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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한미 한중FTA,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by anarchopists 2019. 11. 2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1/10 06:42]에 발행한 글입니다.


한미FTA와 한중FTA,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이명박이 대통령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1.9) 명분은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방문이다. 정상회담의 주제는 한중FTA 협상이 될 모양이다. 이제 분명해진 것은 한국이 FTA경제체제로 질주한다는 점이다. 이를 기하여 FTA체제(특히 한미FTA)의 독소에 대하여 살펴보자.

21세기에 들어와 동북아 질서가 ‘천천히’에서 ‘급하게’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것은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국력의 신장 때문이다. 이에 미ㆍ일 자유주의동맹세력과 중ㆍ러의 사회주의동맹세력이 동북아의 패권을 둘러싸고 물밑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서 한반도가 19세기 근대화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강대국의 패권싸움에 먹잇감이 되었다. 이미 미국과 일본은 한국을 중국 견제의 교두보로 삼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할 수단으로 한반도(북한)를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한반도는 21세기 동북아 질서 개편의 중요한 지정학적 중심에 서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경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논리에 따른 지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한국이 중국과 FTA 협상을 함으로써 동북아시아에 나타날 ‘중국의 위험’을 사전에 막아보려는 전략적 의도에서 한중FTA협상을 지연시키면서 한미FTA를 서둘러왔다. 그 결과로 한미FTA가 날치기 국회비준을 거쳐 발효(3월 말?)를 얼마 안 두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일제 노예상태로부터 해방된 이후 한국경제의 대미종속화를 추진해 왔다
. 그것이 1950년대 안보를 빌미로 한 일방적 경제원조였다. 이후 미국은 한국의 반공안보를 강요하면서 경제적 밀착관계를 강요하였다. 이에 한국의 주체적이지 못한 관료들은 친미반공세력이 되어 한국경제를 미국에 종속시키는 경제정책을 적극 추진하였다. 이와 함께 미국은 중국의 남하정책을 막는 방파제로서 한국을 반공국가로 만들었다. 그리고 안보를 빌미로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군사적 식민지화했다.

그러나 세상의 논리는 진화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화가 급진전 되었다. 그러면서 국가별 경제국경선이 무너지고 세계경제가 단일시장으로 통합되는 경제질서가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선상에서 동아시아에서도 미국을 배제한 ‘한중일지역경제협력체’(BESETO, 1993 제기)를 추진하려는 담론이 일었다. 이러한 동북아시아의 무역블록화 추진은 동북아에서 패권을 계속 행사하려는 미국에게는 대단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이에서 미국은 한국에 한미FTA를 강요하게 되었다.(2003.8) 그러면 자본주의와 FTA의 속성을 알아보자.

자본주의는 원래 태생적으로 독점이라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이 모순은 전쟁과 다툼을 재생산한다. 그 결과가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이 일어났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자기모순을 재생산하면서 정치권력과 밀착하여 자멸을 막기 위한 정치적 지원부대를 요청한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자유무역체제이다. 자유무역체제를 규정한 것이 이른바 이다. 이후 자본주의는 계속하여 정치권력과 밀착하면서 자멸을 막기 위한 지원부대로 IMF(국제통화기금, 1947)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상징인 WTO(세계무역기구, 1995)를 만들어냈다. FTA(자유무역협정)도 이 결과로 나왔다.

FTA는 한 마디로 “큰 자본이 작은 자본을 먹자”는 약속이다. 국가경제수지가 비등한 관계가 아닌 한 주변부자본주의 국가(아시아 아프리카 등)는 중심부자본주의 국가(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게 자본적 흡수 내제는 자본침략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게 자본의 법칙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권은 작은 자본(한국)으로 큰 자본(미국)과 FTA 타결을 서두르더니 끝내는 날치기로 비준을 밀어붙였다. 그러면 한미FTA 발효가 한국사회에 어떤 결과를 줄 것인지를 살펴보자.

첫째, 대미경제종속화의 심화와 한미동맹은 더욱 강화된다. 미국이 이제까지 한미FTA 비준을 서두른 목적은 “관세철폐에 목적을 두고 무역의 흑자를 추구”하는 데 있었다. 관세가 없어지면 미국의 물건이나 한국의 물건이나 똑같은 조건에서 소비자 앞에 서게 된다. 그 때에 당연히 질 좋고 값도 싼 생산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ㆍ반도체 등은 이미 저관세 품목이기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은 의미가 없다. 그리고 이 밖의 의약품, 스크린쿼터, 낙농품도 미국과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 등에서 작년의 한미FTA 날치기 비준(11.22)은 대미경제종속화의 심화와 이에 부속하여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시키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둘째, 한미FTA 타결은 자발적인 경제식민지로 전락을 의미한다. 한미FTA 내용을 보면, 정부에서 선전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의 조건은 빈약하고 미국의 조건만 풍성하다. 이것은 한국과 미국 두 나라 국민들의 ‘자유의지’에 의한 평등한 조약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 “어리석은 약소국이 자비로운 척하는 강대국”에게 승리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FTA협상의 본질이다. 그 전형이 한미FTA에서 나타났다. 결국 한국은 이제까지 미국에 대한 자발적인 정치ㆍ군사식민지도 성이 안 차서, 한미FTA의 자진비준을 통하여 경제식민지까지 헌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국이 한미FTA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롭 포트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국의 대외FTA 협정 협상의 기준은 농업이라"고 말했듯이 한국은 군사주권에 이어 식량주권마저 미국에 내주는 결과를 자초하게 되었다.

셋째, 한미FTA의 타결은 동북아 질서 개편에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나아가 북한과 갈등을 부채질하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앞에서 거론한 ‘동아시아경제통합’ 논의에 미국이 적극 참여하려는 저의는 중국에 대한 겨냥에 있다. 영국의 유력 경제지인 《파이낸션 타임스》(Fiancial Times)는 “세계 10위 경제국인 한국과 미국의 FTA 협상은 아시아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중국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미국정부의 전략 일환”이라고 했다.
(2006. 2.3) 따라서 한미FTA는 앞으로 미국이 한반도의 남한정부를 이용하여, 경제적으로 대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군사안보적으로 대중국 견제의 전초기지를 마련하리라는 전망이다. 그 시작은 이미 평택미군기지 이전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결과는 곧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동맹세력과 미·일을 중심으로 자유주의 동맹세력간의 힘 겨주기가 한반도에서 전개되리라는 추측을 가능케 해준다. 곧 중국은 북한과 합동군사훈련을, 미국은 한국과 연합군사훈련을 서로 강화하면서 충돌하게 되리라는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19세기 근대화과정에서 있었던 청일전쟁(1984~85)과 러일전쟁(1904~05)의 결과처럼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반도가 입게 된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한중FTA 협상을 다시 추진하려 한다. 한중FTA협상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거대한 산에 막혀 어려움이 많으리라는 전망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한국정부는 일체 강대국의 압력을 뿌리치고 FTA체제로 들어서지 말았어야 했다. 꼭 1%의 자본가에게 이익을 주고자 99%의 인민을 희생시켜야 하겠는가. 그 대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미FTA로 한국은 대미예속경제가 되었다. 이번에는 한중FTA로 대중예속경제체제를 만들고 싶은 모양이다. MB정권은 조선조 광해군의 중거리외교실력을 좀 배우시지. 당신네들은 도데체가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고 있는가.(2010.12.7글을 2012. 1.10에 다시 정리함. 취래원 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 본문 내용 중 사진 위는 뉴시스(12. 1.9)에서 아래는 네이버 블로그 청학산방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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