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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어록 365일

폭군의 얼굴에 오줌을 싸주자

by anarchopists 2019. 11. 2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2/16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폭군의 얼굴에 오줌을 싸주자

[함석헌 말씀]
“또 김시습이 미친 모양을 하고 다니며 길가에서 오줌을 쌌다. 그것이 누구냐? 그가 길을 가다가는 주저앉아 “이 백성이 무슨 죄가 있소”하고 통곡을 하던 그 민중 자신이 아닌가. 오줌을 쌌다니 어디다 싼 것일까? 세조의 정치에 대해, 바로 세조의 얼굴에 대고 싼 것이지 뭐냐....사람의 모가지는 자를 수 있어도 민중의 오줌인 신화·전설·여론은 못 자를 것이다.
“(《함석헌저작집》 1권(들사람 얼), 한길사, 2009, 29쪽)

[오늘의 생각]
이 글은 함석헌 선생님이 1961년에 쓴 《인간혁명》(일우사)에서 나오는 말이다. 함석헌은 우리가 사는 역사적 사회를 두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곧 ‘나라’와 ‘국가’다. 함석헌이 말하는 ‘나라’는 사회적 의미의 전통적 나라를 말하고, ‘국가’는 정치적 의미의 근대적 국가를 말한다.

‘나라’는 인간성(인정과 의리)과 전통적 신앙에 근거를 둔 관습법(불문법)으로 유지되었다. 그리고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는 덕망(德望)을 갖춘 성군(聖君)이었다고 한다.

함석헌은 또 말한다. 역사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사회관계가 복잡해지면서 나라가 국가가 되었다. 나라가 국가로 된 것은 지능적 교만을 가진 자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지능적 교만을 가진 분자가 지배욕을 발동시켜 ‘나라’를 도둑질 했다고 한다. 나라를 도둑질한 자들은 스스로를 영웅(英雄), 영도자(領導者)라고 부르게 했다. 그래서 이때부터 나라에는 권력자와 백성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 권력자(정치적 영웅이라 자처하는)들은 복잡해진 사회에서 자신의 권력을 방어하기 위한 보호수단으로 관습법을 버리고 성문법(成文法)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성문법에 의해 인민을 강제하고 압박했다고 한다. 성문법에 근거하여 인민을 강제(이를 권력자들은 질서를 위한 사회통제라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하고 압박하는 것을 폭력주의라고 말 한다. 이 폭력주의가 존재하는 사회가 ‘국가’라는 설명이다.(저작집 12권, 50쪽)

역사시간은 계속하여 흘렀다. 우리 시회는 이제 국가가 권력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 국가는 민중(인민)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곧 ‘국가’에서 ‘나라’의 시대로 돌아서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도 국가폭력을 휘두르는 권력자가 있다면 그것은 돈키호테(Don Quixote)가 될 뿐이다. 권력자의 음흉한 정책(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을 폭로했다고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은 분명 국가폭력이다. 시대착오적이다. 봉건적 폭군이나 할 짓이다.

우리 인민들,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을 배우자. 국가폭력을 휘두르는 권력자의 얼굴에 오줌을 싸주자! 폭군의 얼굴에 오줌을 싸는 일이 곧 ‘인간혁명’을 일으키는 일이다.(2012. 2.16,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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