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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평화연구소/김상태 박사 칼럼

신보다 자연을 더 두려워 하라

by anarchopists 2019. 12. 24.
* 함석헌평화포럼 블로그에서 [2011/04/26 06:30]에 발행한 글입니다.


자연을 두려워 하라 1

최근의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를 보면서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이러한 지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한다. 일본 같지는 않지만 이미 조선시대에도 지진이 있었다는 사실은 <조선왕조실록>에 매번 기록되어 왔다. 조선시대 이전의 기록인 <삼국사기>에도 자연현상의 변화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다. 우리 선조들의 기록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생태계의 변화는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에 대한 대처가 너무 안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성과 과학이라는 단어를 마치 이러한 자연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우선 이성과 과학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사전적 의미로 이성이라는 단어는 ‘개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감각적 능력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시켜 주는 인간의 본질적 특성. 진위(眞僞), 선악(善惡)을 식별하여 바르게 판단하는 능력. 절대자를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과학은 ‘보편적인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 넓은 뜻으로는 학(學)을 이르고, 좁은 뜻으로는 자연 과학을 이른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의 두 단어를 우리는 굉장한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상대방과 논쟁을 벌이거나, 제압하는 가장 유효한 무기가 이 두 단어가 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왜 그렇게 이성적이지 못한가?’, ‘과학적으로 판단하라’ 등의 이성과 과학이 등장하면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 우리는 마치 이렇게 사고하고 행동하지 못하면 무지하게 몽매하고 감정적이며 불합리한 인간 취급을 받는다. 사실 불합리한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렇게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현재의 자연 앞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렇다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이를 극복하는 인간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짓밟고 올라서는 것과는 분명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인간의 역사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혁명이 3가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불의 혁명이고, 두 번째는 농업혁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업혁명을 이야기 한다. 불의 사용으로 인간의 삶은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 불의 재료를 얻기 위해 무진장한 나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에너지원으로서의 나무는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인간의 욕망을 채워주지 못했고, 인간은 그 대체 에너지를 석탄에서 찾게 되었다. 그러나 이 석탄도 현재에는 그 매장량의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 실정이다. 석탄의 사용은 곧 바로 산업혁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또한 석탄의 자리는 석유가 대신하였고, 또다시 핵에너지가 이를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과학자는 인류의 전 역사시기에 사용한 에너지의 양은 현재 인류가 최근 100년 이내에 사용한 에너지의 10%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뒤집어 이야기 하면 최근 100년 동안 우리는 지구상에서 얻어낸 에너지를 90% 이상 고갈 시켰다는 이야기이다. 인류의 역사가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 왔는지를 생각하면 불의 사용 이후 100년 이내의 현대인들의 에너지 사용량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에너지 없이는 하루를 살아가는데도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할 정도이다. 그런 대표적인 최근 사례를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쓰나미와 대지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성과 과학의 힘으로 무장한 우리는 자연의 위험을 극복하겠다고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인간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사용한 핵에너지가 자연재해에 덧붙여 인간이 자초한 재해까지 파생시켰다. 실제로 현재적인 모습에서 보면 자연재해보다 핵에너지로 인한 재해의 피해가 크고, 기간도 오래갈 것으로 생각된다. 핵에너지에서 기본 원료인 우라늄의 위험보다는 이것이 분열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에서 존재하지 않는 에너지가 등장함으로써 그로 인한 폐해를 고스란히 우리가 감수해야 한다. 물론 자연도 이로 인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폐허가 되어 버렸다. (2011. 4.25, 김상태, 내일 계속)

김상태 선생님은
김상태 선생님은 인문학(역사: 한국근대사)을 전공하였다. 현재 사단법인 <인천사연구소> 소장 겸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외 기호일보 객원논설위원과 함석헌학회 학술위원을 겸하고 있다. 현재 인하대에 출강하고 있다. /함석헌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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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오는 4월 30일(토) 오후 2시 연세대(신촌) 용재관 304호에서 함석헌학회 춘계 학술발표회가 있습니다.

주제는  "함석헌의 이상과 한국사회의 현실"입니다. 발표자는 한준상(연세대)교수와 김영태(전남대) 교수입니다.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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