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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전미혜작가 단상

책임지는 투표, 그리고 바른 선택

by anarchopists 2019. 10. 24.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6/02/10 17:29]에 발행한 글입니다.

책임지는 투표, 그리고 바른 선택

우리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면 답답증이 일어, 마음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은 즈음에 4.13 총선(總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선거/투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합니다. 뒤숭숭한 세계정세 속에서 남북관계를 불안하게 만들어 가는 한반도의 남북 두 당국, 게다가 주변 강대국(中·米·日·露)들의 노골적인 남북갈등 조장 등,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민인(民人, 國民이라는 말은 노예라는 뜻이 들어 있고, 人民이라는 말을 쓰면 좌빨이라고 우기는 바람에 쓰지 않기로 합니다.)의 귀감(龜鑑)이 되지 못하는 권력집단의 비민주적인 정치적 통제와 타락한 자본권력의 횡포가 서로 얽혀 혼돈의 사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막힌 작태가 지속되면서 민인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이기적 합리주의에 빠져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병적인 무관심 풍토가 만연되면서 대한민국은 청소년과 어린아이들마저 사람/어른을 믿지 못하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슬픈 통계가 나와 있네요. 이번 생(生)을 망(亡)쳤다고 생각하는 ‘절망청년’이 41.3%라고 합니다. 이 수치는 무엇을 뜻하고 있을까요. 게다가 백 년 안에 ‘대한민국’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일부 사회학자들의 의견도 나와 있습니다. 이러한 비극적인 현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글쓴이 입장에서 볼 때, 그것은 위정자들이 권력찬탈/권력독점을 위해서라면 말과 소신을 조석(朝夕)으로 바꾸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선(大選)과 총선(總選) 뒤에 선거공약(選擧公約)이 당선공약(當選空約)이 되는 나라에서 ‘정치혐오’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이 탓으로 나라사람들은 정치를 ‘추잡한 놀음판’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민인들의 정치인식에서 부정적인 정서가 생겼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득권을 가진 정치세력들이 이런 현실을 교묘하게 역이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 때문에 민인들은 사고의 내재화와 자기동일성 강화의 덫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에 씌워지고 있습니다.

권력집단의 비인간적이고 비민주적인 작태를 먼 산 보듯 무덤덤하게 수수방관하는 태도입니다. 권력집단은 어쩌면 이런 사회현상을 계산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돌아봅시다. 해마다 우리나라는 노동이익과 자본이익의 격차를 세계 최고치로 경신하고 있습니다. 노동시간은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22위를 다투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그마저도 실제 근로자의 50%가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통계입니다. 또 평균 유급휴가 일수는 연 14일이고, 나라예산 중 복지 분야 충당예산은 OECD 가입국의 꼴찌 수준입니다. 이 탓으로 극심한 빈부격차는 지배와 피지배 계급으로 구조화시키고, 민주주의는 갈수록 후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얼마 있으면, 직접 민주주의의 대안으로 나온 입법부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다가옵니다. 이제까지 우리의 선거현실은 지저분하고 더러웠습니다. 민인과 사회발전을 위한 정책과 희망에 대한 토론은 뒷전이었습니다. 그저 상대후보의 도덕적 결점을 들춰 비방하고 헐뜯어서 이기면 된다는 식의 파렴치한 짓거리가 현재 이 나라 정치인들의 발상구조입니다. 더구나, 지금 ‘역할의 의도’가 의심스러운 언론은 계속해서 민인들에게 후보가 주장하는 내용의 본질을 분석해서 진솔하게 보도하기는커녕, 특정 세력을 위한 호도(糊塗)된 보도만을 일삼고 있습니다. 곧 유권자들을 우민(愚民)으로 만들고 있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파렴치한 후보는 기존의 ‘콘크리트 지지층’에 호소하는 것이 손쉬운 득표 방법이라 여기고 치사한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곧 세대 간 갈등의 부추김, 지역감정의 부추김, 계층 간 파벌 만들기 등입니다. 벌써 불쌍한 노인네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이 추운 날에 나들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이면(裏面)이 수상쩍습니다.

위와 같은 지저분하고 더러운 정치판이 사라지고 사회발전과 민인들의 자유와 진정한 복지를 향한 선거가 되지 않는 한 정당과 정치는 나라사람 모두의 것이 아니라 일부 계층의 전유물로 세습되어 내려가고 말겁니다.

이곳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이념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땅위에 건립된 나라의 주인은 진정한 자유와 민주나라를 희망하는 우리들입니다. 이 주인을 사시(斜視)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들의 ‘금수저’를 이번 기회에 놓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무관심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보다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선인善人)들이 총선에 적극 참여할 때만이 이 나라는 구원(救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선인(善人)들이여, 이번 선거에 많이 참여하여 거짓된 사람은 버리고 진솔된 사람을 선택해 주었으면 합니다. (2016. 2. 10, 전미혜)

전미혜 시인은
전미혜 선생님은 광주에서 '종이사랑'이라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과 문화센타 등지에서 종이공예를 강의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한편 시인이다. 탁월한 시상과 글맛으로 시를 쓰고 있으며, 빛고을에서 유명한 시인이다. (그는 '평등사회만들기' 운동가로 학연, 지연, 학력 등을 통한 연줄 사회를 배척한다. 하여 일체 그런 이력을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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