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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종강 변호사 칼럼

[오늘의 명상] 자녀교육을 무엇 때문에 시키는가?

by anarchopists 2020. 1. 10.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9/15 05:39]에 발행한 글입니다.


자녀교육을 무엇 때문에 시키는가?


1. 자녀교육을 무엇 때문에 시키는 것입니까? 내일의 사회를 맡기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급기야 교육을 시켜놓은 결과는 사회생활에서 가장 멀다./ 그 사회의 일원으로 사람노릇을 하려면 이제부터 다시 새로 배워야 한다. 이런 비극이 어디 있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사람 되자는 것이 교육의 목적인데 받은 결과는 인간사회를 모른다! 참 모순입니다

2. 자식이 아버지 옆에서, 도제(徒弟)가 사장(師匠)의 옆에서 배울 때 저는 기술과 인격을 다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 옆을 떠날 때는 둥지를 떠나는 새 새끼 같아서 스스로 혼자서 인생사회에 날아다닐 날개깃이 충분히 자라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 그는 곧 하나의 인간입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아,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사회에서는 멀고 그것을 이해하고 지배하고 운전해갈 능력이 더 없어서 교문을 나오는 날부터는 실로 쓰라린 교육이 새로이 시작됩니다./ 그것은 왜 그렇게 되었나. 기술과 인격을 갈랐기 때문입니다. 근세의 과학이 발달하고 기계가 발명이 되어 공업이 일어남에 따라 사람들은 기술을 퍽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인간화가 발달된 것은 물론 기술이 발달된 것입니다. 언제든지 잊어서는 안될 것은 기술은 인격의 발현이라는 것입니다. 기술뒤에는 언제나 인격이 있어서 그 기술을 부려야 하는 것입니다
(이상, 함석헌, 《함석헌저작집 2권 인간혁명, 한길사, 2009, 234쪽)

이 나라의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일까? "어디서 사는가?"와 자녀들이 "어느 학교에 다니는가?"이다. 그래서 강남의 집값이 이 나라의 가장 큰 경제적 이슈이고 명문대학에 입학하느냐에 대하여 그렇게 관심정도가 아니라 올인 수준이다. 그래서 이 나라의 사람들의 관심포인트 가중의 하나가 강남에 사는가와 부모가 서울대를 나왔느냐? 자녀들이 서울대에 진학했느냐? 이다.

과연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느냐! 아침의 뉴스를 보면 참으로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밤사이에 벌어져 버린다. "존속살인, 동반자살, 성폭행" 등 참으로 다들 큰일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식만 챙기면 되는 줄 안다. 정작 큰일은 무엇일까?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 결국 자기도 영향 속에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점이다. 투표하지 않고 못된 정치만 욕하는 꼴과 다름없다. 이제, 다들 교육에 대하여 진지한 자세로 접근하여야 한다. 어른은 이제 어른 노릇하여야 한다. 이 사회에 어른이 없다. 그래서 누가 까불어도 그냥 나둔다. 아버지 어머니도 자식에게 학교 갈 돈만 주면 되는 줄 안다. 과연 그럴까?


맹자의 모친은 맹자의 교육을 위하여 이사를 세 번이나 하였을 정도로 자식에 대한 교육에 대한 부모의 관심은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 그런데, 맹자의 어머니와 요즘의 위장전입한 어머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적어도 맹자의 모친은 맹자보고 사람 되라는 의도 하에 이사를 단행한 것이고, 요즘 이 나라의 강남어머니는 그런 의도보다는 속칭 말하는 명문대진학을 위한 방편으로 인사를 단행한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계속해서 한국교육의 우수성을 칭찬하지만 실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진짜 그런가?

사람은 자기자식만 교육시키려고 세상에 나온 것은 아니다. 즉, 자신의 인격을 갖추는 것이 삶의 우선이다. 그러면 자식은 자연스럽게 교육이 되게 된다. 요즘 왜 청소년기에 자살이 그렇게 많아지고 있고, 왜 그렇게 성폭력 등의 범죄가 늘어가는가? 가정의 붕괴이지만 실상은 공동체의 붕괴이다. 더 더욱 근본적인 것은 사람들이 인격을 갖추는 것에 별 관심이 없어서이다.

함석헌이 말하듯이 지금 교육에는 선생이 없는 것이다. 학교를 간다 하면 그 시설, 그 시스템을 따지지, 어떤 선생이 그 학교에 있는지 살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사회를 해치는 자가 실상 교육을 많이 받은 자라면 그 교육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주가조작을 하고, 고의 부도를 내거나 권력과 결탁하여 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대개 다 교육을 아주 많이 받은 사람들이다. 나름대로 법도 잘 활용하면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

그렇다면, 차라리 학교를 없애버리면 어떨까? 좋은 선생을 알아서 찾아다니면서 공부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연봉에 따라서 값이 정해지는 시대에 도제와 같은 자세로 긴 시간을 견딜 사람이 없다. 또한, 금전적인 유혹 앞에서 버티고 제자 키우는 재미에 사는 선생도 없다. 아! 금강석처럼 자리를 지키면서 인격과 기술을 전수하려는 스승은 없는가? 또, 그를 따르려는 제자는 없는가?(2010. 9.14 저녁, 박종강)

박종강 변호사님은
사법고시 33회 출신이다. 법률사무소 “민중”에 소속되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론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한세병인권변호단,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기자, 한국소비자보호원 소송지원단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제도권의 로스쿨에 반대하여 빙송통신 로스쿨(민중로스쿨)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 함석헌학회 감사직을 맡고 있으며 새물결포럼, 함석헌평화포럼에도 관여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 위 사진은 인터넷에서 따온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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