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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박종강 변호사 칼럼

민중운동을 다시 일으키자.

by anarchopists 2019. 12. 25.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4/05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민중운동이 다시 필요한 때다.

[함석헌의 이상]
민중의 마음이 바위라면 민중운동자의 마음은 빗방울이다. 도저히 대가 되지 않는 것 같지만 빗방울같이 작고 겸손한 혼으로 그 바위를 때리고 때리면 깨지고야 만다. 바위를 깨치는 것은 빗방울만이다. 쇠메로도 못하는 것도 빗방울은 한다. 빗방울은 깨는 것이 아니라 녹이는 것이다
(함석헌 저작집 2권 159페이지 중단)

민중운동하기 위하여 성인이 되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누구도 다 빗방울이지. 하지만 빗방울은 하나가 아니요, 그 무리가 무한이다. 그러므로, 성공한다. 어느 개인도 물의 한 분자만한 참이나 사랑이야 없지 않겠지. 그것을 바위를 향해 던져! 던지면 무한한 네 동지가 뒤에도 있고 또 있다. 비처럼!(함석헌 저작집 2권 159페이지 하단)

[오늘의 현실과 대안]
세상에 사람으로 살기가 어렵다. 참으로 어렵다.
가장 우선 경제적으로 안정된 수입을 획득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아이들 가르치기가 어렵다. 또한, 주택난으로 어디서 사느냐 하는 것도 어렵다. 이유는 한가지다. 다들 혼자만 잘 먹고 살려고 하기에 그런 것이다.

누가 같이 먹고 살자고 말하면 색안경을 끼고 본다. 최근의 "초과이익공유제“의 주장에 대하여 이 나라가 민감하게 반응한 연유는 무엇인가? 일을 하지도 않고 일의 과실만 달라는 것에 알레르기처럼 반응한다. 그런데, 다들 사람끼리 같이 일하고 같이 사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나라에 민중운동이 현재 더 필요한 것이다. 민중운동은 사실 같이 평화롭게 사는 운동이다. 1970년의 전태일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사람이오.”하는 운동이다. 이제 이 땅에도 적어도 세상을 녹이는 민중운동이 계속되어야한다. 어떤 민중운동이 세상을 녹일까?

이제, 빨간띠를 두르고 광장에서 모여 목소리를 외치는 운동은 한순간의 해머로 바위를 내리치는 정도이다. 주루룩주루룩 내리는 빗방울 같은 민중운동이라면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해도 상관없다. 실제 민중운동은 ‘같이살기운동’이어야 한다. 즉,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세금이 공정하게 집행되었는가를 철저히 확인하는 운동, 지방의 농산물이 제값을 받고 도시의 주민들에게 소비가 되는 운동, 서민들의 자녀들에게도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운동, 서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운동, 거대마트들로부터 소매점살리기운동, 종교시설 등의 회계공개를 추진하는 운동 등이 실제의 민중운동이다. 그 외에도 같이 살기 운동은 수없이 많은 형태가 있다.

그런데, 이 민중운동을 누가 해야 할 것인가? 민중이 하겠지만 우선 양심이 혼이 살아 숨 쉬는 사람이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빗방울같이 양심이 펄떡 펄떡한 사람들이 함께 일을 하여야 한다. 혼자 하지 말고 같이 하여야 한다. 요즘에 집단지성이야기가 그런 것 아니겠는가? 상호부조하면서 각자 살아가면서 세상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운동이 같이 살기의 기본이다. 민중운동은 하루에 벽돌하나씩 찍는 운동이지 바로 포크레인으로 터 파기부터 들어가고 바로 골조 올리는 그런 토건식의 운동이 아니다.

알고 보면, 예수, 석가도 처음부터 성인된 것 아니다. 이런 자연스러운 민중운동을 하다가 성인된 것 아닌가? 이제는 민중 모두가 예수, 석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혼자만 거대해지고 위대해지고 싶은 거대한 악들이 바로 잡히고 민중들이 함께 살 수 있다. 민중만이 사는 것이 아니라 민중의 터전인 생태적 환경까지 함께 사는 것이다.

즉, 민중운동은 처음부터 무엇을 목적하고 기획하고 그런 것이 아니다. 생명의 흐름을 바로 잡자는 것이지 어떤 목적(개인을 위한)을 위하여 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민중운동이 어떤 나 중심의 목적운동은 그 힘이 바로 약화되고 없어져 버린다. 그래서 민중운동이 영웅주의와 결합될 때 그때부터 내리막이다. 영웅주의는 사람을 실상 많이 죽인다.

실상 민중운동은 ‘생명의 함께’ 살기운동인 것이다. 즉, 주위의 각자의 생명을 소중하게 알고 집단적으로 달려든 악에게는 민중이 집단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다. 빗방울처럼 저녁내 내려서 이 땅을 적시자.(2011. 4..4, 박종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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