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이재오는 홍위대를 꿈꾸는가?

by anarchopists 2020. 1. 1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8/09 08:10]에 발행한 글입니다.


이재오는 ‘홍위대’를 꿈꾸는가.


1. 글쎄 대한민국헌법에 또 천지의 법칙에 사람을 그렇게 한란 법이 어디 있느냐, 어디 있느냐?

2. 못을 박는다는 바로 그 순간인데, 못을 박는 그 하수인은 누군지, 그 이름도 얼굴도 손도 손에 쥔 망치도 하나도 뵈는 것이 없고, 그저 이제 죽인다고만 하는데 내 마음도 그 절박감 때문에 터지는 듯하다.

3. 생명의 길은 끊임없이 반항의 길이다. 생명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생명 있기 이전에 무엇이 있던 것 아니요. 생명이 다 산 다음에 또 무엇이 있을 것 아니다
.(이상, 함석헌,<레지스탕스>,《함석헌저작집》2, 한길사, 2009118~125쪽)

의 글은 1966년 《사상계》157호에 실린 글로 박정희 군사독재가 사람들을 마구 잡아다 인격을 죽이고, 인품을 죽이고, 인재를 죽일 때의 이야기다. 이명박 권력이 들어서고 나서 박정희 권력의 악령이 다시 살아나는 듯하여 절박한 심정에 가슴이 답답하였었다. 그러다가 지난 6.12 지반선거에서 민심의 저항을 만나게 되었다. 이로 잠시 답답한 가슴이 뚫리는 듯 하였다. 그런데 7.28보권선거에서 이명박 권력의 2인자라고 하는 이재오라는 사람이 은평구에서 국회의원에 재당선되었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의 생각 그대로 특임장관에 내정되었다. 두려운 시대가 예고되었다. 내 생각은 적중했다.

당시 사상범이었던 이재오는 글쓴이 하고도 감옥에서 함께 지내온 적이 있다. 그런데 그는 인간성보다는 비인간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이타적인 생각보다는 이기적 생각을,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생각보다는 상대적이고 절대적 생각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주변의 모든 것을 이용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감옥에서도 이재오하고는 더 가까이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옛날의 그 느낌이 오늘 다시 그대로 느껴진다.

보수언론의 대부인 <동아일보>가 재빨리 한나라당의 실세인 이재오와 인터뷰를 했다. (8.5일) 참으로 두 언론권력과 정치권력이 부킹하는 기분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8월 7일자), 이재오 의원이 인터뷰에서 청년실업난과 관련, "내가 권익위원장 시절부터 하려 했던 건데 고용과 취업시스팀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한쪽에선 일손이 모자라고 다른 한쪽에선 일자리가 모자라다"며 “,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삼성·현대 같은 대기업에 시험을 보는데 그러지 말고 대졸이든 고졸이든 취업 인력을 지방공단이나 중소기업에서 1, 2년 일하게 한 뒤 입사지원 자격을 주는 거", “그 다음에 재수생들을 없애야 한다. 떨어진 애들 재수 삼수 학원 보내는데 다 사회적 비용"이라며 "우선 공장이나 농촌에서 일하게 해야 된다. 1, 2년 일하고. 그 성적을 갖고 대학 가라 이거야" (동아일보 인용)라며 청년 직업관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큰 걱정이 앞선다.

함석헌 선생님 말씀대로, “대한민국 헌법에 또 천지의 법칙에 사람을 그렇게 한란 법이 어디 있느냐,?” 최소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다. 삶의 방식을 자기가 결정할 자유가 있다. 그리고 자기 인생의 여정은 자기가 결정한다. 그런데 직업을 강제한다. 대한민국이 전체주의 국가인가. 아니면 독재국가인가. 아니면 전시의 파시즘 체제인가. 대학에 낙방한 것도 억울한 데 “대학에 낙방한 재수생들을 공장이나 농
촌에 보내 일을 시키는 입법을 하겠다”(재수금지법) 그러면 대학에서 낙방한 학생들은 이제 대학에 가지 말라는 것인가. 참으로 인생행로마저 국가에서 통제하겠다.는 발상이다. 공포분위기와 억압을 통하여 젊은이들의 진보적 발상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젊은이들의 진보적 생각만 하면 권력을 얼마든지 장악할 수 있다는 발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 나라가 다시 박정희 시대로 돌아오지 않았나 하는 공포감이 든다. 박정희 권력과 싸웠던 이재오 장관께서, 5.16국토건설단이 제주도 5.16도로를 만들었던 시대를 재현하려나 보다.  이재오가 한국의 홍위대를 꿈꾸고 있나보다.

지금 대한민국은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그 잘못된 구조를 바꿔야지, 자신들이 쥐고 있는 권력구조의 모순은 보지 않고, 그저 인간을 지배하고, 억압하고, 구속하고, 통제하려는 생각만 하고 있는지 딱하다. 나라사람들을 지배와 피지배 관계로 보지 말기 바란다. 누구도 누구를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다만 국가는 그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살도록 제도마련과 법치의 의무만 있을 뿐이다. 국가는 인간을 규제하고 통제하고 지배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2010.8.9 아침/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