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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정환 목사 칼럼

겉멋에 빠진 자들여, 참 아름다움을 찾아라

by anarchopists 2019. 12. 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1/26 07: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너, 인간이여! 아름다움이여!

여성들의 아음다움에 대한 욕구로 인해 요즘 성형에 대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중년을 넘어서는 나이에도 20대를 주눅 들게 만드는 여성들을 보면서 지금의 성형수술을 보편적이고 당연한 권리로 만드는 것 같다. 그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특정 부위를 더 예쁘게 만드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리라. 그렇다면 그녀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전체적인 아름다움, 즉 조화의 美를 찾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과연 그럴까?
일찍이 함석헌 선생님은 아름다움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먼저 피차에 껍질을 벗어야 한다. 너희의 너희 이상으로 잘 뵈잔 모든 허영심의 화장을 긁어치우라. 가리고 꾸미는 옷을 벗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통할 수 있다. 서로 벗이 될 수 있다. 서로 말을 할 수 있다. 그리기 위하여 나는 오늘 너에게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이냐”를 말하려 한다
.(〈서풍의 노래〉, 《함석헌전집》 5, 한길사, 1989, 58쪽)

모나리자의 아름다움은 단순히 외형적인 선의 조화 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은 그의 시선과 미소, 의미심장한 수수께끼 같은 미소에서 나온다. 그 목소리를 얼마나 들어보고 싶은가요. 목소리 자체와 그 목소리가 담고 있는 내용은 모든 여인이 지니는 아름다움의 일부를 이룬다. 여인은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감성뿐 아니라 그리움과 꿈을, 형언할 수 없지만 그래도 무어라 말하고 싶은 것들을 표현한다. 말하고 싶은 욕망은 아름다움의 매력에 더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인의 아름다움은 육체적 진화에서 비롯되는 것만이 아닌, 정신의 매혹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매혹은, 진정한 아름다움은 미에 대한 의식이자 미를 향한 비약이고, 또한 사랑의 마음을 일으켜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개념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아름다움에 대한 절대적 욕망》 , 프랑수아 쳉 지음, 뮤진트리, 2009, 49-50쪽)

먹는 것에서나 입는 것에서나 사는 집에서나 또 말에나 생각에나 행동에나 사람은 아름다움을 찾는다. 아름다움을 찾을 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 (〈서풍의 노래〉, 《함석헌전집》 5, 한길사, 1989, 59쪽)

그럼 무엇이 아름다움이냐? 첫째 알아야 할 것은 아름다움은 하나를 나타냄이라는 것이다. 너희는 옷이 아름답다면 그 옷감이 무엇인지 빛깔이 어떤지 그것부터 생각하지만 아름다움은 그 내용 되는 자료에 있는 것이 아니요, 그 나타내는 방법에 있다. 조화에 있다. 조화란 다른 것이 아니고 하나됨이다. 전체의 각 부분 부분이 서로 어긋나지 않고 잘 어울려 하나를 이루는 것이 곧 조화다. 조화(調和)의 화(和)는 하나됨이다. (〈서풍의 노래〉같은 책, 59쪽)

둘째로 장엄한 아름다움을 드려내려면 장엄한 배경이 있어야 한다. 그윽한 아름다움을 보려면 그윽한 배경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 속에 도덕 정신, 그보다도 무한에 대한 종교적 애탐이 없다면 아름다움은 있을 수 없다.

그러기에 우리 혼도 아름답기 위하여 위대한 배경을 요구한다.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만 보아서는 그 참 값을 알 수 없고, 반드시 그 사회적, 역사적, 우주적 배경 속에 놓고 보아야 한다. (이상, 〈서풍의 노래〉,같은 책, 60쪽)

배경으로 삼는다는 것은 결국 그 배경과 하나가 되는 일이다. 배경 속에 녹아버림이다. 잊어 버림이다. 하나에다 자기를 비춰버림이다.

곧 제 한 몸을 제 소유로만 알 것 아니라. 커다란 사회적 역사적 배경 속에 자기 자신을 놓는 사람인 담에야 위대한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다.
(이상〈서풍의 노래〉,같은 책, 62쪽)

세 번째로 아름다움은 또 너희 마음에 있는 줄을 알아야 한다. 배경을 밖에 찾는 한은 너희는 헤매다가 거친 들에 보기 싫은 구걸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름다움은 사실은 너희 안에 있는 아름다움이란 결국 너희 맘씨의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했지만 나타내는 것은 결국 너희 마음 밖에 되는 것 없다. 너희 혼의 실현이다. 하늘가에 선다 하여도 하늘을 빌어 쓸 뿐이다. 바닷가에 선다 해도 바다를 빌어쓸 뿐이다. 나타나는 것은 물건이 아니요 너희 맘씨, 너희 혼이다. 위대한 혼, 그것은 자기를 위해 위대한 우주를 찾아내고, 아름다운 혼, 그것은 자기를 나타내기 위해 아름다운 배경을 찾아낼 것이다.(〈서풍의 노래〉, 같은 책, 63쪽)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저절로 나와야 합니다. 만약 겉치장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이라면 금방 겉치레가 들통 나겠지요. 진정으로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내보이면 모두가 알아볼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가꾸어갈 때입니다. 일치(조화)의 아름다움, 너와 나의 연계를 통한 진정한 아름다움, 맘씨의 아름다움이 있을 때만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 하겠다.(2011. 11.26,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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