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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예관수 선생 칼럼

오포세대라 불리는 이 나라 청년들에게

by anarchopists 2019. 10. 2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5/01/21 06:39]에 발행한 글입니다.


'오포세대’라 불리는 청년들에게.

2010년대에 들어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三抛世代)를 넘어 이제는 2015년에 들어와서는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오포세대(五抛世代)가 등장했다고 한다. 기성세대 한 사람으로서 그저 미안하고 송구하며 또 허탈할 뿐이다. 요즘 인기를 끄는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해방 전후 세대들이 나온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는 비록 먹고 살기 힘들었어도 열심히 일하면 희망이 보였던 때였다. 그런데 단군 이래 최대의 학력과 스펙을 쌓았다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나눠줄 수도 없는 시대가 되었다. 21세기의 개명세상(開明世上)를 열고 있다는 대한민국의 실정이 이러할진대 참으로 허망하다는 생각뿐이다. 왜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 생각을 해본다.

이 나라 정치꾼들은 ​​경제성장을 지고지선의 가치인양 입에 달고 산다.
그들은 말끝마다 얄밉도록 요란스럽게 떠들어댄다. “세계 10대 교역국이다. 곧 GDP 4만 불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그런데 이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피부에 와 닿기는 하는 건지. 저들이 떠드는 말은 지금 우리가 느끼는 체감경기와는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서민들의 삶이 이렇게 고달픈데 경제성장은 왜 하는 건지? 그저 고만고만한 빚더미 아파트에서 할부 자동차 한 대 굴리며 일주일 내내 죽어라 일만하다 주말이면 파김치 되어 종일 잠만 자는 우리 인생. 주중에는 이곳저곳에 맡겨 두었던 아이들을 찾아서 외출 외식 한 번 하는데 만족해야 하는 우리 삶.(그나마 이 나라에 이런 호사마저 누리는 이들도 그리 많지 않다) 정치인들이 이런 삶을 ‘행복사회’라고 종편방송을 통해 강제 입력시킨다면, 이건 억지춘향이다. 그렇다면 이 나라 경제발전은 과연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려고 하는 걸까?

자식들과 공유할 추억을 만들지 못하는 삶. 노부모와 함께 한 지난 세월을 반추해 볼 여유가 없는 삶. 이웃과 공유할 가치를 발견하기 힘든 삶. 독점 자본주의라는 커다란 기계의 소모품 의 한 조각이 되어 타의 반, 자의 반식으로 공장의 공정(工程)에 투입된 기계처럼 서서히 닳아 없어지는 우리들의 삶. 태어나 딱 한 번 살다가는 우리 인생에서 정치인들이 주절 되는 그런 삶이 과연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행복일까? 반성해 본다.

우리 교육이 문제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의 교육이란 게, 이 나라사람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고 상위의 소수 5%를 위해, 95% 대다수를 들러리나 루저(Loser, 敗者)로 만드는 교육이다. 곧 이 나라 교육의 전 과정은 이 나라사람들을 패자로 만드는 과정이다. 일등 서열에 속하는 5% 아이들이라고는 하지만 이 아이들도, 정년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소수의 대기업에서 한시적 소모품으로 쓰이다가 팽(烹) 당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저들 정치꾼들은 인성(人性)교육을 강조한다. 인성? 웃기는 말이다. 이 나라 교육에서는 점수 따는 요령학생, 성적 올리는 기계인간이나 환영받을 뿐이다. 가슴 따뜻하고 정말 인간다운 학생들은 학교에서 인정을 못 받는 반항아 내지는 지적 낙오자가 된다. 그래서 이들은 사회에 나와서도 취직자리 얻기가 힘든 사회에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살아야 한다. 게다가 학교에서 배운 허접한 지식들 어디다 써 먹나, 죄다 시험용으로 써 먹을 뿐, 인간다운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지식은 하나도 없지 않은가. 참된 교육은 학생들이,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요시 하는 인간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곧 자아(自我)를 추구하며 그의 실현을 위해 힘써 일하고 살아가는 삶의 과정을 진정한 행복으로 깨닫게 하는 교육이 참교육이 아닐까.

또 이 시대의 우리 부모들도 문제다. 이 나라가 처한 어려운 시대를 헤치고 나와서 그럴까? 지 새끼들의 행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밟고 넘어야 한다고 가정교육으로 가르친다. 이런 훈육은 곧 자기 자식과 사회를 망치는 가정교육임을 모른다. 사회라는 것은, 남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다. 그런데 남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식보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나만, 내 가족만 잘 살면 된다는 식의 극단적 자기 이기주의, 가족 이기주의를 심는 가정교육은 우리 사회를 인성(人性)이 아닌 수성(獸性)의 투쟁장으로 만들 뿐이다. 결과적으로 그런 교육은 기득권을 가진 재벌과 권력자들이 주도하는 이 나라사회의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밖에 안 된다. 이제 우리 부모들도 각성해야 한다. 무엇이 자녀를 위한 참된 훈육인지를. 사랑하는 자녀를 위한 참된 훈육은 자녀의 자유의지를 믿고 도와주고 후원해 주는 일이다. 간섭과 통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다음으로 이 나라 정치하는 자들도 큰 문제다.
일제에 나라를 팔아먹었던 그 후손과 이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부류들이 나라 권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친일에서 다시 친미로 둔갑하여 기득권을 세습해 가면서 이 나라를 못된 나라로 만들고 있다. 매국노들을 처단하여 역사를 바로 세우는데 실패하게 만들었고, 미소 양국의 꼭두각시가 되어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도 만들었다. 이들은 민족통일, 세계평화에는 관심도 없다. 오로지 민족분단을 즐긴다. 이념물이를 통해 빨갱이 조작, 종북좌빨놀이를 즐기면서 권력만 쥐면 그만이다. 남북분단, 동서분단, 빈부분단, 계층분열은 오히려 권력 장악에 도움이 된다. 이런 분위기를 실컨 즐기자는 심보다. 4대강을 말아먹고 국고를 탕진해도 아무 탈 없는 정치사회를 만들면 된다. 권력찬탈을 위해 수천 명을 죽여도 되는 정치풍토만 만들면 된다. 이들은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려 한다. 통일된 조국을 후손에 물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통일은 지들 수구세력이 제멋대로 사는데 분리하다고 생각한다.

오포세대여, 그대들이야말로 진정한 이 나라의 주인이다. 결코 포기하지마라. 그대들이 포기하면, 저들 기성의 정치꾼, 교육자, 부모들이 더욱 타락할지 모른다. 그대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이 나라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 통일된 조국을 만드는 일, 더럽고 아팠던 과거를 청산하고 성찰과 화합의 나라로 만드는 일,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는 만드는 일, 선거개표가 조작되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일, 돈보다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 일,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오포세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여, 이 땅의 더럽고 추한 기성세대들이 쳐 놓은 낡고 좁은 삶의 틀을 깨부수고 그대들의 뜨거운 가슴을 불태울 수 있는 좋은 나라를 만들어 주면 안 될까. 그렇게 부탁하고 싶다.(2015. 1.15, 예관수)

예관수 선생님은
예관수님은, 행정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부산에서 개인사업(토,건자재 판매업)을 한다. 현재 그의 삶은 주중에는 도시일을, 주말에는 거창으로 내려가 매실 등 농사를 짓고 있다.(주말 귀농 4년차, 5都2農 생활) 이후, 농사에 이력이 붙는 대로 완전 귀농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필자이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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