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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이명박이 떠나면서 무슨 말을 할까.

by anarchopists 2019. 11. 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3/02/11 07:40]에 발행한 글입니다.



이명박이 떠나면서 무슨 말을 할까.

2011년,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기억에 가장 크게 남은 인물로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이고 대한민국을 긍정적으로 움직인 인물로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 박원순 서울시장, 김연아 선수를 지목했다. 그리고 부정적으로 움직인 인물은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강용석 국회의원 등의 순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 한해 대한민국을 가장 부정적으로 움직인 인물 1위에 뽑혀 체면을 구겼다.(서울경제, 2011.12.11.일자)

그리고 2년 뒤, 인터넷 싸이트 《다움 아고라》 정치토론방에 들어가면, 이명박의 5년간 국정 수행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무능비리정권의 국정실패, 고물가 폭등, 골목상권 파탄, 재래시장 파탄, 서민경제파탄, 날치기정권, 부자정권을 위한 부자 감세, 국민위에 군림, 반값등록금 사기공약, 주가지수 사기공약, 주가지수 2천 다 까먹고, 4대강 사기-태국에 가서 4대강 사기치고, 수십조 날렸던 4대강 비리, 언론자유 억압, 민주주의 후퇴, 남북관계 파탄, 청년실업, 실업대란, 전세대란, 복지예산 대폭 삭감, 가정경제 적자” 등으로 나열하고 있다. 이외 글쓴이가 더 붙인다면, 용산참사,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미한FTA 체결, 미국쇠고기 수입파동, 불법민간사찰, 핵발전소 건설계획 등을 추가할 수 있겠다.

이와 관련하여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님' 소리를 못 듣고 ‘대통령놈’ 소리를 듣는 것은, 우리 씨알들이 실망을 해도 너무 실망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간은 누구나 양심을 가져야 하는데 씨알들이 볼 때, 이명박 대통령은 최소한의 양심조차 없는 것으로 생각 되고 있다. BBK(주가 조작 사건)와 관련하여 정봉주의 유죄판결과 감옥행이 그렇다. 대통령이 도덕적 양심을 숨겼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통일민족의 동반자 역할을 하였던 북조선의 김정일의 서거와 관련하여 대통령은 대국적 민족 차원에서 조문객을 보냈어야 옳았다. 이를 거부한 것도 대통령의 속 좁은 판단으로 본다. 4대강 괴물댐 건설로 차후, 나라 차원의 관리비가 엄청날 터인데 이를 외면하고 강행한 것은 대통령의 양심을 속인 지나친 교만과 욕심이라는 생각이다. 대한민국은 모든 나라사람들이 똑같은 권리와 자유를 갖는다. 그런데 특정계층인 부자와 자본가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게 한 경제정책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그릇된 양심에서 비롯된 경제철학으로 생각된다. 또 강정마을 해군기지 등, 환경을 파괴하는 정책들을 잔뜩 해놓고는 그린녹색정책으로 포장한 것은 분명, 양심을 속인 대국민적 기만이라는 생각이다.(함석헌평화화포럼, 2011. 11.27일자)

이명박의 가장 큰 국정실패는 국내문제는 그렇다 치고, 민족문제에서 큰 실수를 하였다고 본다. 그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곧바로 《국방백서》에다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국방부 보도자료, 2010.12.27.) 그리고 그는 라디오 연설에서 말끝마다 국정책임자로서 ‘평화’, ‘민족통일’라는 말 대신에 ‘전쟁’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써대곤 했다. 통일민족이 되어야 민족주의가 완성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이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탈민족주의로 나가고 이때, 아직도 민족주의를 극복 못하고 뒤쳐진 역사의 수레바퀴를 끌고 가고 있다는 게 슬프다. 이제 지구는 하나의 인류로 가고 있다. 이런 마당에 아직도 적이니, 주적이니 하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나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생각이다.

대통령은 박정희식 나랏님이 아니다. 그런데 이명박은 자신을 나랏님으로 착각하고 제멋대로 이 나라 삶의 여정을 독단으로 재단하였으니 이 잘못된 옷감을 어디다 쓸 것인가. 우리 몸에, 그리고 인류의 몸에도 맞지 않을 옷을 재단해 놓고, 그는 얼마 후 떠난다. 그가 있던 5년이라는 세월이 10년처럼 느껴졌던 지루한 세월이 끝난다.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국가주의로 끌고 갔다. 나라사람을 같은 공동체식구로 보지 않았다. 백성으로 보았다. 그는 나라사람을 일제시대 만들어진 천황에 충성하는 국민으로 보았다. 바르게 사는 나라공동체를 만들어 보려고 한 번도 애쓰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나랏님으로 군림해 왔다. 그런 그가 옥좌에서 떠나면서 대국민 고별인사를 어떻게 할까. 상상으로 시나리오를 써본다.

나에게 충성스런 백성 여러분, 나는 떠나지만 노병은 죽지 않는다. 백성들, 너희들이 뭐라고 해도 나는 5년간 왕노릇을 했다.  4대강, 그것은 너희들이 잘 보았다.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런 공사를 벌려야 나와 내 인척과 내 친구들이 먹고 살지, 다 그런 거야. 너희들은 어디까지나 내 백성일 뿐이야.  인생이 대수냐, 나보고 사기꾼이라고 하지만, 그게 다 정치라는 거야. 억울하면 너희도 대통령 해봐, 신나는 자리야, 나는 이제 자손대대로 왕족이다. 그리고 먹고살 돈도 충분하다. 잘 있어라. 나의 충성스런 백성들아” 빠이빠이!

오호통재로다. 이 나라가 언제가야 “사람을 통치한다 함은,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고, 사람을 위한 것일 때, 민주주의가 지상에서 영원히 소멸되지 않는다.”(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는 나라사람이 주인이 되고 나랏님으로 착각하는 ‘대통령놈’이 아닌 참 ‘대통령님’을 만날 수 있을까.(2013.2.11., 취래원농부)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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