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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예관수 선생 칼럼

경제성장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by anarchopists 2019. 10. 2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8/08/27 17:22 ]에 발행한 글입니다.

경제성장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196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수차례의 경제개발계획은 국민들 허리띠에 구멍을 더 뚫고 졸라서 이룩한 성장이었다. 경이적인 성장률로 '한강의 기적'이던 성장의 과실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올해 4월 기준으로 국내 10대 재벌들이 보유한 800조 가까운 사내유보금은 어떻게 축적되었으며, 그 돈 왜 재투자 되지 않고 재벌 금고 속에만 있을까? 그동안 공정한 경쟁과 분배가 이루어졌다면 과연 소수 재벌들이 이런 천문학적인 돈을 끌어모을 수 있었을까.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신흥국조차도 고도성장의 시대는 끝났다. OECD국가로서 연 3% 전후의 경제성장은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그럼에도 성장일변도의 경제정책을 추진함은 가능하지도 않지만 공정한 분배가 동반되지 않는 성장의 과실은 대기업의 파이만 키워줄 뿐이다. 이제는 저성장 시대에 걸맞는 분배와 복지정책으로의 대전환을 생각해야 한다. 목하 한국 재벌들의 행태로 보아서 신규투자유도정책보다는 사내유보금에 중과세하여 분배와 복지정책을 추진하는 게 차라리 더 낫다고 본다.



사실 한국 재벌들의 배를 더 불려줘 봐야 그들은 국민을 위해(국내 신규투자, 고용 확대 등) 돈을 쓰지도 않는다. 그들과 타협해 각종 규제를 풀어주며 투자와 고용을 유도하면 오히려 국내 골목상권을 빼앗고 프랜차이즈 갑질 운영과 하청, 재하청으로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의 임금과 소득을 갉아서 기름진 그들의 배만 더 채우려 할 뿐이다.

전에 대통령이었던 이명박, 박근혜 정권 동안 기업프랜들리 정책과 대규모 토목사업, 부동산 투기조장 정책 등으로 기업들의 배를 엄청나게 채워줬다. 낙수효과는 언감생심 소수의 특권세력들끼리 질펀한 독식파티를 벌렸고 청탁과 독직, 부정부패로 빈부격차와 사회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켜 놓았음을 똑똑히 보아오지 않았는가.

이러한 과거의 무참한 정권에 대한 반동으로 탄생한 촛불정권이 채 2년도 안 돼 최저임금인상과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수구들의 반발에 슬며시 경제정책을 바꾸려고 해서 참 안타깝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란 슬로건으로 정권을 잡았으면 그에 걸맞는 철학과 신념에 기반하여 정치개혁과 경제체질 바꾸기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정치와 경제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신념이 없는 정권은 반대자나 외부의 작은 비판에도 중심을 잃고 휘청거릴 뿐이다. 어려울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서 원칙에 근거하여 답을 찾고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 문재인 정부는 “빈곤을 두려워 말고, 균등치 못한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不患貪患不均)는 말을 명심해야 할 것으로 본다. 다수 국민을 믿고 개혁과 진보의 길로 꿋꿋이 나가야 국민이 살고 정권도 사는 길이 아닐까 싶다.(2018. 8.23, 예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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