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우리는 인격대통령을 원한다.

by anarchopists 2019. 11. 1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9/06 06:41]에 발행한 글입니다.

 
우리는 인격대통력을 원한다


함석헌이 이런 말을 했다.
“꽃을 심는 사람은 그 꽃밭을 잘 지키고 가꾸겠지. 그래야 가을볕이 맑을 때 웃는 꽃을 볼 수 있을 것 아닌가. 네 맘은 무엇인줄 아느냐? 그것도 꽃밭이다. 거기도 아름답게 필 꽃씨가 심겨졌다. 누가 그 씨를 심었는지 너는 알지. 그럼 너도 네 꽃밭을 지키고 가꾸어야 한다. 버리지가 아니 먹게, 짐승이 뛰어들지 않게, 병이 아니 나게, 비바람이 침노하지 않게, 가물이 들이 않게, 날마다 새를 쫓아야 하고 물을 주고 풀을 매야 한다. 이 나라에도 큰 인격이 나야 하지 않나? 우리의 갈 길을 가르쳐 주고 우리를 사람답게 인도해주는 거룩한 인격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 네 맘이 꽃동산이란 말은 그것을 위해 하는 말이다."
(<맘을 다하라>, 《진실을 찾는 벗들에게》(함석헌저작집 제22권, 2008, 439쪽)

이 글에서 몇 가지 핵심 주제어를 골라낼 수 있다. 마음(맘)ㆍ꽃밭(꽃동산)ㆍ인격, 버러지, 짐승이다. 이것을 내식대로 풀이해 보면, 꽃밭은 우리의 조국을 말한다. 내 나라를 말한다. 우리 사회를 말한다. 맘은 이 조국을, 나라를, 사회를 잘 가꾸어야 마음을 말한다. 곧 마음은 우리 사회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되는 희망을 말한다. 꽃은 나라사람을 말한다. 버러지와 짐승은 나라사람들을 괴롭히는 못된 정치권력과 국가폭력을 말한다.

나라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는 곧 아름다운 꽃밭이다 꽃밭에 가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향이 가득한 꽃밭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꽃밭에 핀 꽃은 곧 우리요, 향은 우리의 마음이다. 그래서 꽃밭에 여러 ‘버러지’가 아니 먹게 짐승이 뛰어들지 못하게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은 곧 우리에게 있다. ‘버러지’와 ‘짐승’은 곧 도적놈(파쇼와 독재를 꿈꾸는 정치꾼과 대통령, 사기로 권력을 탈취하는 정치꾼과 대통령)을 말한다. 더러운 버러지와 짐승들이 우리의 마음을 훔쳐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우리는 그 도적놈들이 들어와 꽃을 꺾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잠시 한 데 눈을 팔면, 도적놈이 들어와 우리 맘을 훔쳐간다. 그게 역대 대선에서 입증해 주었다. 특히 역대 대선에서 우리 나라사람들은 마음이 거짖된 자에게 도적맞은 적도 있다. 한눈을 판 탓이다. 이제 12월이면 또 대통령을 뽑는다. 우리의 마음을 훔칠 버러지 같은 대선 후보들이 또 난립할까 걱정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우리 한국인들은 밥 먹듯이 잘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민주주의ㆍ자유주의 꽃밭에 도적놈이 못 들어오게 울타리를 쳐야한다. 울타리는 마음을 상징한다. 버러지가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은 마음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18대 대선에서 마음을 도적맞았으니 이제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꽃밭에 가물이 나면 꽃들이 말라 죽는다. 그래서 가물이 들지 않게 자주 물을 줘야 한다. 물은 촛불이다. 꽃밭은 우리 사회이니, 우리사회가 가뭄이 들지 않게 하려면, 촛불이 꺼지지 않게 해야 한다. 우리가 외양간을 고치고 다시 기르던 소를 잃지 않게 단도리 하듯이 우리 맘이 변치 않도록 마음의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마음의 외양간을 고치는 일은 촛불을 켜는 일이다. 우리는 잊었던 마음을 다시 찾기 위해 마음의 촛불을 켰다. 이 촛불은 우리의 꽃밭의 씨앗을 움티우는 물줄기이다. 정성스런 촛불로 만들어진 꽃밭에 ‘버리지’(어용기자)가 못 들어오게, 짐승(거짓되고 사기 치는 정치꾼)이 뛰어들지 않게, 비바람(색소물대포)이 침노하지 않게, 가물(꺼지지)이 들이지 않게, 물(불)을 주어야(붙여야) 한다.

이야기의 끝을 맺자. 우리는 이제 우리 사회를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거룩하고 행복한 사회로 만들어 갈 줄 아는 인격을 갖춘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 비인격적인 대통령은 안 된다. 민주주의 국가를 전제군주제 국가로 만들려는 대통령은 안 된다. 국민의 소리를 바람에 부딪기는 무지랭이 잡초소리처럼 여기는 그런 대통령은 안 된다. 국민의 소리를 획일적으로 통제하려는 대통령은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대통령을 원한다.

조국의 미래를 볼 줄 모르는 대통령은 안 된다. 조국의 미래는 조국산천의 아름다움을 자연 그대로 유지하는데서 희망을 찾는다. 인공적으로 조국산천을 모양내서는 미래의 희망은 없다. 곧 개발독재는 안 된다. 조국의 미래는 한민족의 희망이다. 한반도의 희망은 통일이다. 통일이 없이는 우리 사회의 행복은 없다. 행복이 없다면 곧 미래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행복을 주는 통일대통령이 필요하다.

또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전제군주가 아니다. 우민독재(愚民獨裁)와 개발독재를 획책하는 대통령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가난한 서민을 부자와 똑같은 나라사람으로 보는 인격대통령이다. 인격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인권우선주의)를 지켜나가는 양심대통령이다. 그리고 강이 굽이쳐흐르고 길이 굽이돌아가는, 그리고 자연을 자연에 내맡겨두는 그런 환경대통령이다. 이러한 인격을 고루 갖춘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촛불로 가득 채워진 꽃밭을 가꾸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 민중(꽃)의 맘(마음)이다. (취래원 농부, 2009. 6. 28, 저녁, 2012 9.4 다시 쓰다)

취래원농사는
황보윤식(皇甫允植, 醉來苑農士)
학생시절부터 민족/통일운동을 하였다. 동시에 사회개혁에도 관심을 갖고 생명운동을 하였다. 나이 60을 넘기자 바람으로,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소백산(영주) 산간에 들어와(2010) 농업에 종사하면서 글방(書堂, 반딧불이서당)을 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를위한시민모임”, "함석헌학회" “함석헌평화포럼”, “함석헌평화연구소”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글로는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2017) 등 다수의 글이 있다.(수정 2018. 10.3) /함석헌평화연구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