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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종강 변호사 칼럼

[오늘의 명상] 요즈음 사회가 불안하다- 양심이 없기 때문일까

by anarchopists 2020. 1. 12.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8/20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양심이 살아있는 사회는 불안하지 않다.

1. 현대인의 한 특색은 그 양심이 대단히 안이해진 것입니다. 양심이라 말하면 곧 가책이란 말을 붙여 생각하게 되는데, 오늘날 사람에게는 가책이란 것이 별로 없습니다. 옛날사람으로 하면 부르르 떨 만한 일을 능히 태연한 맘으로 하고, 남이 하는 것을 보아도 별로 분개하지 않고 안연(安然)히 보고 있습니다. 양심이 마비된 것입니다. 양심이 점점 더 예민해지는 것을 인류의 향상이라고 한다면 현대는 그 질적진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퇴보의 시대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함석헌저작집 2권 인간혁명 237페이지 중단)

2. 양심이 안이해진 사람들은 도리어 불안속에 삽니다. 현대인같이 불안속에서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들은 행복스럽게 살기 위하여 걱정을 아니하려고 맘이 경쾌하려고, 양심을 누르고 마비시키고 설명을 붙여 달래어 속였습니다. 그런결과 능히 담대히 도덕을 무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웬일인지 그럴수록 가슴은 불안하게 되었습니다. 늘 세상이 못살 것만 같고, 사람과 사람사이가 더욱 더 악화만 되어가고 기분은 갈수록 초초해만 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현대상입니다.(함석헌저작집 2권 인간혁명 237페이지 하단)

3. 개인으로나 사회로나 양심이 예민하여 눈이 눈물에 젖어 있는 때는 안심이 있습니다. 환란.불행중에서도 침착하게 있어 꾸준히 할 것을 해나갑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에게서나 어떤 사회에서나 불안한 공기가 하늘을 덮고 초조한 심리가 가슴을 태워 온 사회를 무력 속에 빠뜨리는 때란 언제나 도덕적으로 양심이 해이해진 때입니다.(함석헌저작집 2권 인간혁명 238페이지 상단)

이 나라 사람들은 요즘 안녕하신가? 불안의 연속이다.불안한가? 양심이 춤추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사회적 공기가 그렇다. 불안이라는 공기가 촉촉이 드리워진 세상이다. 불안하니까 조급하다.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다. 불안해서 믿지 않는 것이다.

고위공직자들의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하여 사람들은 다 그런 것 아니냐고 체념한다. 가장 양심이 살아있어야 하는 것이 사법부인데 사법부의 대법관에 지명된 사람도 위장전입을 인정하고 사과한다. 다들 일 터지면 다 사과하고 시간이 지나가기만 기다린다.

고위 공직자들을 비롯한 높은 양반님네들은 이 나라 사람들의 생리를 잘 안다. 일터지면 납작 엎드리고 있다가 우선 시간이 지나기를 다른 큰 사건이 터지기만 고대한다. 양심이 살아 숨 쉬고 펄떡펄떡 한다면 어떻게 될까? 시간이 간다고 해서 다른 일이 터진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끝까지 밝힐 것을 밝혀서 그 사람이 참회토록 할 것이다.

함석헌이 지적한대로 양심이 살아있는 사회는 어떻게든 할 것은 한다. 독재정권하에서 오히려 양심이 펄떡펄떡 거렸지 않았는가? 지금은 민주화되었다고 하는데 오히려 이 나라 사람들의 양심수준은 글쎄다. 지금 사람이 양심을 펄떡이고 다니면 오히려 사람들이 피한다. 그런 빛을 내는 사람을 보면 자기 양심이 숨을 곳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닐까?

이 사회의 양심이 살아있는 것을 볼려면 어디를 보아야 하는가? 기본은 법원이다.
“법관은 헌법에도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 라고, 되어있다. 법관이 양심에 따라 재판하지 아니하고 개인적 연고나, 지역 등을 고려하여 재판하면 큰 문제다. 법관의 역할이 그래서 사회의 양심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언론이다. 양심이 솟구치는 필봉으로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양심을 일깨우는 언론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 정치권에서는 이런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난리다. 기업들도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난리다. 아! 양심 있는 언론하기 참 힘들다. 돈과 권력이 칭칭 감아돌린다. 언론이 바로 설려면 이런 칡넝쿨에 얽히지 않아야 한다. 결국, 상업광고 없이 살아가는 언론이어야 그 길을 갈 것이다.

또한, 밥술이나 먹는다는 지식인들도 양심의 강에 몸을 던져야 한다. 혼자 던지려면 눈치 보이고, 찍히니까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이제 대학총장 자리를 어떤 출세의 징검다리 정도로 여기는 시대에 교수들에게 양심의 강에 몸을 던지라면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누가 먼저 그 길을 가야 하지 않을까? 바로 그 사람이 대장부(大丈夫)다.(2010. 8.19, 박종강)

박종강 변호사님은
사법고시 33회 출신이다. 법률사무소 “민중”에 소속되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론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한세병인권변호단,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기자, 한국소비자보호원 소송지원단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제도권의 로스쿨에 반대하여 빙송통신 로스쿨(민중로스쿨)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 함석헌학회 감사직을 맡고 있으며 새물결포럼, 함석헌평화포럼에도 관여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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