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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예관수 선생 칼럼

또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자는 말인가

by anarchopists 2019. 11. 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3/03/11 05:34]에 발행한 글입니다.


또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자는 말인가.

북한은 이미 정전협정 백지화(우린 60년째 휴전상태이니 곧 전쟁상태로 들어간다는 뜻이다)를 선언했고, 연이어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벼랑 끝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민족이 공멸할지도 모를 위기의 시간이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황색언론들은 전쟁을 막기 위한 제대로 된 여론조성 노력은 하지 않고 하이에나씩 건성을 맘껏 발휘하여 온통 전쟁의 발발수순을 기다리는 듯한 경마식 보도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쟁을 겪어 보지는 않았지만 그 참상은 결국 남북의 힘없는 서민들이 온 몸으로 다 겪을 것이란 사실은 역사적으로 보아 너무도 명약관화할진데 막상 대다수 국민들도 무덤덤해하고 있다.(설마 저들이 뭔일이야 저지르겠는가 하고..) 정말 최악의 상태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방귀 잦으면 똥 싼다는 말이 있듯 수십 년간 계속되어 온 미국의 봉쇄정책으로 경제적 난관에 봉착한 북한이 인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도 최근 핵실험 성공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무슨 일을 저지를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이에 책임 있는 정부 관련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사태의 중대성을 파악하고 합리적인 방책을 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군은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적 언사에 큰소리 치고 있지만 이미 경계에 실패한 천안함사건과 북한군 노크귀순, 은하3호 발사 오보 등과 같은 일을 겪은 우리로선 완전한 신뢰를 보낼 수만도 없다. 또 평시에도 본인 및 자식들의 석연찮은 군 면제가 즐비한 나라의 높으신 분들이 과연 전시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노블리스 오블리즈(noblesse oblige)적 사명감을 기대하기란 연목구어가 아닐까 싶다. 오히려 그들은 해외도피 대열에 남 먼저 앞장설지도 모를 일이다.

세계경찰을 자임하는 미국이나 방산업자들과 손잡은 일부 정치인들이 자국 경제난 타개책의 일환으로 온 세계에 국지적인 전쟁을 부추겨왔음은 주지의 사실인 바, 우리가 그들의 기름진 배를 더 불려주기 위해 동족끼리 피 흘리며 싸울 필요는 더더욱 없지 않은가!

손자병법에서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이 최상책이라고 했다. 상대를 향해 온갖 험한 말투를 쏟아 붇는 것은 자신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대화하자는 그들만의 특유한 표현방식이 아니었던가?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민족의 명운을 건 도박을 벌리는 일은 현명한 지도자라면 절대 택할 짓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목하 두 손 놓고 미국만 바라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지 말고 민족의 생존과 나라의 안녕을 도모할 합리적인 방책을 찾고 빨리 대화의 길로 나서야 할 것이다. (예관수, 2013.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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