개편의 중요한 지정학적 중심에 서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경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논리에 따른 지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한국이 중국과 FTA 협상을 함으로써 동북아시아에 나타날 ‘중국의 위험’을 사전에 막아보려는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곧 중미FTA가 협상되고 타결되면, 한국경제의 중국의존화와 이에 따른 정치적 상호부조는 필연적이 된다. 또한 중국 중심의 다자주의적 지역통합이 일어나면 일본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시대상황이 한미FTA의 조속타결을 하게 된 동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제 한미FTA 타결 배경을 먼저 보자.

미국은 해방 이후 한국경제의 대미종속화를 추진하였다. 그것이 1950년대 안보를 빌미로 한 일방적 경제원조였다. 이후 미국은 한국의 반공안보를 강요하면서 경제적 밀착관계를 강요하였다. 여기에서 한국의 정치 및 경제 관료들마저 친미반공세력이 되어 한국경제를 미국에 종속시키는 경제정책을 계속 추구하여왔다. 이에 미국은 한국에 대한 안심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화가 급진전 되면서 국가별 경제국경선이 무너지고 세계경제가 단일시장으로 통합되는 추세가 가속화되었다. 이 결과로 동아시아에서도 미국을 배제한 ‘한중일지역경제협력체’(BESETO, 1993 제기)의 추진하자는 담론이 일기 시작되었다. 이러한 동북아시아의 무역블록화 추진은 동북아에서 패권을 계속 행사하려는 미국에게는 대단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미국은 2006년 이전부터 한국에게 한미FTA를 강요해왔다. 그러면 FTA의 속성이 무엇인지를 보자.

자본주의는 원래 태생적으로 독점이라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이 모순은 전쟁과 다툼을 재생산한다. 그 결과가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이 일어났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자기모순을 재생산하면서 정치권력과 밀착하여 자멸을 막기 위한 정치적 지원부대를 요청한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자유무역체제이다. 자유무역체제를 규정한 것이 이른바 이다. 이후 자본주의는 계속하여 정치권력과 밀착하면서 자멸을 막기 위한 지원부대로 IMF(국제통화기금, 1947)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상징인 WTO(세계무역기구, 1995)를 만들어냈다. FTA(자유무역협정)도 이 결과로 나왔다. FTA는 한 마디로 “큰 자본이 작은 자본을 먹자”는 약속이다. 국가경제수지가 비등한 관계가 아닌 한 주변부자본주의 국가는 중심부자본주의 국가에게 자본적 흡수 내제는 자본침략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게 자본의 법칙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권은 작은 자본(한국)으로 큰 자본(미국)과 FTA를 타결을 서둘렀다. 그러면 한미FTA 타결이 주는 결과는 어찌 될 것인지를 예측해 보자.


첫째, 한미FTA의 타결은 대미경제 종속화의 심화와 자발적 경제식민지로 전락을 의미한다. 미국이 한미FTA 협상을 서두른 목적은 “관세철폐에 목적을 두고 무역의 흑자를 추구”하는 데 있었다. 관세가 없어지면 미국의 물건이나 한국의 물건이나 똑같은 조건에서 소비자 앞에 서게 된다. 그 때에 당연히 질 좋고 값도 싼 생산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ㆍ반도체 등은 이미 저관세 품목이기 미국시장에서 경쟁력 향상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 밖의 의약품, 스크린쿼터, 낙농품도 미국과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 등에서 어제의 한미FTA 타결은 대미경제종속화의 심화와 이에 부속하여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리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어제 타결된 한미FTA 내용을 보면 정부에서 선전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의 조건은 빈약하고 미국의 조건만 풍성하다는 느낌이다. 이것은 한국과 미국 두 나라 국민들의 ‘자유의지’에 의한 평등한 조약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어리석은 약소국이 자비로운 척하는 강대국”에게 승리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FTA협상의 본질이다. 그 전형이 한미FTA 타결에서 나타났다. 결국 한국은 지금까지 미국에 대한 자발적인 정치ㆍ군사식민지도 성이 안 차서, 한미FTA의 자진타결을 통하여 경제식민지까지 헌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국이 한미FTA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롭 포트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말했듯이 "미국의 대외FTA 협정 협상의 기준은 농업이라"고 말했듯이 한국은 군사주권에 이어 식량주권마저 미국에 내주는 결과를 자초하였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둘째, 한미FTA의 타결은 중국, 북한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면서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리라는 전망이다. 앞에서 거론한 ‘동아시아경제통합’ 논의에 미국이 적극 참여하려는 저의는 중국에 대한 겨냥에 있다. 이는 영국의 유력 경제지인 《파이낸션 타임스》(Fiancial Times)가 보도한 내용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세계 10위 경제국인 한국과 미국의 FTA 협상은 아시아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중국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미국정부의 전략 일환”이라
고 했다.(2006. 2.3) 따라서 한미FTA의 타결은 앞으로 미국이 한반도의 남한정부를 이용하여, 경제적으로 대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군사안보적으로 대중국 견제의 전초기지를 마련하리라는 전망이다. 이 결과는 곧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동맹세력과 미일을 중심으로 자유주의 동맹세력간의 힘 겨주기가 한반도에서 전개되리라는 추측을 가능케 해준다. 곧 중국은 북한과 합동군사훈련을, 미국은 한국과 연합군사훈련을 서로 강화하면서 충돌하게 되리라는 추측이다. 그렇게 되면 19세기 근대화과정에서 있었던 청일전쟁(1984~85)과 러일전쟁(1904~05)의 결과처럼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반도가 입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왜 한미FTA가 타결되고 나 곧바로 외교적 관례를 깨면서까지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한국 대통령 이명박에게 ‘감사’하다고 했는지를 곱씹어보게 한다. 이제 남은 것은 국회비준이다. 국회비준에 앞서 시민들은 한국정부의 일방적ㆍ굴욕적 한미FTA 타결을 반대해야 한다. 그래서 국회로 하여금 이를 비준치 못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2010.12.7., 취래원 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 본문 안의 사진은 인터넷 네이버에서 따온 곳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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