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세상 바로 보기

전작권 전환연기는 밀실협상의 표본

by anarchopists 2020. 1. 1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6/30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전작권 전환연기는 밀실협상의 표본

국방부관계자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청와대의 작품이었다.
물론 그 전부터 이야기는 나왔었다. 김태영 합참의장이 “2012년 전작권 환수가 가장 안좋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도 "전시작전통제권 반환은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향군인회 등 냉전수구세력들은 전작권 환수 연기를 위한 1천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빅터 차, 마이클 그린 등 전직 백악관 안보관리들도 전작권 이양 연기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4월 22일 국방부는 "전작권과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논의하거나 합의한 사안이 없다"며 "현재까지 목표의 날짜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렇게 노력하는 것이 우리 작전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부장관 역시 4월 30일 "현재 전작권 전환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으나, 우리가 상정하는 여건에 일부 어려움이 있어 지금 다시 검토중"이라고만 밝혔다.

5월 14일에는 미국을 방문한 외교통상부 이용준 차관보가 "전작권 문제와 관련, 양국 정부의 기존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현재 한미 간에 현안이 아니며 이번에 논의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미국을 방문했던 다른 당국자 역시 "양국 국방 당국이 전작권 이행 상황이 순조롭다고 평가한 바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6월 15일까지도 전작권 이양 시점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안보적으로 어떤 영향 요소와 리스크가 발생하는지,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실무차원에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여러가지 발생 가능한 모든 옵션을 적용해 식별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만 언급했을 뿐이다. '진행되었다'도 아니고, '진행중이다'도 아니고 '진행될 것'이라는 표현에 주목하자!

지난 해 12월 청와대 김태효 외교안보비서관이 주미한국대사관측에도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미국을 방문해 미 백악관과 국무부 관리들을 만나 전작권 이양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해진다. 결국 청와대였다.

국방부에게 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밀실협상을 추진했던 이명박 정부에게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일방적인 외교를 추진한 것을 비판한다는 것이 어쩌면 한가한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군사주권의 핵심문제를, 국가안보의 중대사를 국민과의 소통 없이, 정부 공식적인 논의 체계를 생략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전작권 외교’야말로 탄핵감이다.

대한민국 국회가 진정 민의의 전당이라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진정 국민의 대표라면 밀실협상의 표본인 ‘전작권 전환 연기 합의’에 대해 ‘초당적’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정확하게 누가 어떤 과정을 통해 ‘전작권 외교’를 진행했는지 국민에게 낱낱이 밝혀야 한다. 만약 국회가 그에 대한 문제제기마저 하지 않는다면 국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장창준, 2010.6.29)

장창준 선생님은
젊은 일꾼으로 통일문제연구자이다. 2001~2006년 동안, 남북공동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에서 통일외교 분야를 담당하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대복관계 전문가로서 활발한 연구실적을 내놓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