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묵살주의는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고향의 강 사업을 중단하라

by anarchopists 2020. 1. 7.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11/09 09:22]에 발행한 글입니다.


묵살주의는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고향의 강 사업을 중단하라-

요새 정부는 묵살주의를 써서 신문이 뭐라 하거나, 잡지가 뮈라거나, 야당이 뭐라거나 둿골목의 공론이 뭐라거나 못 들은 척하지만 묵살주의는 자기 잘못을 스스로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는 비겁한(卑怯漢)만의 하는 짓입니다. 항의, 비판, 성토는 미워서 하는 듯하지만, 그 깊은 속을 따져보면, 사실은 저도 모르는 사랑의 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4권 202쪽)

위 글은 함석헌선생님이 1963년 7월13일에서 17일까지 당시 《조선일보》에 〈3천만 앞에 울음으로 부르짖는다.〉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 중 일부분입니다. 1961년 군부 내 박정희ㆍ김종필 등 친미적 군인들이 중심이 되어 군사쿠데타를 일으킵니다.(1961. 5.16) 그리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합니다. 이어 곧바로 국가재건최고위원회와 중앙정보부를 설치하고 쿠데타 공약(이들은 혁명공약)을 통하여 민정이양을 약속합니다. 그러나 중앙정보부가 중심이 되어 민주공화당(1963.2.2.)을 만듭니다. 박정희의 야망을 간파한 함 선생님은 전 국민에게 “이것만은 안 된다”는 장문의 글을 조선일보에 실었습니다. 결국 박정희는 함 선생님의 예언대로, 예편과 동시에 공화당에 입당하고 대통령 출마하여 당선되어 제3공화국을 열고 장기집권ㆍ반공독재의 길을 가게 됩니다.

지금은 시대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이 묵살주의를 권력자들은 즐겨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명박 권력이 들어와서, 해서는 안 되는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4대강개발 사업(이명박 정부는 ‘4대강 개발’사업이외에 4대강 물 확보를 위한 ‘고향의 강’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곧 대운하를 전제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위클리 경향》 897호 10.26일 16쪽 이하)입니다. 묵살주의의 전형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운하 건설’ 계획을 내놓았을 때, 국민들은 “안 된다”고 촛불시위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명박정부는 “대운하 안 한다, 다만 4대강 정비사업만을 하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4대강 사업을 통하여 대운하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묵살주의의 전형이다.

국민이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데는 충분한 근거와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국민의 소리를 묵살하고 국가사업을 권력자의 개인적 이익과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국민의 소리를 묵살주의로 일관했을 때, 역사에서 그것에 대한 심판이 있어왔습니다. 1960년 3.15부정선거와 마산사태, 그리고 김주열 학생의 죽음은, 이승만 권력을 무너트리는 ‘4,19학생시민혁명’의 예고였습니다. 1979년 부마사태와 미국과 외교마찰은 박정희의 죽임(1979.10.26.)을 예고하였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은 전두환과 노태우의 귀양살이를 예고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4대강 개발과 고향의 강 사업으로 한국의 금수강산은 자연과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되게 생겼습니다. 벌써 4대강에 축조한 보로부터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무엇에 대한 예고일까요. 이제는 인간의 소리가 아닌 자연의 소리가 올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예고하는 것일까요.

4대강 개발과 자연의 강 사업은 국가경제의 이익이나 ‘국운융성’의 기회보다는 영토의 가치훼손ㆍ환경의 생태파괴, 역사유물의 매몰ㆍ공익기능의 상실 등 오히려 ‘국운쇠망’의 위험성이 더 많이 도사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 점을 묵살주의로 일관해서는 안 되리라 봅니다. (2010.11.9. 아침,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본문 중 사진은 고향의 강 사업으로 샛강들이 죽어가는 모습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