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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오늘의 명상] 패스트푸드는 정신적 노예를 만든다.

by anarchopists 2020. 1. 13.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7/22 08:17]에 발행한 글입니다.


패스트푸드는 정신적 노예를 만든다.

오늘은 인간의 식습관이 우리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모든 생물의 구조는 정신면과 물질면으로 이루어졌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맞는 말 같습니다. 정신이라는 것은 신체 내부의 물질(먹이와 그것을 소모시키는 내장들)들의 유기적 작용(먹이의 소화)에 의하여 발생하는 부산물의 일종입니다. 즉 종이(紙)라는 물질이 타서 연기가 나오는 이치와 같습니다. 그래서 정신과 물질은 하나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습니다. 어찌했던 인간의 구조는 형태상 보이는 물질과 그 물질의 유기적 작용으로 생성되는 연기와 같은 물질로 구성된 것만은 사실입니다. 종이는 밖에서 타기(에너지의 작용) 때문에 타오르는 연기가 우리 눈에 보이지만, 사람의 물질(에너지)은 몸 안에서 타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인간은 이 보이지 않는 물질에다 정신이라는 개념을 붙였습니다.

때문에 인간의 구조는, 생명을 살려가는 에너지라는 물질면과 그 에너지의 작용으로 생성되는 정신면 두 요소로 됩니다. 그리고 이 정신에서 사람을 사람답게 결정짓는 생각이 나옵니다. 이 생각으로 인간은 다른 생물과 달리 문명(사람답게 사는)을 이끌어냈습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신체 내부의 물질면보다 정신면을 더 크게 강조하게 됩니다. 이 탓으로 우리는 지구상 만물의 영장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인간구조에서 정신을 발견한 옛날에는 정신면을 더 크게 강조했습니다. 특히 동아시아의 옛날은 정신적 가치로 인간됨을 결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세계가 근대화시대로 접어들고 산업혁명으로 자본주의 경제구조가 인간사회를 지배하면서 정신면보다는 물질면을 더 강조하게 됩니다.

그래서 함석헌도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나쁜 것은 물질밖에 없다. 사람의 이성(理性)밖에 없다. 그건 잘못이오. 내 말의 요점이 거기 있어. 동양은 정신면을 강조하다 현실의 물질면을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양 저쪽만 발달했어. 서양에서 발달한 기계를 가지고 오니까 우리는 식민지로 몰락을 했어요. 그건 우리 잘못이야. 동양사람의 잘못이야요. 그런데 이제 서양에서 그게 문제점에 도달하지 않았소? 이 기계문명을 기계를 발달시켜 가면 우린 모두 해피 해피 해피. 아주 행복스런 살림을 한다 하는데 해피가 어디 있어요?”(<참해방>,《함석헌저직집》13, 한길사, 2009, 205쪽)

앞에서 정신을 생성해 내는 것은 사람의 신체 안에 있는 물질(에너지)이 소모되면서 그 결과로 나타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물질(음식)을 우리 몸에 넣어주느냐에 따라 그 에너지의 작용형태가 달라지고 정신의 생성형태도 달라집니다. 마치 자동차가 기름(에너지)을 먹고 움직이는 것과 같습니다. 자동차가 좋은 기름(물질)을 먹었을 때는 좋은 성능을 내지만, 불순물이 섞인 기름을 먹었을 때는 자동차의 움직임(정신)이 나쁘게 달라지는 이치와 같습니다. 인간도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정신의 생성형태(생각)가 달라집니다. 마치 고기를 주로 먹은 식습관을 가진 사람은 거칠고 찬 성질을 보이고,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의 순하고 어진 성질을 나타나는 이치와 같습니다. 그래서 채식을 많이 하던 농경민족인 동아시아 사람들은 성질이 온순합니다, 이들의 생각은 평화적이고 자연순응적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행복한 인간의 삶을 ‘자연과 조화’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육식을 많이 하던 유목민족인 유럽인과 몽골사람들은 성질이 거칠어서 남과 다투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큰 전쟁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그 결과 지구환경의 파괴와 인간생존의 위기를 초래시켜 왔습니다.

그런데 근대 이후 이렇게 위험한 섭생(攝生)논리를 가지고 있는 유럽인에 의하여 세계의 생활방식이 통일되었습니다. 그 결과 세계인의 음식문화도 유럽식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대표적인 음식문화가 청소년들이 즐겨먹는 미국식 패스트푸드(KFC, 버거킹, 맥도랄드)입니다. 이들 패스트푸드는 전 지구인의 몸에 들어가 똑같은 에너지 효율로 소모되기 때문에 똑 같은 정신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결과로 동아시아 사람들이 유럽인과 같은 정신구조를 가질 우려가 있습니다. 바로 투쟁적(경쟁적ㆍ파괴적)이고 반평화적ㆍ반자연적인 사고입니다.

이렇게 유럽식 음식의 세계화와 먹거리문화(패스트푸드)는 인간의 사고를 단순화시키고 획일화시켜 나간다고 보아야 합니다. 획일화된 인간은 독재적 정치인에게 이용당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되면 인간은 다시 고대(古代)와 같이 독재에게 굴종하는 노예사회로 돌아가게 됩니다. 곧 미국의 패스트푸드와 코카콜라는 곧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정신적노예의 길을 만들어 주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음식의 섭취는 이렇듯이 우리 생명의 유지와 함께 사고(정신)를 만들어주는 기초 에너지입니다. 때문에 청소년의 먹거리문화 형성에 전 사회적 관심과 부모들의 관심이 크게 요구됩니다. 여기서 나온 시민사회운동이 바로 ‘좋은 토종 먹거리’의 학교급식운동입니다. 바로 우리의 슬로푸드가 그 대안입니다. 오늘은 식습관이 우리의 정신에 미치는 이야기를 화두로 던져보았습니다. 우리 인간에게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가. (2010.7.22 아침, 취래원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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