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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취래원 농사 칼럼

역사 속의 쥐잡기운동, 그리고 오늘

by anarchopists 2020. 1. 7.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0/11/02 09:00]에 발행한 글입니다.

박정희의 쥐잡기운동, 그리고 오늘

쥐 때문에, 한국사회가 고통의 시대를 산 적이 있다. 바로 박정희 권력기인 1960년대 이후다. 박정희 권력은 식량증산정책을 벌렸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산아제한 운동(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딸 구별 없이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혼식운동(보리쌀이 건강에 좋다)과 함께 불조심 운동(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보자)과 쥐잡기운동(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다, 쥐를 잡아 없애자)을 줄기차게 벌인 적이 있다. 곧 일제시대 구호정치의 전형이 판을 쳤다. 이 중 쥐잡기운동은 당시 학생과 어른들에게 동시에 고통을 주었던 구호정치의 대표적 예다.

쥐잡기운동을 한 것은 쥐(mouse)가 곡식을 갉아먹을 뿐 아니라, 시설물을 망쳐놓고, 병균을 옮기는 등 해로운 짐승(beast)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그래서 당시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은 일정량의 쥐를 잡아 쥐꼬리를 잘라서 학교에 가져가야 했다. 그것이 아이들을 괴롭히는 숙제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일반인은 동사무소에서 그 대가를 쥐꼬리만한 돈(1원이던가)을 받았다. 어떤 학생은 선생님이 내주신 일정량의 쥐꼬리를 채우지 못하면 군화 끈을 잘라 태워서 마치 쥐꼬리처럼 만들어 학교에 가져간 적이 있다.

어쩌면 쥐는 우리 인간과 더불어 살면서 인간을 괴롭히는 작은 동물인지도 모른다. 글쓴이는 작은 사과과원을 가지고 농업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어제로 사과수확을 모두 끝냈다. 그리고 창고에 저장을 해두었다. 그리고 쥐가 들어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을 해두었다. 그런데 그렇게 철저하게 방비를 했는데도 창고에 쥐가 들어왔다. 한 마리인지 몇 마리인지는 확인이 안 되었지만 어쨌든 큰일이 났다. 쥐가 사과저장창고에 들어오면 일 년 농사를 완전히 망친다.

몇 년 전에도 그랬던 경험이 있다. 작년에도 쥐가 들어와서 그 많은 상자를 다시 정리하여 저장하느냐고 고생을 한 적이 있다. 온 식구가 달려들어 무거운 상자(20kg)를 500여 상자나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려면 그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더구나 젊은 나이도 아니고 나이가 60이 넘으면 이것은 더더욱 장난이 아니다. 또 젊어서부터 몸에 힘든 농업노동이 인에 박힌 것이 아니고 5년 전에 귀농하여 이제 겨우 힘든 농업노동을 이겨내고 있는 수준이라면 이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작년의 경우는 쥐새끼가 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과상자를 다 정리해놓고 며칠을 몸져누웠다.

그런데 올해 또 쥐새끼가 창고 안에 들어왔다. 큰일이다. 온 식구가 부선을 떨며 고생을 하여야 한다. 진을 죄다 빼고 일을 끝낸 다음에는 모두가 몸살로 또 몸져누워야 한다. 이렇게 쥐새끼 한 마리는 사람 모두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준다. 그래서 잘못된 인간, 남을 괴롭히는 사람을 두고 우리는 종종 “쥐새끼 같은 놈”이라고 하는가 보다.

얼마 전 아동관련 일을 하는 사람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전하는 아이들의 말을 적어본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한 아이는 텔레비전에서 이명박 얼굴만 나와도 눈을 가린다고 한다. 그래서 그 부모들과 가족들이 그 아이한테 그 이유를 물어보았단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하는 말이 “그냥 싫어요.”, “무조건 싫어요.” 하더란다. 또 다른 아이도 이명박 대통령을 싫어하는 데 그 아이는 아주 특이한 행동을 했단다. 2007년 12월 대통령 선가가 끝나고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이튼 날 아침 뉴스에서 이병박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아나운서의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그 아이는 얼굴을 손으로 가리면서 울더란다. 그래서 부모들이 왜 우는지를 물었더니 그 아이가 하는 말이

“이명박 아저씨가 대통령이 된 것은 슬픈 일이예요”
하더란다. 그래서 부모들이 또 물었단다. “이명박 아저씨가 대통령이 된 것이 왜 슬프지” 하였더니 그 아이가 하는 말이 걸작이었단다. “나쁜 사람 같아요.”, “이상하게 생겼어요.” 그러더란다.

아이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싫어하는 데에는 첫 번째로 부모님의 영향도 있으리라 본다. 아이들 부모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싫어하는 발언을 평소에 많이 하기 때문에 그 영향도 받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민심을 대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민심이 천심이 아니라 동심이 천심인가보다. 그리고 두 번째 아이의 “이상하게 생겼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사회이다 이 때문에 국민은 누구나 공개적인 석상이 아닌 한, 국가지도자라 할지라도 자신의 마음에 안 들거나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면, 무슨 비난과 속에 감추어진 욕을 할 수 있다. 특히 서민의 경우는 더 그렇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나서 일부 서민들은 술자리에서 대통령에 대하여 “쥐새끼 닮았다”, “쥐박이다.” “쥐새끼처럼 뺀질이다.” 이런 말을 자주 했다. 그래서 부모들의 이런 이야기를 무의식 중에 전해들은 아이들이 잠재의식 속에서 대통령에 대하여 쥐 모습을 연상했는지도 모른다. 오늘의 이야기는 매우 슬픈 이야기다. (2010. 11.2 아침, 취래원 농부)

* 본문 속의 사진은 인터넷 네이버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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