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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종강 변호사 칼럼

여러분의 변호사는 누구입니까!

by anarchopists 2020. 1. 1.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1/20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나는 너의 변호사(辯護士)이다.


  살다가 갑자기 당신에게 어떤 일이 생겼다. 갑자기 경찰서에서 소환요청을 당하였을 때, 당신의 아이가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였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일단 그런 일을 경험하거나 처리하는 사람을 안다면 우선 아는 사람에게 물어 볼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정보를 얻어서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당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찾는 사람이 사실은 당신의 변호사다. 서울의 서초동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 있는 변호사는 그저 헌법상의 테두리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일 뿐이다. 그런데 남의 일을 도와주다가 변호사법위반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도 많다. 그 사람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다 남을 도와주다가 일어난 것인데 왜 그러냐고 항변할 수 있다. 문제는 돈을 받아서 문제다. 돈을 받지 않고 그냥 도와주면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 그런데 서초동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변호사는 돈을 받고 남을 도와준다. 그래서 가끔 사람들이 '허가 낸 도둑놈'이라고 변호사들을 비아냥거리는 것이다. 변호사는 돈을 받고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의 역할을 하는 사람은 세상에 수없이 많다.
동네에서 다른 아이에게 얻어맞고 집에가 엄마에게 위로를 받을 때 엄마가 아이의 변호사다. 실연당하고 상심할 때 소주한잔 하면서 “잊어버려”라고 하면서 어깨를 두드려주는 친구가 변호사이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혼나고 힘없이 귀가하는 남편에게 생글거리고 말 걸어주는 아내가 변호사다. 당신이 주말에 등산 가는데 따라나서면서 재잘거리는 아이들이 변호사다. 이렇게 보면 변호사는 사실 별개 아니다. 마음먹는 순간 상대방의 변호사가 될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을 변호해줄 사람이 많아야 한다. 즉 자신의 변호사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세 사람은 있어야 한다. 자신을 변호해줄 변호사가 말이다. 친구도 좋다. 그냥 서초동 변호사도 좋다. 남자, 여자 구별할 필요 없고 나이, 학력, 집안형편도 관계없다. 어느 시인의 수필집에 나오듯이 저녁밥을 먹고서 심심해서 그냥 나오라고 해도 편하게 나올 수 있는 친구가 변호사다.

  당신이 세상에 숨이 탁 막힐 때 어디 가서 숨을 쉴까? 산에 갈까? 바다에 갈까? 물론 산이나 바다가 순간적으로는 숨을 쉬게 해 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사이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 존재다. 사람과의 관계가 막힐 때 사람은 목숨을 스스로 끊는다. 그때 자신의 변호사가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은 생명으로 살아간다. 요즘 사람들이 자살을 쉽게 한다. 왜 그럴까? 자신의 변호사가 없기 때문이다. 서초동의 변호사가 아닌 인생의 변호사가 없기에 중년의 직장인도,어린 중학생도 성적 비관, 가정형편 비관 등 여러 사유로 자살을 한다. 아예 자살 사이트를 통하여 공동으로 자살을 하기도 한다. 서로 서로가 상대방의 변호사인데 변호사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님, 부처님은 실상 인류의 변호사이다.
스승도 되지만 변호사가 주된 역할이다. 지금도 전세계 인류가 다들 위안을 받고 평안을 얻지 않는가! 그런데, 변호사가 되려면 덕목이 하나 있어야 한다. 양심이 펄떡거리고 진리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행위를 하여야 변호사지 그냥 위안만 준다고 변호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누구의 변호사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길이 아니다. 변호사의 시각은 그래서 전체적이고 종합적이고 실상 우주적인 것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일류 변호사가 되는 길이다.

일단, 그래서 변호사는 자신이 우선 바로 서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을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것이다. 봄이 오고 있다. 봄에는 상대방의 변호사가 되어보자(박종강 변호사, 2011/01/20).



박종강 변호사님은
사법고시 33회 출신이다. 법률사무소 “민중”에 소속되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론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한세병인권변호단,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기자, 한국소비자보호원 소송지원단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제도권의 로스쿨에 반대하여 빙송통신 로스쿨(민중로스쿨)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 함석헌학회 감사직을 맡고 있으며 새물결포럼, 함석헌평화포럼에도 관여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본문 내용의 사진은 ㄴ이버 인터넷에서 따온 것임, 그리고 내용과 관계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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