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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정환 목사 칼럼

이 시대의 아름다운 사람

by anarchopists 2019. 12. 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1/19 05:00]에 발행한 글입니다.

진정 아름다운 사람은?


“그럼 무엇이 아름다움이냐? 첫째 알아야 할 것은 아름다움은 하나를 나타냄이라는 것이다. 너희는 옷이 아름답다면 그 옷감이 무엇인지 빛깔이 어떤지 그것부터 생각하지만 아름다움은 그 내용 되는 자료에 있는 것이 아니요, 그 나타내는 방법에 있다. 조화에 있다. 조화란 다른 것이 아니고 하나됨이다. 전체의 각 부분부분이 서로 어긋나지 않고 잘 어울려 하나를 이루는 것이 곧 조화다. 조화(調和)의 화(和)는 하나됨이다.”
-(〈서풍의 노래〉, 《함석헌전집》 5, 한길사, 1989, 59쪽)



 

  누가복음 7장 31-32절에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또 이르시되 이 세대의 사람을 무엇으로 비유할까 무엇과 같은가/ 비유하건대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서로 불러 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하여도 너희가 울지 아니하였다”. 사람이 기쁘면 춤을 추고 슬프면 우는 것이 마땅한대도 지금 시대의 사람은 춤을 출 때와 우는 때를 분별하지 못하고 있다. 분별성을 상실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외모지상주의(또는 외모차별주의)를 뜻하는 루키즘(lookism)을 국어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외모를
인생을 살아가거나 성공하는 데 제일 주요한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이라고 적고 있다. 머리 나쁜 여자는 용서할 수 있어도 못생긴 여자는 용서할 수 없다" 는 항간에 나돌던 유행어다. 예쁘지 않으면 무시당하고 예쁘면 대우를 받는가? 예쁘면 좋은 직장도 얻기가 쉽고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는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뭔가 좀 그렇지 않은가? 진정한 아름다움을 외모에서 찾는 외모지상주의는 신종의 편견이요, 차별이다. 그러면 이 시대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모가 아니라 어디에 있는가? 이 시대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분별하고 있는가?


이 시대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먼저, 사람의 시대에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이다.
지금까지의 세상에선 인간성보다는 ‘능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천재가 세상을 구할 것이기에 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존경하고 살아왔다. 사회가 발전하고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엄청나다. 감출 수 없이 개인의 삶이 드러나는 세상이 되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날로그 시대라면 지금은 사람을 사랑하는 지도자가 필요한 세상이다. 성경은 ‘사랑’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다. “사랑이란 너를 위한 나의 행동하는 삶”이라고 말이다. 진정 아름답다는 소리를 듣기를 원한다면 이제는 ‘사람(너)’을 위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경쟁하고 뛰어넘어야 할 사람(대상)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진정 아름다운 것이다.


다음으로 자기의 할 일을 마치고 떠남이 분명한 뒤태가 있는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형기 시인은 이렇
게 말하고 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나뭇잎이 늘 푸르게 달려 있음에 우리는 감탄하지 않는다. 곱게 물들어가는 낙엽에 우리는 탄성을 발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까지 나무를 잡고 있는 낙엽은 보기에 얼마나 추하던가? 가야할 때와 돌아설 줄 아는 때, 발을 빼야 할 때와 거두어들이는 지혜가 있는 사람이 참으로 아름답지 않는가!


 
마지막으로 오늘에 삶을 감사하는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다. 밀레의 ‘만종’을 본 적이 있는가? 밀레의 ‘만종’은 저녁노을이 지는 들녁에서 한 가난한 농부 부부가 고개를 숙인 채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캐다가 만 감자가 바닥에 흩어져 있고 저 멀리 마을 교회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밭일을 하던 남편은 모자를 벗고 여인은 두 손을 모아 기도를 드린다. 들녘의 지평선을 배경으로 서 있는 부부의 모습은 마치 대지와 하나가 된 것처럼 보이며, 대지가 물들이는 저녁노을을 뒤로한 채 힘들고 고단한 하루였지만 그래도 감사기도를 드리는 부부의 경건한 모습 뒤로 교회당이 보이는 아름다움의 한 폭의 그림이다. 사람은 지금, 여기서 의미 있게 기쁨으로 한 날을 보내고 감사하는 자가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다.



*위 사진들은 인터넷 daum에서 퍼온 것임.



박정환 목사님은
박정환 목사님은 196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 영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영남신학대학교와 장신대 신학대학원(목회연구과)을 거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생태영성을 연구하여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금은 대구가톨릭대학교의 강사이면서 포항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측) 포항바다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바다’라 함은 “바름과 다름”의 합성어다. 박목사님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한 정보는 cafe.daum.net/seachurch에서 얻을 수 있다.

또한 박목사님은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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