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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전미혜작가 단상

이건 전쟁이 아니라, 살인교사다.

by anarchopists 2019. 10. 2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4/08/09 06:06]에 발행한 글입니다.


이건 전쟁이 아니라,
살인교사다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하마스를 두들겨 패는 가자지구에서 AP 통신 등 외신은 7월 26일, 시신 60구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결과, 가자 지구에서 확인된 사망자 수가 94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는 5,870명이나 된다.

세계의 매스컴들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전쟁이라고 표현하지만, 이건 전쟁이 아니라, 뒤에 지원군을 배경으로 둔 덩치 큰 어른이 저항은 고사하고 구석자리로 숨어드는 어린아이를 공격하는 일방적인 학살행위다. 미국의 살인교사에 의해 날뛰는 살인마 이스라엘의 만행(蠻行)이다.

유사 이래 제국주의의 세계정복 야욕의 희생양이 된 약소국들의 몸부림이야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실정만으로도 충분하다 하겠으나, 세계의 이목은 지레 미국의 눈치 보느라 말 한마디 거들지 못하는 실정이다. UN의 휴전 권유를 거부하면서 온갖 핑계를 둘러대 가며 연신 공격을 감행하는 이스라엘의 속셈에서 비열한 인간의 탐욕과 권력 유지를 위해 수반되는 전쟁폭력을 본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그 유지를 위한 일방적인 횡포에 국민들이 무관심해지기를 강요하는 술책인가. 모든 게 의심스럽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 진실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인간이 지구를 자신들의 소유물인 양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치졸한 편법과 비겁함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제 잇속을 위해서라면 다른 종족에게 망설임 없이 폭압을 행하는 야만성을 드러내다가도 자신보다 큰 힘 앞에서는 비굴하게 굴종하여 연명해나가는 이중인격의 기생 습성.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가자지구는 UN의 원조가 아니면 1주일도 견딜 수 없는 빈곤국가로서 피폐하고 황량한 감옥이나 진배없는 콘크리트 담벼락에 갇혀 있는 그들에게 유일한 생존통로인 땅굴을 침략 목적의 땅굴이라는 누명을 씌워 폐쇄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팔레스타인 전체를 기어이 박살내고 가자지구에서 내쫓겠다는 심산이 아니고 무엇인가.

자신의 힘만으로는 국가 유지조차 어려운 이스라엘에게 노름판에서 뒷돈 대주듯 유전이권(油田利權)을 노리고 무기를 제공하는 미국은 더 이상 평화를 사랑하고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강대국이 아니라 물질만능과 패권주의에 도취된 거대 괴물이라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의 습관적이고 발작적인 공격에 대항하기에는 팔레스타인 정부는 국가로서의 기력마저 쇠진해진 상태인 줄 뻔히 알면서도 시늉으로만 휴전을 운운하고 뒤로는 계속 무기를 대주는 미국의 야차(夜叉) 같은 속셈이 어처구니가 없다. 선악(善惡)의 기본적 조건을 떠나 생명의 존엄성은 목숨 가진 모든 생명에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문제다. 인류가 최후의 순간까지 가장 인간적일 수 있는 근본이 생명의 존엄성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은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 생명의 존엄성은 어디 가고, 권력유지가 우선이 된 나라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지금 전국적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무더운 여름밤을 채우고 있다. 그런데도 집권당의 횡포로 입법이 어려운 지경에 빠지고 있다. 생명의 존엄성이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모순이 드러날까 걱정인가 보다. 군대 안에서도 상명하복(上命下服)이라는 명분 아래 공공연하게 참담한 폭력이 다반사로 일고 있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언론들은 사건의 본질과 진실보도를 외면한 채, 찍고 까부는 제멋대로 보도를 남발하고 있다. 언론과 방송을 통해 세상을 읽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진실을 호도하게 만든다.

왜 하필, 7.30 보궐선거가 있기 바로 전에 죽은 지 4달이나 지난 윤병언 죽음을 공개하였는지. 이에 대해 국민들이 정부의 윤병언 죽음을 못 믿겠다는 루머가 돌자, 이번에는 4달 전 있었던 윤일병 피살사건을 이제사 호들갑 떨며 재수사니 공소장 변경이니 하면서 윤일병 피상사건으로 윤병언 사건을 감추려 하는가. 게다가 로마교황의 래한(來韓)이 한국사회/한국인 전체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전체 방송사와 언론이 호들갑인지. 우리는 그것보다, 세월호 특별법제정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세월호 침몰로 가엾은 어린 학생들의 생명이 죽어가고 있는 그 7시간 동안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는지, 만약 그 시간에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 한국인 전체의 생명에 위험이 있었더라면 누가 군 통수권을 행사했을까. 생명 존엄성을 다시 생각해 본다.(2014. 8. 3, 전미혜)

전미혜 시인은
전미혜 선생님은
광주에서 '종이사랑'이라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과 문화센타 등지에서 종이공예를 강의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한편 시인이다. 탁월한 시상과 글맛으로 시를 쓰고 있으며, 빛고을에서 유명한 시인이다. (그는 '평등사회만들기' 운동가로 학연, 지연, 학력 등을 통한 연줄 사회를 배척한다. 하여 일체 그런 이력을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 글 내용 중 사진은 뉴시스 2012년 10월 21일자 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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