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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이명박 정부의 정치철학은 무엇일까- 악일까 선일까

by anarchopists 2020. 1. 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11/11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정치철학은 무엇일까
-악일까, 선일까-

함석헌은 국가주의를 극복하자고 주장하면서 나라 살리자는 표현은 많이 쓰고 있다. 그렇다면 함석헌이 정의하고 있는 국가와 나라의 개념은 어떻게 다른가. 서중석도 국가와 나라의 개념을 분리하고 있다.(《지배자의 국가/ 민중의 나라》, 돌베개, 2010) 서중석은 한국 근현대사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공동체를 예속시키려는 힘을 국가로 보았고 이에 맞서 참된 해방의 나라를 만들려는 힘이 세우려는 공동체를 나라로 보았다. 즉 일본 제국주의 정부나 군부 독재정권 등 억압적 통치가 존재하는 사회를 국가로 보았다. 그리고 독립운동세력과 해방 후 민주화운동 세력 등이 이끈 근대적인 이상으로써 공동체를 나라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함석헌이 보는 나라와 국가의 개념은 어떻게 다른가. 함석헌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우리(박정희 권력)들이 만든 정부가 곧 나라라고 그런 스스로 속고 남을 속이는 말 마. 그것은 루이 16세나 히틀러 같은 것들이나 할 소리다.”(《함석헌저작집》4권, 한길사, 2009, 139쪽) 또 “민중은 뿌리요, 민중은 씨ᄋᆞᆯ이다. 정부, 관리, 모든 기관이 없어져도 살아있는 민중만 있으면 나라는 된다.”(앞의 책, 2권, 146쪽)라고 함으로써 국가와 나라를 구분하고 있다.

“나라란 무엇입니까? 악과 싸워가자는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재산이라 안녕질서라 하지만 그 생명이라 재산이라 안녕질서라 하는 것은 그저 가만히 먹고 살아가는 것만 아닙니다. 악과 싸우는 생명이요, 재산이요, 안녕이요 질서입니다. 악을 물리치지 않고 그것들은 있을 수 없습니다.”(앞의책, 4권 172쪽)

우리가 당하는 악이 무엇이냐? 바로 이 떠밀어 넘기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그것이 국가 정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불의요 악입니다. (앞의 책, 4권 174쪽)

“권력주의에 참 의미의 나라는 없다. 나라는 사람이 나 밖에 남, 이제 밖에 이 다음을 아는 데서만 나올 수 있다. 철저한 권력주의는 먹을 대로 먹고 권세를 부릴 대로 부리다가 죽으면 그만이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동안에 결과를 가지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속일 수만 있으면 얼마든지 속이고 억누를 수 있으면 얼마든지 억눌러도 좋다는 것이 그들의 정치철학이다.”(앞의 책, 4권 286쪽)

따라서 함석헌은 국가는 폭력(악)의 조직이고 나라는 선의 조직으로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악은 없어져야 할 존재이고 선은 살아남아야 할 존재로서 그 선을 지킬 자들은 민중이다. 그래서 민중이 다스리는 조직은 나라이고 권력자들이 다스리는 조직은 국가로 구분하고 있다. 함석헌의 나라와 국가의 정의를 인정한 바탕 위에서 대한민국의 역대 정부를 보자. 해방 이후, 국가를 건설한 정치권력은 있었어도 나라를 건설한 정치지도자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현대사를 전공하는 역사학자들은 역대정권을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잠시 스쳐간 정치지도자들은 제외시켜본다.


그렇게 되면, 이승만은 친미반공독재자, 박정희는 반공유신독재자, 그리고 전두환은 친미야만독재자다. 이들은 모두 한나라당(전신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에서 나왔다. 잠시 ‘국가’를 ‘나라’되게 하려고 했던 분들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앞의 국가들이 저질은 잘못을 바로 잡으려고, 〈국가인권위원회〉도 만들었다.(2001.11.25.) 그리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와 부처별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도 설치되었다(2005.12.1.) 이러한 위원회의 설치는 국가권력(악惡)을 멀리하고 인간의 권리(선善)을 보다 가까이 하려는 조치들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는 이러한 인간의 권리를 향한 노력보다는 국가권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즉 나라의 건설보다는 국가건설을 더욱 강하게 하고 있다. 악을 향해 간다는 뜻이다. 오늘에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사태는 선보다는 악을 향해가는 짓거리다.

다시 한 번 함석헌 말이 귀를 아프게 울린다. “철저한 권력주의는 먹을 대로 먹고 권세를 부릴 대로 부리다가 죽으면 그만이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동안에 결과를 가지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속일 수만 있으면 얼마든지 속이고 억누를 수 있으면 얼마든지 억눌러도 좋다는 것이 그들의 정치철학이다.” 오호 통제라, 어쩌다 이 나라가 이 지경까지 왔는가.(2010.11.10. 아침,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 본문 내용 중 사진은 노컷뉴스에서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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