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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예관수 선생 칼럼

씨알들이여, '아일랜드'에서 탈출하자

by anarchopists 2019. 11. 28.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12/05 07:29]에 발행한 글입니다.


씨알들이여, 아일랜드를 탈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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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나라의 경제주권과 국민의 삶을 좌우할 한미 FTA협상안이 한나라당과 일부 정신 나간 야당 의원들의 날치기로 지난 달 22일 국회를 통과하였다. 그리고 엊그제 이명박 대통령이 협정안에 서명하였다. 이로써 한미FTA는 형식상의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이제 한미 FTA를 찬성하는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전 세계로 수출시장을 넓혀 막대한 경제적 영토를 넓혀 큰 이득을 취하게 되었다. 또 취업이 힘들었던 젊은이들에겐 세계를 향해 도전할 일자리가 엄청나게 열릴 것이며, 국민은 값싼 미국산 농축산물로 채워질 풍성한 고기상을 상시로 즐길 것이고, 나라는 미국경제를 수차례나 뒤흔들어 계층간 격차를 더욱 심화시킨 신자유주의라는 선진경제(?) 시스템을 받아들여 사회전반에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들불처럼 일어나 한마디로 경천지동(驚天地動할 신천지가 열려 우리에게 달려올 것이다.

때 맞추어 12월 1일 조·중·동 찌라시(散らす: 傳單紙; 廣告紙; leaflet)들의 종편(綜編: 종합편성채널)TV방송이 출범하였다.
안 그래도 편협 되고 조잡한 보도로 국민을 오도해 온 지라시들에게 달아준 방송이란 날개는 우중(愚衆)들의 눈과 귀를 더욱 즐겁게 할 것이니 벌써 그들만의 이해를 더욱 공공히 하려는 듯 왜곡과 오도는 도를 넘고 있다. 조선 찌라시의 <조선TV 방송>은 박근혜를 향해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Aura, 아름다운 밤 우리의 라디오의 줄임]" 라며 지X발광을 하니 애처롭기까지 하다. 이미 레임덕에 빠진 MB는 안중에 없고 미래 권력이 될지도 모를 ‘유신공주’(維新公主)를 향한 ‘박비어천가’(朴飛御天歌)질로 제 살길을 찾으려는 그들의 짓거리가 참으로 역겹다. 이 딴 짓을 하라고 대리투표, 이중투표로 국회법을 어겨가면서 엉터리 어거지(억지)로 미디어 악법을 날치기했단 말이었겠다.

수개월 전,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농협 전산망 마비를 북한의 소행이라 하여 우매한 우리들은 “북한의 IT 수준이 그렇게 발전되었는가” 라며 한편 놀라하면서도 “그런가?” 했었는데.., 이번 10. 26 재보선 때, 다운된 선관위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후보의 홈피가 최구식(崔球植)이라는 여당 국회의원의 20대 보좌관이 “단독으로” 벌인 해킹이었다니.. 참으로 더욱 놀랍다! 북한의 IT집단이 힘들여 벌였을 일을 달랑 20대의 보좌관 한명으로 국가기관의 홈피를 다운시키는 저 능력.. 그 의원님 이름은 최(崔) '구식(舊式)'이나 최(最)'신식(新式)'이다! 아마 그들은 불타는 애국심과 정의감으로 “철없는 젊은이들이 좌빨후보에게 던질 투표행위를 저지”하려 벌인 그들 식의 애국적인 행동이었을 것이니 잠시라도 애해한 북쪽을 의심했더라도 다시 한 번 통 크게 그들을 이해하자. 그로 인해 그들이 벌인 세풍, 총풍, 차떼기의 기억이 되살아나게 해주었으니..

그들 1% 부류는 뇌물과 ‘성상납’(性上納)은 기본, 그렌져와 벤츠를 받고 명품 핸드백 구입대금을 받아도 공사구별이 너무도 철저하여 직무와는 무관하니 아무 죄가 안 된단다. 대통령은 퇴임 후 갈 사저를 아들의 이름을 빌린 명의신탁과 국고전용 같은 갖은 꼼수로 구입해도 조·중·동 지라시들은 벙어리 행세다. 이른바 대한민국 1%라는 저들이 벌이는 후안무치한 짓거리를 보고 있노라면 수년전에 보았던 영화 아일랜드가 생각난다.

수백 명의 선택된(?) 사람들은 종말을 맞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마지막 생존자들이라 믿고 있으며 그들은 매일 기상과 동시에 신체 점검을 받고 음식은 물론 생각과 행동까지 철저한 관리와 통제를 받고 살아가며 이제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낙원이라는 아일랜드로 뽑혀 가는 날이 최고이자 마지막 희망이라 알고 그날을 학수고대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주인공은 철저히 통제된 그곳의 생활에 점차 회의를 품게 되며 결국 자신들을 복제시킨 스폰스에게 건강한 장기를 제공하기 위한 복제인간으로 자신들이 사육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또 그들이 그토록 꿈에도 바라던 아일랜드행이 곧 장기축출을 위해 살육장으로 끌려가는 것임과 그곳에서 산모가 장기축출 당하고 죽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마침내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다.

복제인간으로 태어나 통제된 환경에서 온갖 정보를 차단당하고 세뇌되어 살았더라도 결국 인간은 사유하는 동물인 한 반드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 온전한 인격체로 재탄생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흥미를 끈 영화였다.

오늘날 이 땅에도 입만 열면 겉으로는 국리민복을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그들의 뱃속을 채워 넘쳐나는 부와 권세를 자자손손 이어가려는 1%들이 벌이는 허황한 아일랜드의 환상에 속아 살아온 탓에 99%인 서민들 삶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그나마 근자에 보수적이라는 사법부 안에서 일부 판사들 중심으로 한미FTA가 사법주권을 심각히 침해할 수 있다는 참 목소리를 내고 있어 다소 위안이자 희망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화의 주인공이 주어진 현실의 삶을 회의를 통해 성찰하여 정체성을 찾아 새로운 삶을 찾아내듯 서민이 행복해질 미래는 저들 손에 의해 절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이 점을 씨알들이 간파하여 역사를 통찰하고 이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사명을 제대로 인식하여 힘을 모아 연대한다면 반드시 이 땅을 사람다운 이들이 더불어 살아갈 신천지로 새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리라. (2011. 12.4, 만당)

예관수 선생님은
예관수님은, 행정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부산에서 개인사업(토,건자재 판매업)을 한다. 현재 그의 삶은 주중에는 도시일을, 주말에는 거창으로 내려가 매실 등 농사를 짓고 있다.(주말 귀농 4년차, 5都2農 생활) 이후, 농사에 이력이 붙는 대로 완전 귀농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필자이다. /함석헌평화포럼

* 보문 내용 중 사진 위는 한겨레에서 아래는 매일경제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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