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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함석헌, 환경

[제1강] 함석헌 사상을 생태적으로 읽기

by anarchopists 2020. 2. 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2/02 09:15]에 발행한 글입니다.


함석헌의 사상을 생태적으로 읽기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중심으로


1. 환경문제의 딜레마_
“사람의 가장 귀한 것은 자기를 돌아볼 줄을 아는 일이다!”

환경문제는 곧 인간의 문제입니다. 이 말은 환경문제의 시발점이 인간의 의식과 행위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과 인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한다는 논리가 우리를 더욱 난감하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굳이 어느 쪽에 우선을 두어야 할 것인가를 논하자면 인간의 문제를 먼저 다루고, 그 다음에 환경 문제로 시선을 돌려야 할 것입니다.

그 만큼 인간 자체, 인간과 환경의 상호관계성에서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이 어떻게 의지적으로 변할 수 있느냐에 따라 자연과의 공존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진국의 정책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그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이 달라지지 않는 한 근시안적인 정책(policy)은 품위(polish)가 없는 또 다른 조작과 꼼수의 정치(politics)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환경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을 보면, 인간 의식의 변화와 정신의 성숙에 초점을 맞추었다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 이벤트, 프로그램, 그리고 정치 및 정책 등에만 지나치게 집중하였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는 한국 NGO, 특히 환경단체의 활동 자금을 위한 모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다시 말해서 ‘돈’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환경운동을 전개하는 데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데 이것을 각각의 환경단체가 감당하기에는 그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가시적 활동, 근시안적 정책 입안, 전시 행정 등으로 일관하면서 모금 홍보 활동 같은 환경운동이 되버렸다는 말입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익명의 회원들이 회비를 납부해줄리 없기 때문입니다. 최악에 경우에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가면서 운동을 전개해야 하는데, 거기에 무슨 환경정치를 위한 중립성과 비판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보이기 위한 환경운동이 낳은 병폐인 듯싶습니다. 모금, 즉 돈과 관련하여 환경단체들이 자유로울 수 없고, 시민들의 의식 개조가 아닌 먼저 환경운동단체의 의식 개조가 되지 않는다면 운동의 투명성과 순수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투명성과 순수성을 담보로 환경을 잡기 위해 몸부림치던 사람들이 돈 때문에 발목을 잡힐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인간 의식의 변화(이성의 진보)는 진화론적으로 보더라도 가장 늦게 더디 진화되어 왔습니다. 그런 연유로 환경운동단체들이 먼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것은 인간의식의 개조와 변화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함석헌은 “사람의 가장 귀한 것은 자기를 돌아볼 줄을 아는 일이다...... 진화의 난 끝을 의식이라 할 것인데, 의식은 생명의 스스로를 돌아봄 곧 자기반성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는지 모릅니다.

환경운동가 자신의 자기반성, 즉 스스로 돌아봄(reflectere)이 있어야 사회가 계몽될 수 있는 것이고, 그 계몽을 통하여 자연이 자연으로서 존재 세계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김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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