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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일본 대지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by anarchopists 2019. 12. 2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3/15 07:28]에 발행한 글입니다.


일본 대지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일본으로서는 140년 만에, 그리고 지구상으로는 1900년 이후 4번째인 대지진(9.0규모)이 일본 도호쿠(東北)지역에서 일어났다(2011. 3. 11, 오후 2: 46) 1923년에도 13망 여명이 사망하는 간토[關東]대지진이 있었다. 지진 발생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땅속 암석권에 있는 판(plate)의 움직임 때문이라고 본다. 지진은 이렇게 살아있는 땅 속의 움직임이 땅위로 표출되는 일이다. 우리는 땅 속의 일은 모른다. 땅 속의 일로 벌어지는 땅 위 사람들의 태도를 말하고자 한다. 특히 우리 한국인에 대하여 말해보고 싶다.

지질학자들에 의하면, 일본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필리핀판이 만나는 꼭지점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그 단층들의 충돌과 변형 등 움직임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은 지진이 잦은 나라다. 조선시대 인조 때 남용익(南龍翼1628~1692) 등이 써놓은 《(扶桑錄》(부상록, 1636, 일본견문록)에 보면, 일본 방문길에 교토[京都] 등지에서 지진을 만났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일본은 지진이 많은 나라이다. 이후 20세기에 들어와 대지진이 있었는데 바로 간토[關東]지방의 대지진이다(1923. 9.1, 오전 11시 58분, 강도 7.9, 13만 여명 사망) 이때는 한반도가 일제에게 국권과 영토를 강탈당하고 식민지로 전락한 상태였다. 간토대지진은 일본 수도 도쿄[東京]의 60%를, 요코하마[横浜]의 80%를 파괴하였다. 이때 일본 내각(당시 수상: 山本權兵衛)은 망연자실(茫然自失)의 민심을 수습하는 명분으로 식민지조선인을 희생으로 삼았다.

“조센징(朝鮮人)이 방화를 하고,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 “조센징이 우물에 독약을 집어넣었다”, “조센징의 배후에는 사회주의자가 있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의도적으로 유포시키고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러한 조작된 유언비어는 일본인들을 흥분시켰다. 일본인들은 사실여부를 가리기도 전에 분노하였다. 일본인들의 이른바 ‘조선인사냥’이 일어났다. 이 결과 일본에 가 있던 식민지조선인들 1만여 명 가까이 죽임을 강제 당하였다. 이때도 일본제국주의가 써먹은 논리가 “빨갱이” 논리다. 일제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사회주의 지도자 수십 명을 검거하여 사형시켰다. 일제가 한반도에 심어준 ‘빨갱이 논리’로 한반도의 반쪽나라 한국에서는 아직도 빨갱이 논리로 정권을 장악하는 정치꾼들이 많다. 일제가 지진을 핑계를 땅위 사람들에게 둘러댄 비극이다.

21세기 들어와 또다시 일본에서 대지진의 재앙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4만 여명이 사망 내지는 실종이라고 한다. 문명진화의 단계로 볼 때, 4만 여명 이상은 간토의 13만 여명보다 많은 인명피해다.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일본이고 보면 인명피해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물질적 피해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그 물질적 피해는 미국과 일본경제에 의존적, 부수적 경제발전을 도모해온 한국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받으리라는 추측이다. 일제의 식민지시절 간토지진으로 한국은 일본에게 인명피해는 물론, 물질적 손실을 엄청나게 보았다. 바로 일본 내지의 물질적 손실을 식민지 한국에서 충당했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한반도의 한국에서 박정희 등 친일파 정권들이 연일 들어서면서 반성의 여지없이 일본과 미국 의존적 경제발전을 도모해 나갔다. 그 결과 이들 나라에서 경제적 위기를 만나면 그 영향을 한국이 곧바로 받게 되어 있다. 한국경제가 일본 등 나라에 ‘대외의존적’ 경제구조를 하고 있는 점에 대하여 우려를 보낸다. 이
번 일본 대지진으로 대외교역 2위인 일본과 수출 및 수입 감소 등으로 빗어질 무역손실은 그 여파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일본지진을 계기로 박정희식 경제발전구조를 반성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고 본다. 미국과 일본 중심의 대외의존적 경제발전에서 벗어나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무역구조로 개선해 보는 것이 어떨지 조언을 해본다.

한편, 이번의 일본 도후코대지진으로 일본이 입은 인명피해에 대하여 인도적 차원에서 애도를 보낸다. 그러나 지금 어떤 배우가 10억원을 위로금조로 일본에 내놓았다고 하는데 자기 인기관리를 위하여 일본에 그런 어마한 돈을 내놓으면서 한국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쾌척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참으로 이 나라 사람들의 마음이 걱정스럽다. (2011. 3.15,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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