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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일요 시론, 시평

[일요시론-박상문] 양당의 전략공천과 유관자 우롱

by anarchopists 2020. 1. 29.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09/04/05 08:29]에 발행한 글입니다.


전략공천과 유권자의 자존심
-인천지역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을 보고-


4월29일 전국적으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그래서 재보궐선거와 관련한 사안들이 각종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부터 들려오는 전략공천설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는 이번 재선거가 갖는 의미가 여야 모두에게 정국주도권을 획득하는 아주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인천 부평을 지역구도 이번에 재선거가 치러지는 곳으로서 일찍부터 어느 지역보다 전략공천설이 많이 나돌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던 구본철의원이 낙마하기 전부터 이미 전략공천설이 한나라당으로부터 들려왔고, 이에 뒤질세라 민주당도 한나라당이 전략공천에 맞대응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사태가 이러한데도 인천지역 정치권은 그저 무덤덤하거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보고 시민사회가 실망하기 시작했다.

선거에 있어서 후보자를 선정하는 공천방법은 경선과 전략공천이 있다. 그 중 전략공천은 당의 지지세가 약하거나 반드시 이겨야하는 지역에 한해서 경선 등의 과정을 생략하고 중앙당이 일방적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략공천은 함부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고 예외적 지역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경선에 의한 후보선정은 별로 없었다. 특히 인천지역의 경우는 매우 심각할 정도라 할 수 있다. 최근 인천에 연고가 전혀 없는 한나라당의 박희태대표나 민주당의 정동영 전의원에 대한 전략공천설은 그 좋은 실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인천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불쾌한 일이다. 이는 중앙정치권이 갖고 있는 인천에 대한 인식을 잘 대변해 주는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인천은 정치권으로부터 무주공산인 지역이 되어버렸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인천지역의 후보공천은 지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중앙당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낙하산 인사들이 철새로 출마하였고, 재수 좋게 바람선거로 당선되면 지역맹주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인천 정치판의 본모습이다.

그러니 이들이 지역문제에 진지할 수가 없고 그저 중앙권력에 예속되어 거수기 노릇이나 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에도 유력한 예비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인천에서 태어났거나 학교를 다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천을 위해 봉사 한번 하지 않았던 인물들이 중앙당으로 낙점받기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서울이라는 지역에서 얼마나 폼 나는 일들을 해왔는지, 그리고 중앙당의 실세들과 얼마나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는 지역 유권자가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 이유 하나로만 인천에서 국회의원을 해보겠다는 포부는 더 이상 받아들이기 곤란하다. 또한 여야 양당이 인천지역에 어느 지방출신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그 지방 출신을 공천하면 승산이 있다는 정략적 술수로 인천에서 지방색을 조장하고 갈등의 장으로 만들어 놓는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인천의 정치권은 지역과 어떤 형태로든 함께한 사람들이 출마해야 할 것이고 그들이 애정을 가지고 인천시민을 대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인천 부평 을지역 국회의원 재선거의 후보들을 선정하는 기준을 지역사회가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지역정치권이 먼저 나서야 한다. 각 당의 지역구 현역의원들과 지구당위원장들은 이번 부평 을지역 재보선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인천시당이 선정할 수 있도록 중앙당에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또한 지역원로들의 역할도 필요하다. 타 지역의 경우 원로들이 지역현안과 관련한 정치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한다. 그것은 자기지역 문제는 스스로 해결한다는 지역적 자부심에서 발로하는 것일 것이다. 지역의 선배들이 지역적 자존심을 지켜주는 일은 후배들이 지역을 사랑하고 봉사하게 하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므로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일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러므로 중앙당 전략공천에 기대를 거는 외지인이나 철새정치인들이 인천을 기웃되는 일이 없도록 호통을 쳐주어야 마땅하다.



인천에 사는 사람이 주인이다. 인천을 대변하여 국정을 운영할 사람은 인천을 잘 아는 주인이어야 한다. 그래서 인천에 거주하고 활동하는 사람이 첫 번째로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에 삶의 뿌리를 두고 있으나 직업적으로 외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두 번째가 되어야하며 세 번째는 지역출신 출향인사로 최소한의 연고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인천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들을 전략공천으로 내정하는 것은 결코 인천의 발전과 국가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실세들에게 고(告)한다. 인천은 어느 지역 못지않게 훌륭한 국회의원 후보감이 많이 있다. 그러므로 전략공천이라는 미명으로 인천의 자존심을 더 이상 건들지 않기를 바란다. 진정한 의미의 전략공천이란 현지인을 무시하는 정당의 낙하산 공천에 현지인을 내세워 한판 붙어보는 전략이 전략공천이 아닐까? 고민해보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일전에 인천의 어느 원로께서 말씀하신 “한나라당은 아직도 그들이 무얼 잘 못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그리고 민주당도 한나라당 전략공천에 같은 방법으로 맞대응 한다면 영원히 야당이나 해먹어야 할 것이다”라는 한마디를 정치인들에게 전하고 싶다.(박상문)
박상문 선생님은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였다(석사) 현재 명문미디어아트․팩(출판사) 대표이면서 지역사회운동으로
지역문화네트워크공동대표와 인천민주통합시민행동 상임운영위원장 (2011.3~ ) 을 맡고 있다.

이전에는 인천 학교도서관살리기 시민모임 공동대표, 사단법인 해반문화사랑회 이사장(2대)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운영위원, 인천광역시 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를 지낸 바 있다.

그리고 지금은 지역의 각 언론매체(인천일보 글로벌-i, 인터넷신문 인천인, 리뷰 인천 등)의 고정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박상문 선생님은 인천지역의 지역문화을 주도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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