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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오늘의 명상] 나도 국가도 자기개조를 합시다.

by anarchopists 2020. 1. 14.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07/20 06:56]에 발행한 글입니다.


국가도 나도 ‘자기개조’를 합시다.

오늘은 ‘자기개조’(self tuning이 아닌) 대하여 명상을 해봅시다. 함석헌선생님은 일찍이 다음과 같이 말씀한 적이 있습니다.(1961) “우리 민족은 자기발견을 못했습니다. 숙명관을 못 벗어난 것이 그것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숙명관만이겠어요? 우리의 모든 결점, 주체성의 부족, 통일성의 부족, 당파주의, 고식주의, 모든 것이 다 이 ‘저’ 찾지 않는 데서 나온 병입니다. 일찍이 이광수 선생이 <민족개조론>을 썼다가 욕을 많이 먹은 것을 세상이 잘 알고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쓴 것이 잘못 아닙니다. 마땅히 써야 할 것입니다. 민족 모욕했다고 욕하는 그 자체가 욕먹어 마땅한 것입니다. 민족성에 대한 판단은 혹 잘못된 것이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개조론을 써야, 또 쓰고 또 써야 할 것입니다. 자기개조를 힘쓰는 것이 사람입니다. 죽을 때까지 개조, 회개의 과정입니다."(<생활철학>, 《함석헌저작집》13, 한길사, 2009, 77쪽)라고 ‘자기개조’를 강했습니다.

‘자기’에는 사람 개인을 지칭도 하지만, 사회도, 국가도 해당됩니다. 개인도 ‘자기개조’를 하여야겠지만, 사회도 자기개조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도 자기개조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기개조’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먼저 인간에 대하여 생각해 봅시다. 인간은 동물과 달라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바람직한 생각은 ‘자연규칙’에 따르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자연규칙은 ‘있는 그대로’ 그리고 ‘주어진 그대로의 삶’을 사는 것이 자연규칙입니다. 누가 저한테 묻습니다. “올 농사 잘 되었습니까” 저는 대답합니다. “하늘이 준대로 먹고 삽니다.” 인위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자연규칙이란, 욕심을 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늘이 주는 대로 먹고, 입고, 살면 되는데 우리 인간은 가진 것 이상의 욕심을 냅니다. 그래서 남에게서 이를 빼앗아 자기 욕망을 채우려 합니다. 이것이 싸움입니다. 이웃끼리 다툼이요, 사회적 갈등이요, 나라끼리의 전쟁입니다.

남보다 더 가지려는 욕망, 더 잘 살려는 욕망, 더 잘 나려는 욕망, 여기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사는 하는 것이 자연규칙입니다. 이 ‘자연’에서는 작은 것이 큰 것을 부러워하지 않고, 적은 것이 많은 것을 탐내지 않습니다. 화려한 것을 그렇지 않은 것이 시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큰 것이 작은 것을 업신여기지 않고, 많은 것이 적은 것을 깔보지 않고, 잘 났다고 뽑내지도 않습니다. 이게 자연규칙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이 자연규칙을 따르도록 자기개조를 해야 합니다. 자기개조를 해봅시다. 화려한 경력을 뽐내지는 않았는지. 잘 났다고 으시대지는 않았는지, 남보다 앞서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돈이 많다고 적은 자를 업신여기지는 않았는지, 남보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까불지는 않았는지, 남을 지배하려고 높은 직위와 지위를 가지려고 탐하지는 않았는지.

국가와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규칙을 어겼는지, 반성하며 회개하면서 자기개조를 해야 합니다. 자연에는 누가 누구를 지배하지도 통제하지도 않습니다. 자연에는 남의 행복과 권익을 짓밟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연은 인간을 해치지도 파괴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국가라는 기구를 만들어 자연을 마구 파괴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본주의 국가들입니다. 도시를 확장하고, 도로를 넓히고, 공장을 마구 짓습니다. 이 탓으로 자연은 자꾸 멍들고 죽어갑니다. 그래서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지구환경이 엇나가고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를 두고 인간의 행복을 추구해 가는 게 국가의 기본태도입니다.

그런데 거짓된 구호를 내걸고 나라사람들을 기만하면서 자연을 마구 파헤칩니다. 한국의 4대강 개발이 그것입니다. 생명을 죽이고 있으면서 4대강 개발이 “강을 살리는 사업이고, 생명을 살리는 사업”이라고 거짓 명패를 내걸고 있습니다. 국가는 나라사람들을 속여서는 안 됩니다. 나라사람들을 나쁘게 이끌어서도 안 됩니다. 국가는 평화를 깨는 어떤 짓거리도 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는 나라사람들이 제 살길을 가면서 잘 살도록 보살피는 일만 해야 합니다. 이것이 국가가 갖는 ‘자연규칙’입니다. 국가가 이러한 자연규칙을 어겼다면, 그 국가는 방성과 회개를 통하여 자기개조를 해야 합니다. 국가지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규칙을 어기도록 국가를 잘못 끌어가고 있다면 그 지도자는 반성과 회개를 통하여 자기개조를 해야 합니다.

끝으로 함석헌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제 노릇 스스로 함이 근본원리”이다. 그렇습니다. 자연규칙에 따라 제 노릇을 스스로 하려면, 자연규칙에서 멀리 가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반성과 함께 회개해서 자기개조를 해야 합니다. 국가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자연규칙에 토대하여 자기개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오늘의 화두로 던져봅니다.(2010. 7.20 아침, 취래원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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