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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예관수 선생 칼럼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일 뿐이다

by anarchopists 2019. 11. 26.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2/01/16 06:57]에 발행한 글입니다.


걸레를 빤다고 행주가 되랴

요즘 한나라당이 하는 일을 보면 참으로 딱하다. 정당이란 게 무엇인가? 같은 생각과 이해를 가진 이들이 모여 정권을 잡아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 아니었던가?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들은 소위 기득권층이라는 수구골통 집단의 이익을 제대로 잘 반영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정권 들어서 소수의 재벌을 위해 각종 규제책을 폐지 내지 대폭 완화했고 자신들이기도 한 부동산 부자들을 위해 종부세를 무력화시켰다. 또한 토건족들을 위해 4대강 사업을 강행했으며 조중동 찌라시에게 종편채널을 허가하여 자신들의 영구집권을 위해 앵무새 언론 장치까지 마련하지 않았던가. 그러고도 이제 와서 쇄신이니 제2 창당이니 하며 벌이는 짓은 정치적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자기모순이거나 자가당착, 자기부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알고 보면 권력이란 늘 허망한 것이다. 특히 국민의 소리에 귀닫은 5년 짜리의 유한하고 오만한 권력은 이미 레임덕에 빠졌고 권력 맛에 길든 하이에나 근성을 가진 자들은 '미래권력'에로 줄대기에 나섰다. 그동안 벌인 숱한 무리수로 당의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그 당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국민의 눈을 속이기 위해 쇄신 운운하며 '비대위'란 옥상옥을 만들고 전가의 보도인 독재자의 딸 박근혜를 수장으로 앉혀 권력을 연장하려 다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지난 시절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벌인 차떼기와 총풍사건 등을 진정으로 반성했다면 또 다시 국가기관인 선관위의 홈피를 디도스 공격하여 다운시키고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서 돈봉투를 뿌리는 일들이 왜 반복될까?

그 당시의 관련자들이 권력층에 묵은 떼처럼 달라붙어 그대로 있는데 그들이 제대로 쇄신할 수 없음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단지 선거를 앞두고 재선의 위기를 맞아 재창당 수준의 쇄신이 어쩌고 하며 다시 살아남기 위해 변화하려고 몸부림치는 듯 한 생쇼를 벌이고 있을 뿐이다. (한나라당의 의원들은) 집권기간 동안 내내 권력 핵심이 벌이는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기 위한 당내 투쟁은 고사하고 그 단맛만 잘도 빨아 먹은 자들이다. 그러다가 이제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의 인기가 다소 떨어진다고 얍삽한 눈속임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자신들의 권력모태인 수구골통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랑스런 정당임을 제대로 망각하거나 배반하는 일이다.

게다가 그들이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처럼 등판시키는 박근혜가 누구인가? 학생과 시민의 힘으로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린 4.19혁명 후 들어선 민주정부를 군사 쿠데타로 짓밟아 헌법을 유린한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 아닌가?

박정희는 18년의 철권통치 동안 수많은 민주인사를 탄압하고 죽였으며 35년 동안 우리를 압제한 일제와 무원칙하게 수교하여 대일청구권을 포기했고 경제개발이란 미명으로 소수 독점 재벌들을 키워 지금의 경제적 불균형의 단초를 마련한 자이기도 하다. 물론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자신과는 직접 상관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74년 육영수가 피살당한 후 사실상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수행해온 점을 감안한다면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만도 없다.

더구나 한 때 한나라당의 대표까지 지냈으며도 자신의 아비가 벌인 헌정 유린과 민주주의 탄압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나 해명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독재자의 딸로 '유신공주'란 별로 달갑지 않은 이미지 외에 박근혜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국민의 삶을 질을 높이기 위해 한 일이 제대로 있기나 한가?

이참에 진정으로 한나라당이 반성하고 국민의 곁으로 다가서려면 그들이 벌인 소수의 부자와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벌어진 계층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서민을 위한 복지와 분배정책을 제대로 세우고 남북간 긴장과 대결을 조장해온 정책은 물론 날치기로 통과시켜 통상주권을 포기한 한미 FTA 법안, 어린 학생들을 죽음의 길로 내모는 경쟁위주의 교육정책 등을 즉각 폐기해야 하며 환경 파괴의 대명사인 4대강 사업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없이 말로만 쇄신 운운하는 정치쇼에 놀아나거나 그들의 정강정책에 '보수'란 글자를 넣니 마니하며 벌이는 말장난에 현혹된다면 또 다시 국민을 기만하여 눈앞에 닥친 순간의 위기만을 넘기려는 저들의 꼼수에 속을 수 있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선거 때마다 저들이 저렇게 비슷한 꼼수를 부리는 데는 유권자인 국민들도 책임추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저들 한나라당은 그 뿌리가 친일세력이고, 헌정을 유린한 독재세력이며, 부정한 방법으로 부와 권력을 소유한 소수의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정당에 두었다. 그럼에도 그들과 대척점에 살고 있는 우리 서민들은 고질적인 지역주의·학연·혈연에 빠져 행동하였다. 그리고 이미 무덤 속에서도 썩어 유골이 되었을 왜곡된 이념의 포로가 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저들에게 ‘묻지마’식 지지를 보내주지 않았던가. 반성해볼 일이다.

이제 우리 서민들도 오늘날 나라를 이렇게 만든 잘못을 성찰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 무서운 줄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올해 20년만에 돌아오는 양대 선거에서는 '그 나라의 정치인 수준이 곧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라는 따가운 지적을 절대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일 뿐이다. 당장 눈앞에 행주로 쓸 물건이 안 보인다고 해서 걸레를 빨아 행주로 쓸 수는 없지 않은가?!(2012.01.16. 예관수)

예관수 선생님은
예관수님은, 행정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부산에서 개인사업(토,건자재 판매업)을 한다. 현재 그의 삶은 주중에는 도시일을, 주말에는 거창으로 내려가 매실 등 농사를 짓고 있다.(주말 귀농 4년차, 5都2農 생활) 이후, 농사에 이력이 붙는 대로 완전 귀농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필자이다. /함석헌평화포럼
* 본문 내용 중 사진(위)는  미니 투데이에서 따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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